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지구의 주인일까? 아니면 손님일까? 환경 문제를 접하면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종종 던지는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대답은 인류는 주인이자 손님입니다. 지금 인류의 수자 지구에 끼치는 영향을 볼 때 얼마든지 주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인류를 손님이라 보는 이유는 인류가 등장한 지가 그리 오래지 않았다는 점, 인류가 상당히 번성했지만 생명체의 일부에 지나치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했습니다.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라면 지구를 제대로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집주인이 집을 쓰레기장으로 만들거나, 엉망진창으로 관리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집에 유독 민감합니다. 자기집 갖는 것이 평생의 꿈인 분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바라고 바란 집을 장만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후에 집을 오물더미로 채우거나, 환기 한 번 하지 않거나,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예쁘고 아름답게 관리할 겁니다. 마음을 쏟아 관리할 겁니다. 자주 환기시켜서 신선한 공기로 내부를 채울 겁니다. 그것이 부족하다면 공기청정기라도 사서 공기를 깨끗하게 할 겁니다. 좋은 제품으로 실내를 디자인하고 머물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 또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갈 겁니다. 당연한 이치입니다.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라면 지구를 그런 곳으로 가꾸어야 마땅합니다. 오물처리장이나, 쓰레기장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됩니다. 아무렇게나 사용하다가 폐기처분할 것처럼 사용해서도 안 됩니다.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자기 집을, 자기가 거주하는 곳을 그 따위로 만들지 않습니다. 인류는 지구의 주인답게 살아야 합니다. 지구를 아끼고 돌보아야 합니다. 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가꾸어 가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인류가 지구의 손님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주인이 잠깐 빌려준 곳이라면 더 소중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내 집이 아니라고 함부로 쓰면 곤란합니다. 나중 주인에게 엄청난 추궁을 당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상당한 손해 배상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주인이 너그러워도 자기 집을 엉망진창으로, 쓰레기 더미로 만드는 손님에게 호의를 베풀 수는 없습니다. 주인이 아니라면 더불어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들에게도 넉넉해야 합니다.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함께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