[기자 노빈손의 달려라 달려! 취재 25시]는 현직 신문기자가 소설 형식으로 쓴 청소년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 책입니다. 현직 기자가 썼기 때문에 기자의 삶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 풍경을 엿보기에 충분합니다. 김영란 법에 관한 이야기나, 일단 자극적인 글부터 지르고 보자는 관행주의에 대한 고발도 담겨 있습니다. 기자들이 살아가는 언론사 내부에서 일어날 법한 부조리와 부패도 해학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정직한 기자. 말 그대로 기자다운 기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등장 인물 이름부터 남다른 '고생만 기자'입니다. 그는 기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름처럼 지지리 고생만 하는 기자이기도 합니다. 얼떨결에 인턴 기자로 발탁된 주인공 노빈손은 선배 고생만과 함께 취재하면서 기자다운 기자의 면모를 갖추어 갑니다. 동시에 노빈손은 자신의 승진만 생각하고, 김영란 법을 우습게 여기며, 뇌물을 받아 먹고, 날조된 기사를 쓰는 나승진 부장을 만나면서 기자로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깨우쳐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기사가 어떻게 탄생하고,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뉴스를 올리기 위해 기자들이 치열하게 시간과의 싸움을 한다는 것, 동시에 정확한 뉴스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고심하고 씨름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 기자들이 받을 수밖에 없는 유혹이 얼마나 짜릿하고 큰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욕하고 손가락질하기는 쉬워도 실제 살아내기는 어려운 것처럼, 기자의 세상을 엿보면서 모조리 싸잡아 '기레기'라고 비난하거나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