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항심은 대학에서 여성학을 공부한 이래로 그녀가 살아온 삶의 껍질을 깨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의 길에서 시작해서 마음과 힘을 다해 성교육을 전하는 사람으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습니다. 어려운 길을 전심전력을 쏟으며 걷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큰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성이라는 커다랄 뿐 아니라 심각한 주제를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불과 얼마 전 N번방 사건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버닝썬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들었다 놓은 사건의 핵심에는 성이라는 문제가 빠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성, 성에 대한 왜곡, 성착취, 성폭력, 성접대, 성상납과 같은 단어는 부끄러운 우리의 민낯을 드러냅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물건으로 보게 만듭니다.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대상으로 격하시킵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자라며 살아가는 우리 자녀가 성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할까요? 김항심은 고등학생 성교육 시간에 있었던 대화를 들려줍니다. 이 자리에 쓰기가 민망할 정도의 대답을 아무렇게나 내뱉은 남학생과 여학생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녀의 머리와 마음에 새겨지고 있는 성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기성 세대로서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전문 성교육 강사 김항심의 이야기를 한줄로 담아 보고 싶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전문 성교육 강사는 성에 대해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자녀에게 어떻게 전달하려는지 찾아내려 주목했습니다. 나의 시선이 맞다면 그것은 "존중과 사랑"입니다. 자신의 몸에 대한 "존중과 사랑" 그 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자신을 넘어 나 아닌 타인을 향한 "존중과 사랑"입니다.
자라는 우리 자녀가 자신과 타인을 존중할 수 있다면 성에 대한 왜곡된 개념이나 성폭력이나 N번방 사건이나 버닝썬 사건과 같은 일은 이 땅에서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잘못된 시선으로 타인을 판단하거나 바라보는 일도 사라질 것입니다. 남성이냐 여성이냐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 라는 범주로 사람을 분리하고 나누고 정죄하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성적 지향을 넘어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하게 될 테니까요. 나와 다르다고 무시하거나 외면하거나 힘으로 짓누르려는 일이 없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