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의 번역 -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도리스 되리 지음, 함미라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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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정성이 담긴 음식은 신비한 매력으로 가득합니다. 좋은 음식은 삶의 즐거움을 가져다 줍니다. 좋은 음식은 새로운 활력을 얻게 합니다. 좋은 음식은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좋은 음식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맑은 정신을 갖게 합니다. 좋은 음식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좋은 음식은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좋은 음식은 특별한 날에 더욱 특별함을 선물해 줍니다. 좋은 음식은 사람을 하나로 묶어 줍니다. 좋은 음식은 슬픔을 완화시켜 줍니다. 좋은 음식은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버립니다. 좋은 음식은 웃음을 선물합니다. 무엇보다 맛과 정성이 가득한 음식은 엄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모든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 나왔습니다. 영화감독이자 작가이며 나의 시선에서 보기엔 훌륭한 요리사이자 소믈리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도리스 되리의 [미각의 번역]입니다.







[미각의 번역]은 영화 감독이자 작가 도리스 되리가 풀어낸 48가지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일단 작가가 영화 감독이면서 동시에 작가라는 점이 불편합니다. 영화 감독은 아무나 덤벼들 수 있는 직업이 아닙니다. 천부적인 감각에다 재능, 전체를 아우르는 마에스트로 같은 지휘능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작가도 다르지 않습니다. 근래에 일인 출판사가 많이 생기고, 자비량 출판이 대세를 이루면서 쏟아지듯 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작가가 되기 비교적 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 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사서 읽을 만한 책을 저술하는 작가는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자비량 출판이 아니라 출판사에서 출판한다면 조건은 더 까다로워집니다. 이에 더하여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출판할만한 책을 저술한다는 조건까지 따라붙으면 조금 과장해서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어려운 일이 틀림없습니다. 도리스 되리는 이 둘을 해낸 사람입니다. 시작부터 "이건 좀 불공평하지 않아?"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던 책입니다.


[미각의 번역]이란 제목을 보면서 음식이야기라 생각했습니다. 맞습니다. 도리스 되리가 사랑한 48가지 음식이야기입니다. 알고 보니 도리스 되리는 영화 감독이자 작가이며 훌륭한 요리사에다가 소믈리에(프랑스어로 소믈리에의 뜻은 음식감별사입니다)입니다. 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약간의 질투와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도리스 되리는 자신의 추억이 담긴 음식에서부터 해외에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음식문화와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찰지게 들려줍니다. 찰지다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글솜씨가 좋습니다. 아마도 번역하신 함미라씨의 각고의 노력도 더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번역은 반역이다"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글에 담김 맛과 멋을 담아내기 위해 함미라씨가 얼마나 노력했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음식에 열광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릴 땐 " 한끼만 먹고 하루를 살 수 있다면 좋겠다, 한끼만 먹고 한달을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했을 정도라면 충분한 설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은 생각이 변했습니다. 좋은 음식은 추억을 제공할 뿐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감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굶어보면서(마지못한 금식이 주였지만)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음식은 마음을 설레게 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며 좋은 관계를 맺도록 이끌어 주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도리스 되리의 글을 맛보면서 그녀가 소개하는 낯선 음식의 외모라도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책 맛보기를 중단하고 종종 인터넷에서 작가가 소개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찾아가며 글을 읽고 맛보았습니다. 때론 맛을 상상하며 읽기도 했고, 가족과 함께 저 음식은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읽을 때도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침이 고이고, 무언가를 섭취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작가의 글솜씨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미각의 번역을 음미하듯 읽으면서 섬광처럼 스쳐간 생각이 있습니다. 모순 그 자체이자 이율배반적인 생각입니다. "음식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무조건 읽어보셔야 할 책"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음식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절대로 읽지 말아야 할 책"이란 생각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도리스 되리가 소개하는 음식의 이름과 맛과 질감을 생각하면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이 될 테니까요.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리스트에 명단을 올릴 이름이 있을 테니까요. 모순으로 보이지만 나는 이 사실만으로 충분히 읽어야 할 이유이자, 절대 읽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먹고 싶은 욕구가 솟구칠 테니까.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행복할 테니까.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반대로 지금 당장 먹지 못해 다른 음식으로 대체할 테니까. 어쩌면 식비가 솟구칠 수도 있을 테니까. 다이어트에 또 다시 실패할 테니까...


여기서 나의 의견을 살짝 얹는다면 사서 읽어보시길, 읽어보시면서 맛보아야 할 음식 명단에 리스트를 올리시길, 적당한 때가 되었을 때 맛보시길 추천합니다. 지금처럼 퍽퍽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최소한 먹는 즐거움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거든요.


음식을 즐기시는 분, 음식을 사랑하시는 분, 음식 만들기를 즐기시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식탁의 교제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미각의번역]은 필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즐거운 마음, 맛있는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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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의 말센스 - 불신의 시대,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제이슨 해리스 지음, 서유라 옮김 / 부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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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을까? 누구나 자연스럽게 말을 배우고 말하며 살아가는데 굳이 말하는 법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배워야 할 이유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는 차고도 넘칩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갈등과 대립의 시대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혼자가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갈등과 대립, 분열과 분리를 포용하고 뛰어넘어야 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고 관점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합니다.


직장이나 사회생활에도 다르지 않습니다. 바이어를 만나고 계약을 체결하는 일에 설득은 필수입니다. 수주를 따내는 일에도 설득은 필수입니다. 때로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회사의 사활이 걸린 미팅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설득하지 않으면 필패할 수밖에 없는 때를 만납니다. 센스 가득한 말로 상대를 설득해야 생존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말센스가 필요합니다.


마음을 여는 말센스, 마음을 얻는 말센스가 필요한 이를 위한 필독서가 나왔습니다. 제이슨 해리스의 [인플루언서의 말센스]라는 책입니다. 원제가 상당히 아름다워서 소개하고 싶습니다. 원제는 "The Soulful Art of Persuation"입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영혼이 담긴 설득의 기술" 정도입니다.





저자 제이슨 해리스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고, 마음을 얻는 법을 대담하게 기록했습니다. 단지 대담하게 기술한 정도가 아닙니다. 자신의 말을 설득력 있게 전하기 위해 구체적인 예와 권위자의 말을 인용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담았을 뿐 아니라 폭넓은 연구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책을 시작하는 도입부에서 저자 제이슨 해리스는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이 책을 읽어야 할 당위성이 무엇인지 확신에 가득한 어조로 말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세상에는 분명 밝고 본질적이고 영혼이 담긴 말센스가 존재한다.

진정성과 관대함과 공감과 영혼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당신 앞에는 보람차고 의미 있는 인생으로 나아가는 길이 펼쳐질 것이다.

당신 개인 또한 더욱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며 보다 

행복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인플루언서의 말센스 18-19p


보람차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며 보다 행복하고 긍정적인 삶을 원하는 사람이 독자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세상에는 분명 밝고 본질적이며 영혼이 담긴 말센스가 존재합니다.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과 마음을 합쳐야 할 때가 있습니다. 더 큰 대의를 위해 종종 갈등과 반복 분열과 분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일은 영혼이 담긴 설득의 기술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제이슨 해리스는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으로 상대를 설득한다고 말합니다.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감성으로 상대를 설득한다고 해서 아무 논리도 없이 막무가내로 감성팔이 한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제이슨 해리스는 영혼이 담긴 설득의 기술을 계발하고 성숙시키기 위해 집중해야 할 영역을 네 가지로 구분하고, 각 영역을 깊이 있게 다룹니다. 위에 글이 보여주듯 영혼이 담긴 설득의 기술을 계발하고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진정성' '관대함' '공감' 그리고 '영혼'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바야흐로 '진정성'의 시대입니다. 진정성 있는 가수, 진정성 있는 배우, 진정성 있는 사업가, 진정성 있는 작가, 진정성 있는 직원을 선호합니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은 내가 만나는 사람, 나에게 말하는 사람,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에게서 진정성을 직관적으로 알아챕니다. 형식적으로 다가오거나, 무언가를 얻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면 직감적으로 알아챕니다. 진정성이 없으면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설득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 자신만의 설득력을 만들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 스토리텔링의 힘을 활용하라며,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 계약서 이면의 것을 말하라고 조언합니다.


두 번째는 관대함입니다. 사람은 관대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계산기 두드리는 사람, 인간관계 속에서조차 계산하는 사람은 결국 오래가지 못합니다. 누군가에게 넉넉하고 관대하게 대하는 사람을 사람은 좋아합니다. 예수께서 가르치신 황금률(The Golden Rule)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태도 역시 상대를 매료시키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긍정적 태도가 관대함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을 뿐 아니라 공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존중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항상 "리스펙트"를 외친다고 합니다. 나이 어린 배우의 수면 시간까지 리스펙트 합니다. 이런 태도가 봉준호 감독을 봉준호 감독 되게 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계산 없이 작은 존중을 베풀 때 다른 사람을 설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세 번째는 공감입니다. 더 말할 필요조차 없는 대목입니다. 저자는 상대와 이야기할 때 내가 아닌 우리를 이야기하라고 말합니다. 상호 협력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며 협력을 통해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라고 주장합니다. 공통분모를 이야기할 수 있다면 더없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 낯선 자리,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상대와 나만의 공통분모를 발견할 수 있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영혼입니다. 우리는 종종 말합니다. "영혼이 1도 없는 대답" "영혼이 1도 없는 눈빛" 사람은 단번에 알아챕니다. 이제 초등학생인 나의 아들과 딸도 내가 건성으로 대답하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마음을 쏟아서 대답하는지 단박에 알아챕니다. 영혼 없이 대답하면 아이들도 영혼 없이 말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상대에서 다가갈 때 영혼 담긴, 영혼 가득한 태도로 다가가야 합니다. 여기에 반드시 더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실력'입니다. 어느 분야에서든지 주목할 만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의 말은 대단한 영향을 끼칩니다. 농구 선수 아무개가 하는 말과 마이클 조던이 하는 말, 단역 배우 아무개가 하는 말과 톰 행크스가 하는 말은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말하는 법, 설득하는 법과 관련 근래에 읽은 책 중에 가장 탁월한 책입니다. 각 챕터의 마지막에는 핵심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각 챕터를 마치면서 핵심을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자가 정리해 둔 핵심 내용으로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구매하셔서 책장에 꽂아둘 가치가 흘러넘치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한 번 읽고 덮어버리기엔 지나칠 정도로 아까운 책입니다. 곁에 두고 필요한 챕터를 읽어가면서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습관 1. 이상한 자아와 마주 하라. 사람은 당신을 기만적이고 교활한 사기꾼으로 보는 대신 독특한 개인으로 인식할 것이다.


습관 2. 스토리텔링의 힘을 활용하라. 논쟁적인 이슈에 대한 사람의 관점을 바꾸고 인간적인 차원에서 당신의 의견을 전달할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습관 3. 계약 성사에 집착하지 마라. 당신이 눈앞의 이익을 넘어선 가치에 관심을 두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면 무엇보다 강매를 피해야 한다.


습관 4. 진심으로 헌신하라. 모든 상호 작용에서 뭔가를 베푼다면 협력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습관 5. 긍정적 설득의 힘을 활용하라. 우리를 분열시키는 부정적 감정에 맞서야 한다.


습관 6. 작은 존중을 보여라. 상대의 마음속에 가지 잡은 우리 대 그들의 부정적 감정을 상쇄시켜라.


습관 7. 나보다 우리에 초점을 맞춰라.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타인이 관점에 진심으로 공감한다면 그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으며, 동시에 그들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 줄 수 있다.


습관 8.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람은 협력의 과정에서 당신을 같은 편으로 보게 될 것이고, 훗날 당신의 의견을 지지해 줄 가능성이 커진다.


습관 9. 공통분모를 찾아라. 모든 인간이 근본적으로 거의 똑같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태도를 지니면 기존의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고, 다른 사람 또한 같은 선택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


습관 10. 능력 계발에 집중하라. 능력 중심의 접근법을 지니면 모든 분야에서 보다 높은 숙련도를 기대할 수 있고, 진정한 영향력의 핵심인 자연스러운 권위 또한 갖게 될 것이다.


습관 11.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어라. 당신에게서 영감을 받은 사람은 당신의 긍정적인 목적의식에 동참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말센스

말센스
저자: 셀레스트 헤들리
출판: 스몰빅라이프
발매: 2019.02.25.

리더의 말 그릇

리더의 말 그릇
저자: 김윤나
출판: 카시오페아
발매: 2021.04.12.

설득의 심리학

설득의 심리학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출판: 21세기북스
발매: 2002.09.30.

협상의 기술

협상의 기술
저자: 허브 코헨
출판: 김영사
발매: 2021.01.08.

협상의 기술

협상의 기술
저자: 허브 코헨
출판: 김영사
발매: 202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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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문장들 - 업의 최고들이 전하는 현장의 인사이트
김지수 지음 / 해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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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의 고수에게는 그들만의 비밀이 있다.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일터를 바라보는지, 그들이 어떤 철학으로 일하고 있는지는 그들의 언어를 주목하면 배울 수 있습니다. 언어는 무심결이든 의도적이든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담아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언어를 귀 기울여 듣고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비록 나와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의 언어라 해도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룬 사람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유익합니다. 나의 삶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며, 내 생각을 점검하고, 패러다임을 시프트 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융복합이 대세인 시대, 창의력 자체가 융복합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시대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일터의 문장들]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로 저명한 김지수 기자가 18명의 아웃라이어와 나눈 생생한 이야기를 모은 책입니다. 그가 인터뷰한 사람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강사 김미경 /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 

빅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 구글 혁신 마이스터 알베르토 사보이아 / 

뮤지컬 배우 옥주현 / 무경계 예술가 백현진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 / 개성 넘치는 뮤지션 장기하 /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 백종원 / 경영 저술가 대니얼 코일 / 

카카오 공동대표 조수용 / 수식어가 따로 필요 없는 영화감독 봉준호 / 

이날치 밴드 장영규 / 영국 소방대장 사브리나 코헨 해턴 / 

스포츠 코치 데이브 알레드 / 조직경영학자 오타 하지메 /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데스테노 / 정신과 의사 전미경


18명의 인터뷰이의 면면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숨이 가쁠 지경입니다. 단 한 명 예외 없이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입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사람, 이 시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입니다.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이끌어 내는 것은 진리입니다. 김지수는 사전에 잘 준비한 예리하고 통찰 넘치는 질문으로 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를 캐냅니다. 그뿐만 아니라 각 인터뷰의 끝자락에는 이들 아웃라이어의 생각과 마음과 가치가 오롯이 담겨 있는 문장을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각 인터뷰이들이 남긴 그들의 일터의 문장을 하나씩만(주옥같은 문장이 수두룩합니다) 소개해 보겠습니다. 나머지는 책을 구매해서 읽어보시는 것이 훨씬 깊이 와닿으리라 생각합니다.


1. 김미경 - 규칙이 무너지고 혼돈이 가득 찬 지금이 기회다.

무섭다고 몸 사릴 필요 없다. 어차피 사는 것이다.


2. 김용섭 - 언컨택트는 단절하는 게 아니라 

연결된 타인을 좀 더 세심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3. 송길영 - 과학적 의사 결정이 생활화되면 서로에게 강하게 묻게 된다.

각자가 최선을 다하고 있나?


4. 알베트로 사보이아 - 저주받은 걸작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먼저 '정말 이것을 만들어야 하나?'에 답해야 한다.


5. 옥주현 - 먼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질문하고

그다음엔 '뭘 공부하면 되는지?'를 물어야 한다.


6. 백현진 - 현재 불안해한다고 다른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달라지지 않는 한 현재의 내가 나올 뿐이다.


7. 정구호 - 트렌드에서 솔루션을 찾으려면 답이 없다.

발을 떼고 다른 곳에서 봐야 한다. 진정한 가치는 유행과는 상관없다.


8. 장기하 - 음악을 만들 때도 글을 쓸 때도 

핵심만 붙잡아서 리듬을 추출한다. 군더더기는 싹 빼낸다.


9. 백종원 - 업주들 대할 때 자연스레 빙의가 된다.

내 동생 대하듯, 자식 대하듯, 우리 점주 대하듯이.


10. 대니얼 코일 - 안전감도 바이러스처럼 전파 속도가 빠르다.


11. 조수용 - 선량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조직을 안전하다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


12. 봉준호 -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 

상대에 대한 근본적인 리스펙트가 필요하다.

그게 유지가 안 되면 갑질이 된다.


13. 장영규 - 오래 하다 보니 뭔가가 계속 만들어지는 것 같다.


14. 사브리나 코헨 - 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15. 데이브 알레드 - 압박감은 완전히 제거될 수 없다.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 뿐이다.


16. 오타 하지메 - 성과를 통해 입증되는 존재가 아니라

커갈수록 자율적인 존재 그 자체로 인정받는 경험이 필요하다.


17. 데이비드 데스테노 -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람과 못 믿을 사람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18. 전미경 -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는 각성이 나를 보호한다.




주옥 같은 일터의 문장을 필사해보니 자신의 일터에서 저마다의 철학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어떻게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들, 단지 고민할 뿐 아니라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루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어서 지금 우리가 이렇게 누리고 맛보고 즐기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나도 다르지 않겠지요. 나는 저들만큼 주목받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실 절대다수의 사람은 주목받는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주변 사람과 얼굴을 대면하고 마음을 나누고 살아갈 따름이지요. 이런 수많은 평범한 사람에 의해 세상은 지탱되고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우리 각 사람의 성실한 삶, 우리 각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일터의 문장을 만드는 것은 진실로 아름다운 일일뿐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그곳을 사랑하고,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면서 마지못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문장을 만들어 내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더 부요해지고 넉넉해지지 않을까요? 나 아닌 누군가가 나로 인해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을 경험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들 역시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자신의 일터에서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변화되지 않을까요? 이런 아름다운 선순환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왜 일하는가

왜 일하는가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
출판: 다산북스
발매: 2021.04.12.

왜 일하는가?

왜 일하는가?
저자: 조정민
출판: 두란노서원
발매: 2017.05.18.

인플루언서의 말센스

인플루언서의 말센스
저자: 제이슨 해리스
출판: 부키
발매: 2021.09.01.

#일터의문장들

#아웃라이어18인을만나다#시대를이끄는사람의문장들#지속가능한나를위한현장의무기#김지수의인터스텔라#김지수#일과성장변화의인사이트#최고의인터뷰어김지수#최고들의이유있는열심#나는무엇을하는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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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성교육 - 사랑하는 힘을 키우는 시간
김항심 지음 / 책구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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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은 소중합니다. 성은 아름답습니다. 성은 어렵습니다. 성은 금기시 됩니다. 성은 왜곡됩니다. 성은 오해 받습니다. 성에 대해 얼마나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그 경계를 정하는 것도 나에겐 어렵습니다.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받았던 질문이 생각납니다. "젠더에 대해 말해보세요!" 젠더의 무엇을 말해보라는 것인지 몰라 내 생각을 요약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질문하신 어르신은 만족하지 못하셨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젠더에 대한 개념을 제가 건드리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질문하셨던 분이 정리하시면서 한마디 남기셨습니다. "젠더가 뭔지도 모르니 엉뚱한 대답을 하죠" 졸지에 나는 상식도 없는 무식한 사람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젠더가 얼마나 폭넓은 개념인지 거기서 무엇을 물으시는 건지 제가 먼저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나의 책임도 있습니다.


진심 되묻고 싶었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내 또래를 가르치셨던 분에게서 나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절대로 말하면 안 되는 무엇, 금기시 해야 할 어떤 것, 또래 집단이나 동네 형들에게서 들어서 알게 되는 어떤 것이었습니다. 내가 공부해서 알고 있어야 하고, 상식으로 갖추어야 할 교양이 되었지만 그 전에 성에 대한 바른 교육, 바른 시선을 배울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불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녀들이 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지고 자신과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가길 바라는 마음이 피어올랐습니다. 저의 이 바람을 잘 담아낸 책을 만났습니다. 김항심의 책 [사랑하는 힘을 키우는 시간: 모두를 위한 성교육]입니다.






저자 김항심은 대학에서 여성학을 공부한 이래로 그녀가 살아온 삶의 껍질을 깨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의 길에서 시작해서 마음과 힘을 다해 성교육을 전하는 사람으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습니다. 어려운 길을 전심전력을 쏟으며 걷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큰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성이라는 커다랄 뿐 아니라 심각한 주제를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불과 얼마 전 N번방 사건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버닝썬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들었다 놓은 사건의 핵심에는 성이라는 문제가 빠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성, 성에 대한 왜곡, 성착취, 성폭력, 성접대, 성상납과 같은 단어는 부끄러운 우리의 민낯을 드러냅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물건으로 보게 만듭니다.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대상으로 격하시킵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자라며 살아가는 우리 자녀가 성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할까요? 김항심은 고등학생 성교육 시간에 있었던 대화를 들려줍니다. 이 자리에 쓰기가 민망할 정도의 대답을 아무렇게나 내뱉은 남학생과 여학생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녀의 머리와 마음에 새겨지고 있는 성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기성 세대로서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전문 성교육 강사 김항심의 이야기를 한줄로 담아 보고 싶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전문 성교육 강사는 성에 대해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자녀에게 어떻게 전달하려는지 찾아내려 주목했습니다. 나의 시선이 맞다면 그것은 "존중과 사랑"입니다. 자신의 몸에 대한 "존중과 사랑" 그 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자신을 넘어 나 아닌 타인을 향한 "존중과 사랑"입니다.


자라는 우리 자녀가 자신과 타인을 존중할 수 있다면 성에 대한 왜곡된 개념이나 성폭력이나 N번방 사건이나 버닝썬 사건과 같은 일은 이 땅에서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잘못된 시선으로 타인을 판단하거나 바라보는 일도 사라질 것입니다. 남성이냐 여성이냐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 라는 범주로 사람을 분리하고 나누고 정죄하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성적 지향을 넘어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하게 될 테니까요. 나와 다르다고 무시하거나 외면하거나 힘으로 짓누르려는 일이 없어질 테니까요.




책을 읽으며 먼저 나를 다시금 돌아보았습니다. 성에 대한 나의 왜곡된 이미지, 내 안에 불편한 일들과 사건들, 성이라는 커다란 주제와 담론으로 상처를 주고 받았던 사건들, 이 땅에 여전히 그리고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성과 관련한 아픔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잡는 날, 성 문제가 이 땅에서 사라지는 날은 쉽게 오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주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죄를 심판하고 악을 심판할 그때, 하나님이 지으신 아름다운 성을 이렇게나 망가뜨린 장본인을 철저하게 심판하실 그날에서야 비로소 성은 제자리를 찾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만을 기다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김항심이 진액을 쏟으며 바른 성 개념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가도록 자녀를 교육하듯이,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부모가 먼저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으로 자라가도록 자녀를 사랑하고 교육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렇게나 내뱉는 언어를 삼가고, 상대를 배려하는 언어를 훈련해야 할 것입니다. 타인을 대상으로 전락시킬 것이 아니라 인격으로 대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함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내가 살아가는 주변에서만큼은 적어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항심의 모두를 위한 성교육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고 우리 자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안타까운 삶의 현실을 한 번 더 생각했습니다. 조금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자녀를 기르시는 부모님께서 먼저 읽으시며 자녀를 위해 자신을 먼저 준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아들아 성교육 하자

아들아 성교육 하자
저자: 이석원
출판: 라온북
발매: 2021.06.03.

딸아 성교육 하자

딸아 성교육 하자
저자: 김민영
출판: 라온북
발매: 2021.06.03.

대놓고 이야기해도 돼! 십 대가 나누어야 할 성 이야기

대놓고 이야기해도 돼! 십 대가 나누어야 할 성 이야기
저자: 임영림
출판: 팜파스
발매: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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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 오티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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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습니다.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죽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운명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는 매일 죽음을 향하고 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죽음이 저 멀리 떨어진 어떤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이며,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고 인식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죽음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벌벌 떨고 있을까? 죽음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발버둥을 칠까? 어차피 죽을 인생이라고 탄식하며 허무하게 살아갈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물론 그와는 정반대의 결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죽음을 기억하며 오늘을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결국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매일을 충실하게 살아가길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공식은 없습니다. 죽음을 생각하며 죽음에 함몰된 아니라 죽음을 생각하며 삶을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죽음을 기억하면서 오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지혜롭고,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생각이기도 하지만 정신과 의사이자 미국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로서 가장 가까이에서 죽음을 지켜본 의사 이유진 씨가 [죽음을 읽는 시간]이른 책에서 내린 결론입니다. 섣부른 결론은 아닙니다. 호스피스 전문가이자 정신과 의사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죽음을 대면한 환자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과 대화하고, 삶을 공유하고, 죽음과 삶에 대해 고찰하면서 내린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입니다.

천 번의 죽음과 천 번의 삶을 기록한 책 죽음을 읽는 시간


죽음이란 단어는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좋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좋은 죽음을 말하고, 인간다운 죽음을 말하지만 죽음이란 말 자체가 가진 무게를 생각하면 무척이나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죽음이 우리 곁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죽음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죽음을 대면해야 하며,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결국 좋은 죽음, 아름다운 죽음, 인간다운 죽음을 생각해야 할 운명입니다.

정신과 의사였던 이유진은 이 책에서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과 시선을 진지한 언어 동시에 매우 겸손하고 따뜻한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어쩌다 보니 최근 죽음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따뜻한 책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죽음에 대해 특별히 좋은 죽음, 인간다운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 그녀의 시선과 마음가짐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질병으로 인해 죽음을 직면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무력함, 사람마다 제각각인 죽음에 대한 반응, 그에 대해 어떤 죽음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인간적으로 담아놓았습니다. 의사로서 환자의 마음을 만지기 위해, 생의 마지막 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의료 행위와 약을 통해 친절하게 돕는 호스피스 완화 의료 전문가의 수고와 친절함까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아마 이 부분은 이유진 작가가 전혀 의도한 바는 아닐 것입니다. 책을 읽고, 이유진이란 사람을 읽으면서 그 안에 스며든 무엇으로 읽어냈을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타인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이렇게나 진지하게 솔직하게 접근하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었습니다


죽음을 수없이 목격하고, 손에 잡을 듯 죽음 가까이에 있었던 이유진은 수없는 죽음을 목격한 후 오히려 삶에 대해 말합니다. 그녀의 이야기입니다.

상실감은 우리가 살아 있는 한

평생 겪어내야 할 예외 없는 아픔이다.

잃어가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존재들이 고맙고 애틋해진다.

나의 죽음을 생각한다면 내 삶을 한 번쯤 더 돌아보고

남은 삶을 의미 있는 순간으로 채워갈 의지를 품어보게 된다.

결국 덜 아픈 이별을 위해 나의 현재에 집중하고

지금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이다. 111p.

죽음이 예고되었다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 의미가 되어주었던 이들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남겨질 이들에 대한 배려이자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도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179p.

죽음의 공포는 우리가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살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죽음은 실패가 아니다.

죽음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삶을 사랑하고 후회 없이 살다가 언제일지 모를

그 끝을 끌어안아야 하는 운명이다. 185p

죽음, 그 자체보다도 제대로 끝맺지 못한 삶을

우리는 더 두려워해야 한다. 200p

매일 밤 잠에 들 때 우리의 삶은 잠시 멈춘다.

수술대 위에 누워 마취를 받고

의식을 잃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시간은 흐르지만 우리의 삶은 멈춘다.

수면과 마취는 일시적이고 가역적인 죽음의 경험이다.

죽음을 미리 연습하며 우리는 삶을 돌아볼 기회를 얻는다. 205p


목사로 살면 죽음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목사이기 때문에 성도의 죽음 앞에 서야 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성도를 방문하기도 하며, 그들의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무슨 말로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막막할 때조차 목사이기 때문에 어렵게 입을 열어 기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보다는 조금 더 죽음을 대면할 기회가 많고, 생각할 기회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종종 죽음에 대해 생각합니다. 삶이 버거울 때면 일찍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곤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인간답게 죽고 싶다는 생각, 존엄하게 죽고 싶다는 생각, 지나치게 고통받지 않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나의 하나님께 종종 좋은 죽음으로 당신 앞에 서고 싶다고 떼를 쓰기도 합니다.

[죽음을 읽는 시간]을 읽으며 다시 죽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금 더 깊숙이 죽음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이유진의 말처럼 죽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생각하면서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죽음,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려면 지금 오늘 여기서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내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피워야 할 꽃을 힘껏 피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합니다. 자신만이 살아낼 수 있는 삶을 아름답게 살아낼 때, 죽음마저도 아름답게 변합니다. 그가 떠나고 난 자리가 더없이 허전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비록 죽음이 갈라놓지만 함께한 소중한 추억과 기억으로 남아 죽음을 뛰어넘습니다. [죽음을 읽는 시간] 좋은 죽음을 위해 아름답게 살아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게 하는 고마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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