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죽음을 배우다
리디아 더그데일 지음, 김한슬기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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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습니다. 모든 사람은 죽습니다. 죽음이 달가울리야 없겠지만 모든 사람이 죽는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를 뿐 모든 사람은 죽습니다. 보기에 따라 모든 사람이 죽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죽는다고 해서 모든 죽음이 같은 무게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의 죽음은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슬픔의 눈물을 삼키게 합니다. 두고두고 그(그녀) 기억합니다. 좋은 죽음이라 하겠습니다. 반대의 죽음도 있습니다. 잘 죽었다. 속이 시원하다 말하는 죽음도 있습니다. 반어법으로 그 역시 좋은 죽음일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죽음을 맞이한다는 변하지 않는 아니 변할 수 없는 진리 앞에서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잘 죽기 위해 잘 사는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라는 질문입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의 저자 리디아 더그데일은 의사로서 그녀가 목격한 수많은 죽음 앞에서 이 질문을 던집니다. 수많은 경험(임상)과 죽음에 대한 숙고와 연구로 그 대답을 찾아갑니다.






원제는 [The Lost Art of Dying]입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죽음의 기술을 잃어버리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책 제목 그대로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이 죽음의 기술을 잃어버렸다는 데 착안한 책이며, 어떻게 죽음의 기술을 회복할 것인가, 어떻게 죽음의 기술을 회복하고 잘 죽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고민하는 책입니다. 내가 읽어낸 저자의 의도를 풀이하자면 잘 죽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고민 대답을 엮어낸 책입니다.


1장에서는 아르스 모리엔디(죽음의 기술)를 다룬 소책자 이야기를 통해 죽음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고대 사회에서 아르스 모리엔디는 많이 읽혔던 책입니다. 이 책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강조합니다.


2장에서 저자는 인간의 유한성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이 유한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르스 모리엔디(죽음의 기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야 하고, 죽음의 기술을 배워가야 함을 더 강조합니다.


3장은 죽음과 공동체의 관계를 심도 있게 다룹니다. 공동체에 소속된 삶과 죽음이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삶과 죽음에 비해 훨씬 아름답고 주목할만하며 안정감이 있다는 사실을 사례를 통해 증명합니다. 개인화 되고 파편화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 할 챕터라 생각합니다.


4장은 어디에서 죽을 것인가?에 관한 고찰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대다수 사람이 병원에서 죽습니다. 아픈 사람이라면 중환자실에서, 고령과 노환에 시달리는 분이라면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칩니다. 이런 죽음의 풍경이 그리 오래된 역사는 아닙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다다수 사람이 아플 때 병원에 가셨습니다.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할 것이 없고 죽음을 맞이할 땐 병원생활을 정리하고 집으로 오셨습니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요즘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저자는 어느 쪽이든 좋은 죽음, 외롭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합니다. 공동체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대두되는 지점이라 하겠습니다.


5장은 죽음이 가져다주는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은 두렵습니다. 죽음 이후는 미지의 세상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양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학계의 대모라 할 수 있는 수전 손택이 죽음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죽음과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람이 죽음을 똑같은 방식과 크기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6장은 죽음을 향해 치달으면서 일어나는 육체의 부패와 죽음 이후에 일어나는 육체의 부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육체가 스러져 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질병이 얼마나 인간을 짓이겨 놓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장입니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동안에 언젠가 경험하게 될지 모르는 고통에 대비하는 것이 지혜롭다 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약하고 병든 이들과 동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7장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글입니다. 죽음과 종교는 많은 부분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실제 죽음은 삶의 의미를 찾게 만들기도 합니다. 미국에는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sprititual but not religious - SBNR) 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따르는 사람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SBNR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종교 공동체로 돌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요점은 분명합니다. 죽음 이후에 대한 관심입니다. 종교적이거나 종교적이지 않거나 상관없이 사람은 영적이며, 영적인 사람은 본능적으로 죽음 이후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 장에서 저자는 예수의 이야기와 유대교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8장은 사랑하는 사람을 잘 보내는 법으로서 의례의 중요성을 부각시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아픕니다. 상실의 아픔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잘 떠나보내기 위해 삶과 죽음을 의례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충분한 애도, 격식 있는 애도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더 잘 떠나보낼 수 있고, 결국엔 나에게 주어진 삶도 더 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9장(이 책에서도 마지막 장이 주인공입니다)에서는 잘 죽기 위해 잘 사는 방법을 실용적이면서도 간결하게 정리합니다. 마지막 장은 책 전체의 결론과도 같고 책 전체의 흐름을 아우르기도 합니다. 아르스 모리엔디(죽음의 기술)를 통해 죽음을 예상하고 준비하자는 것과 잘 죽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유한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 고립된 상태에서는 결코 좋은 죽음을 맞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고독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죽음일 수 없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길을 끝까지 함께할 공동체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역설합니다.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저자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될 터이니 아르스 모리엔디가 가르치듯 흔히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받는 5가지 유혹을 이길 5가지 미덕에 집중하자고 말합니다. 아르스 모리엔디에서 발견한 저자가 강조하는 5가지 미덕은 "인내, 희망, 겸손, 믿음, 초월"이라는 덕목입니다. 이 5가지 미덕이 풍성한 삶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죽음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9장 끝자락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을 초월하는 습관은 인간의 유한함을 인정하는 태도와

겸손의 습관은 공동체 구성원을 수용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유한함을 깨닫고 공동체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죽음의 기술에서 빠뜨려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이다. 희망과 믿음은 죽음을 향한 두려움을 완화하고, 가장 심오한 실존적 불안에 답을 제시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인내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죽음을 약속한다. 그러나 우리는 당장 오늘부터 위에서 이야기한 5가지 미덕을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성품들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매일 삶에서 연습하며 함양해 나가야 한다.

잘 살아낸 오늘이 모여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을 만든다.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248P


[메멘토 모리] '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말처럼 우리는 죽는다. 죽음을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연습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의 스승 중 한 분은 "죽음을 기억하면 삶이 단순해진다"라는 격언을 들려주었습니다. 좋은 죽음을 위해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 살아가기 위해, 좋은 죽음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인내, 희망, 겸손, 믿음, 초월이라는 5가지 미덕을 날마다 연습해야겠습니다(이것은 나의 종교적 신념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나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테고요. 어쩌면 제 2, 제 3의 코로나가 우리를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행하지만 거시적인 안목에서 본다면 죽음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좋은 죽음, 아름다운 죽음, 눈부신 죽음을 위해 오늘을 잘 살아야겠습니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원하시는 분들, 한번 뿐인 인생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같이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세 책 모두 죽음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숨결이 바람 될 때
저자: 폴 칼라니티
출판: 흐름출판
발매: 2016.08.22.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저자: 샐리 티스데일
출판: 비잉(Being)
발매: 2019.06.19.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저자: 위지안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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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노빈손의 달려라 달려! 취재 25시 노빈손이 알려 주는 전문가의 세계 4
박형민 지음, 이우일 그림 / 뜨인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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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수십 건의 뉴스를 보고 듣고 읽습니다. 예전엔 종이 신문을 지금은 온라인 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합니다. 뉴스의 범위도 대단히 넓습니다. 사회, 정치, 연예, 스포츠, 경제 등 한 장르 안에서만도 대단히 넓은 분야의 뉴스가 존재합니다. 어쩌다 보니 나는 뉴스를 잘 보지 않습니다. 온라인 뉴스로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하는 것이 고작인데, 그마저도 잘 보지 않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가끔 스포츠(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축구) 뉴스만 봅니다. 주변 사람에게서 지금 이슈가 되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뉴스가 있으면 가끔 검색해서 봅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마다 정치적 입장과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뉴스를 보면 여기서도 보고 저기서도 봅니다. 그래야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시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자의 진정성 있는 조사와 글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지금은 기자들을 낮잡아 '기레기'라고 부릅니다. 정확한 어원은 모릅니다. 언듯 보기엔 기자와 쓰레기를 합쳐놓은 단어처럼 보입니다. 쓰레기 같은 글을 쓰는 기자,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지만 정작 내용은 부실한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낮잡아 기레기라고 부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자 노빈손의 달려라 달려! 취재 25시]는 현직 신문기자가 소설 형식으로 쓴 청소년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 책입니다. 현직 기자가 썼기 때문에 기자의 삶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 풍경을 엿보기에 충분합니다. 김영란 법에 관한 이야기나, 일단 자극적인 글부터 지르고 보자는 관행주의에 대한 고발도 담겨 있습니다. 기자들이 살아가는 언론사 내부에서 일어날 법한 부조리와 부패도 해학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정직한 기자. 말 그대로 기자다운 기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등장 인물 이름부터 남다른 '고생만 기자'입니다. 그는 기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름처럼 지지리 고생만 하는 기자이기도 합니다. 얼떨결에 인턴 기자로 발탁된 주인공 노빈손은 선배 고생만과 함께 취재하면서 기자다운 기자의 면모를 갖추어 갑니다. 동시에 노빈손은 자신의 승진만 생각하고, 김영란 법을 우습게 여기며, 뇌물을 받아 먹고, 날조된 기사를 쓰는 나승진 부장을 만나면서 기자로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깨우쳐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기사가 어떻게 탄생하고,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뉴스를 올리기 위해 기자들이 치열하게 시간과의 싸움을 한다는 것, 동시에 정확한 뉴스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고심하고 씨름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 기자들이 받을 수밖에 없는 유혹이 얼마나 짜릿하고 큰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욕하고 손가락질하기는 쉬워도 실제 살아내기는 어려운 것처럼, 기자의 세상을 엿보면서 모조리 싸잡아 '기레기'라고 비난하거나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턴 기자 노빈손과 그의 사수 고생만 기자를 보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기자, 밤낮 가리지 않고 취재현장으로 달려가는 기자, 쪽잠을 자며 정확한 팩트를 바탕으로 뉴스를 작성하는 기자,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정과 부패를 파헤치는 기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소설 형식의 글이지만 현직 기자의 체험과 경험이 녹아 들어 있는 글을 읽으면서 정확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고하시는 기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뉴스 한 줄 한 줄을 정성껏 읽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정직과 성실, 올바른 태도와 사명의식을 가진 기자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오보'로 나라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밝힙니다. 한반도에 큰 갈등을 불러왔을 뿐 아니라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오보 때문이라는 것도 담담하게 밝히고 있습니다(나는 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오보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보에 관한 글을 읽으며 오래 전 한반도를 강타한 "쓰레기 만두" 오보가 떠올랐습니다. 만두소를 만들기 위해 깨끗한 물에 만두소를 넣고 독소나 나쁜 내용물을 빼내는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 자극적인 기사로 "쓰레기 만두" 사건을 빚어낸 기사입니다. 사진만 보면 저렇게나 더러운 마치 쓰레기같은 만두소를 국민이 먹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오보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자살로 생을 마감하신 분까지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상당한 경제 피해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이 뉴스가 오보였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정정기사는 제대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정정기사가 나간 후에는 이미 물은 엎질러져 상당한 피해가 일어난 후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기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오보가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끝자락에서 기자의 소명이 무엇인지, 기자가 바라는 세상은 무엇인지, 그들이 왜 험난한 기자의 길을 택했는지 보여주는 문구가 있습니다.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자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해요.

앞으로도 좋은 기사 많이 부탁합니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입니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좋은 정보를 찾고 만나는 것이 행운이 된 것 같은 세상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상에 떠도는 "카더라" 통신으로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없습니다.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더더욱 좋은 기사가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 한 사람 때문에 세상이 변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수많은 기자 여러분 소명의식을 붙들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레기"라는 단어가 사멸할 수 있도록 더 애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연예나 스포츠 기사도 진심과 사실을 담아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종사자들에겐 삶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 ,사회, 경제, 교육, 국제, 환경 문제라면 더더욱 신중의 신중을 기울여 주시길 부탁합니다. 인터넷 댓글부대나 여론몰이 같은 말이 사라질 수 있도록 기자 여러분이 힘써 주십시오.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국민을 우습게 여기거나, 우롱하는 태도와 마음을 가진 정치인이나 경제인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도록 만들어 주세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소년 소설을 읽으며 기자의 세상을 엿보았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자라는 다음 세대에게 우리의 자녀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오늘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준 좋은 책이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노빈손 시리즈입니다.


노빈손의 세계도시탐험

노빈손의 세계도시탐험
저자:이우일, 이우성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06.05.30.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

노빈손과 위험한 기생충 연구소
저자: 서민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15.06.01.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
저자: 곽경훈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20.01.28.

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

철새지킴이 노빈손 한강에 가다
저자: 박경수
출판: 뜨인돌
발매: 200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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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선생님 저도 투명교정으로 치료가 되나요?
홍경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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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딸은 안타깝게도 부정교합입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빠의 입장에서 볼 때 마음이 안타깝고 안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자라면서 부정교합을 치료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까운 의사 선생님의 소견으로는 조금 더 지켜본 후에, 조금 더 자란 후에, 본인의 의사가 분명할 때 교정 치료를 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에 더 마음이 갔던 것 같습니다. 바로 [선생님 저도 투명교정으로 치료가 되나요?] 라는 제목의 투명 치아교정에 관한 책입니다.


홍경재 의사 선생님이 저술하셨습니다. 2006년 치과의원을 개원하고 지금까지 임상과 연구, 경영까지 아우르고 계시다니 분명 믿을만한 이야기이자 정보임엔 틀림없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시스루 얼라이너 개발자'로 투명교정 관련 특허를 11개나 보유하고 계시다고 하니 더더욱 신뢰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부정교합이나 치아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 둘째 그분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훨씬 깊고 크다는 것, 셋째 초등학생에서부터 40을 넘기신 분들에 이르기까지 넓은 연령층에서 치아 교정을 받거나 고려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 넷째 치아 문제가 수면 무호흡증, 코골이와 같은 다른 증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 다섯째 0.1m의 오차만으로도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해야 한다는 것, 여섯째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치아 교정과정과 교정 후의 모습을 어느 정도 예상해서 볼 수 있다는 것, 일곱째 치아의료 기술이 이렇게나 세분화되고 발전했다는 것, 여덟째 투명교정 치료 과정이 세분화 돠었을 뿐 아니라 생각보다 치료 과정이 짧다는 것, 아홉째 투명교정기 치료가 단순히 치료의 수준을 환자에 대한 진단, 분석, 치료 계획, 치아 이동 등의 전략까지 아우른다는 점입니다.


기록하고 보니 놀란 것들이 많습니다. 그중 가장 놀라웠던 것이 아홉 번째입니다. 치아배열을 위해 발치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또한 모든 치료 과정을 통해 비대칭 얼굴이 대칭으로 바뀌기도 하고, 얼굴이 작아지기도 했습니다. 책에 빼곡하게 실려 있는 사진은 치료과정을 보여줄 뿐 아니라 추측을 확신으로 바꾸어줍니다. 실제 책을 펼치면 수많은 남녀 치료자의 샘플로 가득합니다. 이렇게나 다른 사람의 구강구조와 이와 잇몸을-비록 사진이지만- 많이 본 것도 처음입니다. 낯설기도 했고, 치아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관심사는 나의 딸과 관련하여 이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기간이 걸릴까? 비용은 얼마나 될까? 결과는 어떻게 예상할 수 있을까? 치료 과정 중에 심미적인 부분은 어떨까? 등에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책의 겉 표지에는 저자 홍경재가 이 책을 집필한 의도가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재대로 된 투명교정술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내게 되었다"


책은 저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합니다. 무지한 독자로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비용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치료 기간, 치료 방법, 정도의 차이 등에 따라 비용이 엇갈릴 수밖에 없어서 적당한 비용을 산출해서 기록하기가 어려웠으리라 짐작합니다. 아쉽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치아문제로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활짝 웃지 못하시는 분들, 비대칭 외모로 불편을 겪으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시고,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병원과 가까운 곳이라면 내원하셔서 상담을 받아보시고 치료과정과 계획 전략 등을 고려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자주 방문하지 못하는 유학생과 고 3 수험생까지 치료전략을 세워 접근하신다고 하니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치아치료를 받아보시면 더 자신감을 갖고, 더 활짝 웃으시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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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 지구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가장 쉬운 기후 수업
김백민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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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 문제는 어제오늘 대두된 담론이 아닙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이 예견한 이야기이자 거대담론입니다. 애써 부인하려 했을 뿐 결국 환경 문제는 과학자들이 예견한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다. 어느 정도의 편차만 있을 따름 거대한 흐름은 다르지 않습니다.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위기감을 절로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 김백민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을 온실가스라고 말합니다. 지구로 유입되는 열과 지구가 우주로 배출하는 열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 온실가스입니다. 열이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으니 열 유입과 배출의 균형이 깨지게 되고 결국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을 인류라고 지목할 수 있는 걸까요? 저자 김백민도 이 부분에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통해 온실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체로는 지구 온도 상승에 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인류가 지구온난화의 범인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로 만듭니다. (189페이지)


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주범이 탄소입니다. 그렇다면 이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주범이 누구인지 찾는다면 지구온난화의 주범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은 인류입니다. 저자 김백민은 화석연료 사용 이후 지구온난화의 가속과 탄소배출의 양을 그래프로 보여줍니다. 마이클 만이 제시한 하키스틱 그래프입니다. 그래프의 모습이 마치 하키스틱과 같이 생긴 이름입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지구온도가 치솟은 시기가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시기와 정확하게 겹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김백민의 말처럼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갑자기 하늘로 치솟는 커브, 누가 봐도 인류가 지구 온난화의 범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204-205). 이 하키스틱 커브는 지구 온도 역사의 진실을 담고 있는 걸까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인류를 지목한다면, 당연히 이 사실을 반박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범인으로 그것도 지구온난화의 범인으로 지목되는데 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이니까요. 회의론자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인류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김백민은 여러 정황증거와 과학이 내놓은 대답으로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합니다. 마이클 만이나 엘 고어와 같은 사람이 제시한 대답에 여러 가지 아쉬운 대목이 있음에도 모든 지표가 인류를 지목하는 데는 이견이 없다는 것을 사실에 근거해 조목조목 지적합니다. 


인류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는 증거는 안타깝게도(?)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나는 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양이 이렇게나 심각하고 치명적일 줄은 몰랐습니다. 연간 배출하는 탄소의 25%가 소가 내뿜는 방귀와 트림 가스라고 합니다. 여기에 다른 동물을 합치면 그 퍼센트는 무려 37%까지 치솟습니다. 이산화탄소의 28배라는 온실기능을 가진 메탄가스가 소에 의해 배출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소를 포함한 동물을 지구온난화의 범인으로 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소가 왜 이렇게나 많은지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사람은 지나칠 정도로 소를 많이 키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먹기 위함입니다. 엄청난 양의 소를 양육합니다. 도축하기 진전 소의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옴짝달싹할 수 없는 공간안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소를 몰아넣습니다. 그곳에서 배출하는 소의 오물은 땅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느 지역을 지날 때면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소떼를 볼 수 있습니다. 그곳을 지날 때 창문을 내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견딜 수 없는 악취때문입니다. 


결국 소가 배출하는 메탄 가스 역시 사람의 탐욕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화석 연료 사용과 과도한 육식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며, 이 모든 지표는 한결같이 인류를 향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범인이 인간이라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납니다. 


저자 김백민의 주장 중 가장 마음에 와닿은 문구가 있습니다. 


"사기꾼이 넘쳐나는 지구온난화 담론에서 

스스로 옥석을 가리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것이 바로 지구를 위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학자다운 양심과 겸손함이 물씬 스며들어 있는 문장이다. 실제 지구온난화 담론은 너무나 거대하고 복잡하다. 각 진영에 따라 서로 증거를 들이밀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인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분별하기조차 쉽지 않다. 따라서 지구를 위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 각 사람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노력이 필요하며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구를 위한 답을 찾기 위해, 더 나은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재앙을 피하기 위해 무엇이든 시도해야 한다. 작은 일부터 시도할 때 결국 우리는 지구를 위한 답을 찾게 될테니까.  









작은 실천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 보았다. 점심 후 동료들과 커피숍에 가면서 텀브러를 가져가 음료를 받았다. 텀블러를 가져오면 할인을 해준다고 했다. 깜빡 잊고 할인을 못해줬다며(이것은 텀블러를 들고 오는 손님이 희박하다는 정황증거일 것이다) 마카롱을 하나 주셨다.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에 뒤따른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가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을 하면 결국 큰 보상이 우리를 따라올 것임을 보여주는 작은 희망으로 해석해도 좋지 않을까? 지금 당장 나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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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프랑켄슈타인 인생그림책 11
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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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사람의 활동이 잦아들었습니다. 국가간 이동이 줄어들었습니다. 하늘을 가득 채우던 비행기의 숫자도 줄어들었습니다. 사람이 모인 곳을 피하다보니 사람이 몰리는 일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러자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동물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 들리는 말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바이러스였다" 라는 말입니다.


지구환경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말, 경고처럼 울려퍼지는 말이 우후죽순처럼 돋아올랐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치적인 힘을 등에 업고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순수하게 세상을 보아야 하는데 어느새 나이가 들어서인지 세상을 순수하게 바라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자리잡은 것 같기도 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기념비적인 책 "사피엔스"에서 수많은 동물이 멸종한 것과 사피엔스의 출현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동물 세상에서는 사람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라고 해도 과장된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류가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들에게 갚아야 할 책임과 빚이 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반려동물과 반려곤충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반려견, 반려묘, 반려파충류, 반려충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반려동물이나 반려곤충 사업의 경제규모도 확장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반려동물이나 곤충을 향한 사람의 태도가 깊어지고 넓어졌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사람은 편의와 편리에 동물을 억지로 끼워맞추는 듯한 느낌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이 사실을 날카로운 시선과 필치, 예리한 화법으로 표현한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함께 읽어야 할 그림책 [나의 프랑켄슈타인]입니다.




표지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딸아이가 책을 보자마자 한마디 던졌습니다. "아빠, 무서워요!" 옆에 있던 아내도 딸아이의 말에 동의하면서 책표지가 무섭다고 했습니다.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분노에 찬 동물의 눈만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프랑켄슈타인은 상상력을 극대화시킵니다. 글밥이 거의 없이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기 때문입니다. 우리네 일상에서 쉽게 또 자주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사람의 시선과 동물의 시선에서 모두 표현해 놓았습니다.


어린아이가 반려견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누가 반려견을 싫어할까요. 아이도 반려견을 좋아했습니다. 반려견은 두려웠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손길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둘 사이는 틀어집니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개를 좋아할 뿐 아니라 키우기도 했습니다. 마을 여러 집에서 개를 키웠습니다. 방안에서 같이 지내지 않고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거나 묶어놓고 키우는 것만 다를 뿐이었습니다. 반려견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개를 좋아하고 개를 키우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개는 짖는다는 것, 여기저기 뛰어다닌다는 것, 여기저기 어지럽힌다는 것, 주인을 심하게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개는 마땅히 짖고, 뛰어다니고, 어지럽힙니다. 그것이 개의 개다움, 개가 마땅히 누려야 할 영광스러움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은 조금 다릅니다. 개가 짖어대면 견디지 못합니다. 층간 소음이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개에게 짜증을 냅니다. 개를 타박합니다. 개에게 분노를 쏟기도 합니다. 짖지 말라고! 시끄럽다고! 그만 어지럽히라고! 결국 사람은 개의 성대를 제거합니다. 번식을 막기 위해 거세합니다. 힘으로 짓눌러 뛰어다니지 못하게 합니다. 나의 편리를 위해 개의 개다움을 빼앗습니다. 개가 마땅히 누려야 할 개의 영광을 짓밟습니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아서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의 마음을 정확하게 헤아리지 못합니다.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주변 사람으로부터 어떤 눈총을 받는지 모릅니다. 개는 키우고 싶은데 개를 키우며 겪는 어려움을 거의 매일 자주 직면하셔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반려견을 키우려면 지불해야 할 대가라고 말하면 가장 간단하겠지요. 아마 속사정은 더 복잡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면 여러 가지 신중하게 생각한 후에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의 편리, 나의 만족을 위해 동물의 권리와 영광을 마음껏 빼앗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아이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떠나 도망가버린 반려견을 찾아 떠납니다. 결국 둘은 조우합니다. 반려견의 분노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괴물이 되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아이에서 어른이 된 소년은 자신의 실수, 과오를 뉘우칩니다. 꾹꾹 눌러담은 한마디 말을 전합니다.


"미안해"


글쎄요. 작가 메의 자전적 이야기인지, 상상의 결과인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마치 그의 이야기인 듯한 엽서가 마지막 장을 장식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그의 마음을 상상하며 읽어보시죠.


너를 처음 본 것은 아주 어릴 때였지.

우리는 연약했고

작은 실수도

용서받지 못하던 때가 있었어.

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어느 날

너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나는 몰라.

가여운 나의 프랑켄슈타인,

너를 떠올리면 아직도 나는 이런 생각을 해.

어쩌면 나는 너에게 괴물이지 않았을까.

나의 프랑켄슈타인




나는 이 이야기를 먼저는 사람과 동물의 관계로 읽었습니다. 착취를 일삼는 오늘을 살아가는 인류와 인류에게 유린당하는 반려동물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의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인류가 이 땅의 주인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이라면 주인답게 다른 생명체를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인류가 주인이 아니라면 난폭한 주인 행세는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을 존중해야 합니다. 언젠가 진짜 주인을 만나게 됐을 때 어떤 추궁을 당하게 될지, 그때 발붙일 곳조차 없지 않으려면 응당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도 읽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부모는 힘이 있습니다. 내 뜻대로 자녀가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도 큽니다. 자녀가 말을 듣지 않으면 힘으로 짓누릅니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으로 아이의 심리를 조작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의견이나 생각,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엔 아이를 괴물로, 프랑켄슈타인으로 만들고 맙니다. 이 땅에 일어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을 보세요. 그곳엔 당연하다는 듯 괴물같은 인간, 차마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괴물이 있습니다. 누가 그를 또는 그녀를 프랑켄슈타인으로, 괴물로 만들었을까요? 혹 부모는 아닐까요? 나의 삐뚤어진 태도와 마음을 자녀에게 심어두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나는 이 이야기를 사회와 사람의 관계로도 읽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 이 사회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사회폭력,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개개인을 짓밟기도 합니다. 금수저 흙수저 따위의 말이 생겨나고 통용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를 회사와 사원의 관계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갑과 을, 열정페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 역시 우연한 일은 아닙니다. 마땅히 누려야할 인간다움과 인간이 받아야 할 영광을 한쪽으로 걷어치워버리고, 힘과 권위로 짓눌러대면 결국엔 프랑켄슈타인을 양산해낼 따름입니다.


책 속에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칩니다. 먼 길을 떠나 자신이 학대했던 반려견을 찾고 그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관계의 회복은 용서를 구할 때부터 시작하는 법입니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인류는 지구와 지구 속을 채우고 있는 많고 다양한 생명체에게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로 다가가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자녀에게, 부모에게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기업과 사원의 관계나, 사회와 사회 구성원의 관계에서도 이 같은 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세상.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마땅히 그가 누려야 할 자유와 영광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세상.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세상이 곧 조물주가 의도한 세상이 아닐까요? 만약 우리가 그런 세상을 상상하고 만들어갈 수 있다면 어쩌면 이 땅에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조물주가 회복하려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의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며 인문학적 상상, 신학적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쳐보았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지는 고마운 그림책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그림책 소개합니다.

세상이 조용해졌어요

세상이 조용해졌어요
저자: 에두아르다 리마
출판: 봄나무
발매: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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