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속 성 심리 - 에덴에서 예수 시대까지
조누가 지음 / 샘솟는기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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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Sex)은 어렵습니다. 터놓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유교 배경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성은 더 어려운 주제로 돌변합니다. 질펀하고도 저속한 이야기에서나 나올 법한 주제처럼 보입니다.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함부로 꺼내거나 쉽게 말하지 말아야 할 주제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은 성적인 존재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며,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조심스러워 보입니다.


한때 구성애의 아우성이 우리나라를 강타한 적이 있습니다. '아우성'이란 '아름다운 우리의 성'이라는 말의 약자입니다. 구성애는 성에 대해 숨김없고 가감 없는 언어로 많은 이의 마음과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후로도 많은 성교육 강사가 배출되었습니다. 자라는 십대 자녀에게 건강하고 바른 성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서구문화의 유입으로 성은 날개를 단 것처럼 보입니다. 자유를 넘어 방종으로 치닫는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면서 누군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섹스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기독교에서 성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터부시되어 왔습니다. 성은 숨겨야 할 어떤 것처럼 간주되었습니다. 죄라고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성적인 죄입니다(이건 순전히 저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내가 자란 교회와 교단 안에서는 성에 관한 이야기는 결단코 들을 수 없었습니다. 성에 대해서는 또래 집단으로부터 듣고 배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왜곡되고 잘못된 성개념을 가지기에 적합한 환경이라 해도 지나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건강하고 바른 성개념을 가진 사람이 있으니, 나로서는 그들이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다 싶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기독교 안에서 성은 조심스럽습니다. 누구나 다 경험하고, 누구나 다 관심이 있고, 누구나 다 더 알고 싶지만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성서 속 성을 자세히 말해주는 책 [성서 속 성 심리]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습니다. 성경은 성에 대해 무엇이라 말하는지, 성서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성생활은 어땠을지, 예수는 성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졌을지 조목조목 알려주니 반갑다는 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창세기로부터 시작해서 예수에 이르기까지 저자 조누가는 성서 속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갑니다. 창세기 1장부터 성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저자는 성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선물임을 강조합니다. 물론 사람이 타락한 이후 성은 심각한 왜곡과 타락의 직격탄을 얻어맞습니다. 이후 등장하는 성서 속 성 사건을 차분하게 짚어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성경에 이렇게나 많은 성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성서 속 인물을 비난하거나 싸잡아 매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아름답게 묘사하지도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성서가 들려주는 그대로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오늘 우리에게 적실한 언어로 설명합니다.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성 풍속, 성문화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이 일하시고 계심을 보여줍니다. 성서 속 인물들의 난잡한 성생활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그 진흙탕 속에서도 성실하게 일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게 도와줍니다.


성 문제만큼 까다롭고 복잡하고 자칫 잘못하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기 쉬운 것이 또 있을까요? [성서 속 성 심리는] 더없이 까다로워 보이는 이 문제를 훌륭하게 해결해 나갑니다. 절묘한 균형을 잡고 성에 대해 직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성을 주신 이유와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균형감각을 회복시켜줄 뿐 아니라 새로운 시선에서 성을 바라보게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섹스 공화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성 스캔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습니다. 목회자의 성 문제, 신부의 성문제도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닙니다. 성에 대한 바른 가르침, 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성에 대한 올바른 시선이 회복되어야 할 시급하고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성서 속 성 심리]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선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역자나 지도자의 지도 아래 교회 청소년과 청년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성에 관한 모든 것을 열거하거나 상세히 묘사하기 때문이 아니라 성에 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때문입니다. 성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풍성하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성이 이렇게나 혼란스러워진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하나님이 의도하신 성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참 고마운 책입니다.






성경 속의 성

성경 속의 성
저자: 민희식
출판: 블루리본
발매: 2012.02.15.

십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십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저자: 이진아
출판: 두란노서원
발매: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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