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노빈손의 달려라 달려! 취재 25시 노빈손이 알려 주는 전문가의 세계 4
박형민 지음, 이우일 그림 / 뜨인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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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수십 건의 뉴스를 보고 듣고 읽습니다. 예전엔 종이 신문을 지금은 온라인 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합니다. 뉴스의 범위도 대단히 넓습니다. 사회, 정치, 연예, 스포츠, 경제 등 한 장르 안에서만도 대단히 넓은 분야의 뉴스가 존재합니다. 어쩌다 보니 나는 뉴스를 잘 보지 않습니다. 온라인 뉴스로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하는 것이 고작인데, 그마저도 잘 보지 않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가끔 스포츠(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축구) 뉴스만 봅니다. 주변 사람에게서 지금 이슈가 되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뉴스가 있으면 가끔 검색해서 봅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마다 정치적 입장과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뉴스를 보면 여기서도 보고 저기서도 봅니다. 그래야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시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자의 진정성 있는 조사와 글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지금은 기자들을 낮잡아 '기레기'라고 부릅니다. 정확한 어원은 모릅니다. 언듯 보기엔 기자와 쓰레기를 합쳐놓은 단어처럼 보입니다. 쓰레기 같은 글을 쓰는 기자,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지만 정작 내용은 부실한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낮잡아 기레기라고 부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자 노빈손의 달려라 달려! 취재 25시]는 현직 신문기자가 소설 형식으로 쓴 청소년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 책입니다. 현직 기자가 썼기 때문에 기자의 삶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 풍경을 엿보기에 충분합니다. 김영란 법에 관한 이야기나, 일단 자극적인 글부터 지르고 보자는 관행주의에 대한 고발도 담겨 있습니다. 기자들이 살아가는 언론사 내부에서 일어날 법한 부조리와 부패도 해학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정직한 기자. 말 그대로 기자다운 기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등장 인물 이름부터 남다른 '고생만 기자'입니다. 그는 기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름처럼 지지리 고생만 하는 기자이기도 합니다. 얼떨결에 인턴 기자로 발탁된 주인공 노빈손은 선배 고생만과 함께 취재하면서 기자다운 기자의 면모를 갖추어 갑니다. 동시에 노빈손은 자신의 승진만 생각하고, 김영란 법을 우습게 여기며, 뇌물을 받아 먹고, 날조된 기사를 쓰는 나승진 부장을 만나면서 기자로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깨우쳐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기사가 어떻게 탄생하고,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뉴스를 올리기 위해 기자들이 치열하게 시간과의 싸움을 한다는 것, 동시에 정확한 뉴스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고심하고 씨름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 기자들이 받을 수밖에 없는 유혹이 얼마나 짜릿하고 큰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욕하고 손가락질하기는 쉬워도 실제 살아내기는 어려운 것처럼, 기자의 세상을 엿보면서 모조리 싸잡아 '기레기'라고 비난하거나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턴 기자 노빈손과 그의 사수 고생만 기자를 보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기자, 밤낮 가리지 않고 취재현장으로 달려가는 기자, 쪽잠을 자며 정확한 팩트를 바탕으로 뉴스를 작성하는 기자,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정과 부패를 파헤치는 기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소설 형식의 글이지만 현직 기자의 체험과 경험이 녹아 들어 있는 글을 읽으면서 정확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고하시는 기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뉴스 한 줄 한 줄을 정성껏 읽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정직과 성실, 올바른 태도와 사명의식을 가진 기자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오보'로 나라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밝힙니다. 한반도에 큰 갈등을 불러왔을 뿐 아니라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오보 때문이라는 것도 담담하게 밝히고 있습니다(나는 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오보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보에 관한 글을 읽으며 오래 전 한반도를 강타한 "쓰레기 만두" 오보가 떠올랐습니다. 만두소를 만들기 위해 깨끗한 물에 만두소를 넣고 독소나 나쁜 내용물을 빼내는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 자극적인 기사로 "쓰레기 만두" 사건을 빚어낸 기사입니다. 사진만 보면 저렇게나 더러운 마치 쓰레기같은 만두소를 국민이 먹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오보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자살로 생을 마감하신 분까지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상당한 경제 피해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이 뉴스가 오보였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정정기사는 제대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정정기사가 나간 후에는 이미 물은 엎질러져 상당한 피해가 일어난 후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기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오보가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끝자락에서 기자의 소명이 무엇인지, 기자가 바라는 세상은 무엇인지, 그들이 왜 험난한 기자의 길을 택했는지 보여주는 문구가 있습니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자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해요.

앞으로도 좋은 기사 많이 부탁합니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입니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좋은 정보를 찾고 만나는 것이 행운이 된 것 같은 세상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상에 떠도는 "카더라" 통신으로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없습니다.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더더욱 좋은 기사가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 한 사람 때문에 세상이 변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수많은 기자 여러분 소명의식을 붙들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레기"라는 단어가 사멸할 수 있도록 더 애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연예나 스포츠 기사도 진심과 사실을 담아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종사자들에겐 삶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 ,사회, 경제, 교육, 국제, 환경 문제라면 더더욱 신중의 신중을 기울여 주시길 부탁합니다. 인터넷 댓글부대나 여론몰이 같은 말이 사라질 수 있도록 기자 여러분이 힘써 주십시오.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국민을 우습게 여기거나, 우롱하는 태도와 마음을 가진 정치인이나 경제인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도록 만들어 주세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소년 소설을 읽으며 기자의 세상을 엿보았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자라는 다음 세대에게 우리의 자녀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오늘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준 좋은 책이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노빈손 시리즈입니다.


노빈손의 세계도시탐험

노빈손의 세계도시탐험
저자:이우일, 이우성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06.05.30.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
저자: 서민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15.06.01.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
저자: 곽경훈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20.01.28.

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

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
저자: 박경수
출판: 뜨인돌
발매: 200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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