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나의 어린시절 고향 바다는 잘피(해초)가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잘피가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오염이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통영환경연합회의 수고와 헌신, 정부의 지원으로 지금 나의 고향 통영 앞바다(선촌마을을 포함한 그 일대)에 잘피가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다 생태계가 회복되는 중입니다.
나의 고향이야기는 지엽적인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 일이 말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구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환경을 훼손 책임이 인류에게 있을 뿐 아니라 환경을 회복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나의 고향의 이야기이지만 지구환경과 연결시켜 이해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라고 나는 해석합니다. 그럼에도 과대해석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인류와 환경에 대한 균형잡힌 시선이 필요함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보다 나은 인류의 미래에 시선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처음에 언급한 대로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읽으면서 가스라이팅, 그것도 집단, 국가, 세계적 가스라이팅이 떠올랐습니다. 책을 읽으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 아니라 바른 생각과 사고의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언론, 매스컴, 책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환경문제를 해석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요. 결국 각종 대중매체, 언론, 매스컴, 논문, 책자를 통해 정보를 입수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편협한 시선,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안목을 피하기 위해, 균형 있는 시선을 확보하기 위해 더 진정성 있게 환경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이야기만 들을 것이 아니라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조사하고 들어보아야겠습니다.
인류가 야생동물보다 덜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도 던져볼 필요가 있으며, 그럼에도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책임의식도 가져야겠지요. 짐승만도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인류에게로 시선을 돌림과 동시에 지구온난화 문제에서도 관심을 끄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화성으로 이주할 생각도 좋지만,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땅과 그 땅 위를 살아가는 이웃에게 더 큰 관심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각 나라의 지도자들이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며 살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다른 나라 사람에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수 있기를, 움켜쥘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며 살아가기를, 인간다움을 흘려보내는 세상을 상상하면 좋겠습니다. 그때에 비로소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인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땅에 대한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나라의 지도자가 먼저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환경주의자(종말론적 환경주의자의 이야기는 걸러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성장지향주의를 표방하는 사람의 말도 걸러 들어어야 합니다. 어느 경우든 극단으로 흐르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의 주장과 글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균형잡힌 시선에서 인류와 지구환경을 동시에 생각하는 시민, 균형이라는 그 어려운 길을 잘 걸어내는 시민으로 성숙해가길 기대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