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알고리즘 - 인간의 뇌는 어떻게 행동을 설계하는가
러셀 폴드랙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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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삶에서 후회를 줄이고

의미와 기쁨을 더 채울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나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래 습관과 관련한 책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 그중 많은 책이 독자의 손에 들렸다는 것은 더 아름다운 삶, 더 나은 삶, 후회는 줄이고 기쁨과 의미를 더 채우는 삶, 결국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 때문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나는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더 나은 인생,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삶에서 후회는 줄여가고, 의미와 재미, 기쁨과 만족이 더 많은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성공적인 인생의 동반자, 또는 삶의 저격수라 불러도 좋을 습관에 대해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만난 습관의 알고리즘은 그야말로 습관의 알고리즘을 철저하게 파헤친 책입니다. 인간의 뇌가 얼마나 놀라운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뇌가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설계하고 만들어 가는지 깊고 넓은 연구의 결과로 보여줍니다. 압도 당한다는 말을 여기서 써도 충분히 좋을 것 같습니다.

1부는 습관의 기계 : 왜 우리는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라는 주제로 뇌와 습관의 상관관계를 톺아본 챕터입니다. 습관이 무엇인지, 두노의 습관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한 번 습관이 왜 영원한 습관으로 자리매김하는지, 습관을 고치거나 바꾸는 것은 나와의 치열한 싸움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습관을 고치지 못하거나 좋은 습관을 들이지 못할 때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자제력은 사실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을 과학 근거로 보여줍니다. 나쁜 습관 고치기가 더 어렵다고 많은 사람이 입을 모으는데요, 이 책은 나쁜 습관 고치가가 어려운 이유를 과학 토대를 바탕으로 풀어냈습니다. 이 노고에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 여기서 잠깐. 저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가 여기서 등장합니다. 그간 많은 사람이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를 인용했습니다. 그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고요. 이 책에서 이 이야기가 등장하기에 무척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그간 내가 만난 모든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 버전 중 가장 진실할 뿐 아니라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를 가장 정확하게, 가장 폭넓게 다루었습니다.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만으로도 이 책은 값어치를 하고도 남습니다.

나의 관심은 2부에 더 쏠렸습니다. 2부 주제는 "습관은 바꿀 수 있다 : 행동 변화에 대한 과학적 접근"입니다. 주제부터 기대감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습관을 정말 고칠 수 있을까?에 대해 저자는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역시 저자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 성공을 계획하고 습관의 뇌를 해킹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제시합니다. 까다로워 보이는 습관을 고치는 일에 대해서도 저자는 과학적으로 접근하며 습관을 고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제시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지점이 신통방통했습니다.


습관은 뇌의 지배를 받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두개골 속에 갇혀 있는, 혹은 두개골 속에 자리 잡은 뇌는 두개골 안에서 세상을 봅니다. 두개골 안에서 세상을 듣습니다. 삶을 형성하고 습관을 만들어 내고, 습관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뇌가 얼마나 오묘하고 신비롭게 작용하는지,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뇌를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구구절절 보여줍니다.

분명 습관에 관한 책인데도 뇌에 관한 연구로 읽히기도 하며, 뇌와 인간행동에 관한 치밀한 보고서처럼 보이지만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습관을 형성하고, 재형성하고, 수정해 나갈 수 있는지를 제시한 책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뇌와 습관의 알고리즘, 뇌와 인간행동의 알고리즘에 관심이 있다면,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고 강화되는지, 습관을 어떻게 바꿀 수 있고 끊을 수 있는지 그 비밀이 궁금하다면 꼭 보아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보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어쩌면 짐작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 권 모두 지나칠 정도로 훌륭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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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올 더 타임 - 재미있고 섹시하고 똑똑한 미친 와인 입문서
마리사 A. 로스 지음, 이보미 옮김 / 티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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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뭘 사야 하지?

오늘 분위기에 알맞은 와인은 뭘까?

와인은 너무 어려워!!!

어딘지 분위기가 있어 보이고, 왜인지 근사해 보이는 와인. 특별한 날에 마시면 더없이 좋을 것 같은 와인. 그러나,막상 와인 앞에 서면 한없이 초라해지고 작아지는 경험을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겁니다. 이유는 간단명료합니다. 와인이 너무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휘황찬란한 와인 라벨, 무슨 암호처럼 보이는 와인 라벨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종류는 왜 그렇게나 많은지, 가격은 왜 이렇게나 천차만별인지. 무턱대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쳐다본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런 생각을 해보셨다면 와인 참 어렵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와인 좋아하는 와린이에게 와인에 대해 친절하게, 너무 어렵지 않은 용어로, 소믈리에 수준이 아니라 일상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는 책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와인숍에 가서 조금 아는 척도 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고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책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이 계시다면 시선을 집중하셔야 할 책이 나왔습니다. 와인 초보에서 시작해서 와인에 관한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으로 변모한 마리사 A. 로스의 [Wine all the Time]입니다.





책 표지에서 보여주듯 진짜 재미있고, 섹시하고, 똑똑하며 미친 와인 입문서입니다. 이렇게나 솔직하고 담백하게 와인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을 줄이야. 한국 저자가 아니기에 가능한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와인에 관해 알아야 할 핵심 정보만 쏙쏙 담았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소믈리에 수준을 요구하지도 않을뿐더러 그 수준의 어려운 이야기는 조금도 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한없이 가벼운 것만은 아닙니다. 와인에 대해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할 뿐 아니라 와인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용기까지 팍팍 불어넣어 주는 그야말로 신통방통한 와인 입문서입니다.

속살을 살짝 엿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와린이를 위한 와인 입문 용어 - 굳이 필록세라까지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와인에 대해 알아야 할 용어, 알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용어를 담아놓았습니다.

2. 와인은 수학이 아니다. - 와인에 대해 공식적으로 다가가길 거부합니다. 와인은 공식이 아니니까요. 와인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조금은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까지 얼마든지 옮겨갈 수 있습니다. 저자 마리사가 증인입니다.

3. 와인은 포도가 전부가 아니다. -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습니다. 이 부분이 궁금했었는데, 가려운 곳이 모두 해소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4. 건강을 생각한다면 와인의 성분에도 신경 쓰자. - 바이오다이내믹, 유기농, 내추럴 와인이 뭔지 알려드립니다. ㅊ무엇보다 저렴한 상업용 와인에는 쥐나 여우 등 동물 사체가 섞여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읔 이건 진심 충격,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5. 보고, 맡고, 맛을 느껴라. - 본격 와인 테이스팅. 와인은 세 번 마신다고 하죠. 먼저 눈으로 마시고(색깔), 두 번째 코로 마시고(와인의 놀라운 향기), 세 번째 입으로 마신다. 여기에 저자는 음악을 추가합니다. 저는 분위기도 추가하고 싶고, 함께 마시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가하고 싶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와인은 꽤나 근사하고 아름답고, 훌륭합니다.

6. 나만의 와인 테이스팅 노트 공개 - 저자 마리사는 자신의 와인 테이스팅 노트를 공개합니다. 읽는 이에게 가장 어울리는 와인이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도록 꼼꼼하고 세심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아름다운 부분입니다.

7. 와인 한잔하면서 세계 일주 -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는 10곳입니다(저자 마리사를 통해 알게 된 정보입니다). 와인은 산지에 따라 올드 월드와 뉴 월드가 있습니다. 올드 월드에 속한 와인은 유럽에서 생산한 것이며 뉴 월드 와인은 신대륙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생산한 와인입니다. 이 둘의 맛은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각 나라 와인을 시도해 본다면 소파에서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는 셈입니다.

8. 이케아 조립 설명서보다 쉬운 와인 라벨 읽기 - 와인 라벨. 진짜 어렵습니다. 봐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프랑스나 이태리 와인이라면 읽기조차 어렵습니다. 마리사는 라벨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줍니다.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라벨도 자신 있게, 쉽게 읽게 될 것입니다.

9. 와인 리스트를 정복하는 법 - 어떤 와인을 사양하는지 핵심 정보만 콕콕 집어 전달해 줍니다. 마리사의 가이드를 따라 와인을 구매하고 마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10. 와인의 진정한 즐거움 - 와인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마시는가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합니다. 말도 안 되는 말처럼 보이지만 근거까지 있다고 하니 일단 믿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임을 주최할 때 어떤 와인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 손님 접대할 때는 어떻게 와인을 내놓아야 하는지까지 너무나 친절하게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11. 와인 잔을 들고 인생을 항해하는 법 - 실제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와인을 마셨는지 위험수위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마리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특별한 순간에 마신 와인이라면 그 기억을 평생 갖고 살게 되겠지요. 그만큼 특별한 순간일 테니까요. 독자의 상황과 형편에 따라 적절한 선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챕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와인은 어려웠습니다. 종류가 수를 셀 수 없는 지경이고, 가격도 제각각이며, 맛과 향도 저마다 다릅니다. 어울리는 음식(페어링)이 다르고, 어울리는 음악도 다릅니다. 비싼 돈을 주고 샀는데 엉망인 와인이라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습니다. 와인을 모른 채 마신다면 더 충분히 즐길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이 책을 독파한 후라면 와인이 더 이상 어렵지 않을 겁니다. 용기를 가지고 와인에 접근하게 될 것입니다. 자기만의 테이스팅 노트를 만들지도 모를 일입니다. 좋아하는 와인 목록을 만들거나, 새롭게 시도해 볼 와인을 추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짓궂은 질문일지도 모르는데, 책을 읽는 중에 책장을 덮으면서 진심 궁금한 질문이 생겼습니다. 요한복음 2장에 보면 예수께서 행하신 처음 이적(Sign)이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사건입니다(이 이적에는 그야말로 엄청난 비밀이 담겨 있는데, 여기서 다룰 내용은 아니니 건너뛰겠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저의 설교 영상으로 가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요점은 예수께서 만드신 와인을 맛본 사람은 그 와인을 극찬했습니다. "최고의 와인을 지금까지 두었노라"라고 말입니다.

저의 질문은 예수께서 만드신 와인은 어떤 맛이었을까? 하는 데 있습니다. 나중 하나님 나라에 가면 나의 사랑하는 예수님께 와인 한 잔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와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제 뒤로 줄을 서보시면 어떨까요? Lind Up!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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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칠해 봐! 세계사 하루 한 장 컬러링 지도책
샬럿 파머 지음, 이계순 옮김 / 풀빛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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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를 공부하는 데는 여러 가지 주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꼭 하나만 짚어 이야기하거나 주장할 수 없습니다. 나의 경우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역사를 통해 오늘을 더 잘 살아내고 내일을 조심스레 예상하기 위함입니다. 역사를 통해 사람의 마음의 작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역사의 방향을 조금은 가늠해 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나와 같은 생각을 요구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겠지요. 그럼에도 재밌는 놀이를 통해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과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세계에 어떤 굵직한 사건이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가치와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풀빛 출판사에서 이번에 출산한 [색칠해 봐! 세계사]는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책 사이즈가 큽니다. 빅 컬러링 북입니다. 책 겉장이 보여주듯 하루 한 장씩 자녀와 컬러링을 하며 각 나라를 탐험하듯 살펴보고 그들의 역사를 조금씩 엿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미리 해당 나라의 역사와 함께 색칠할 사건에 대해 공부하셔서 자녀와 색칠하면서 자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 주신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구성이 궁금하실 것 같아 책 전체 구조와 뼈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세계 지도 3

영국(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4

프랑스 5

스페인, 포르투갈 6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7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폴란드 8

이탈리아 9

그리스 10

터키, 시리아, 이스라엘, 이라크, 이란 11

러시아, 우크라이나 12

파키스탄, 인도, 스리랑카 13

몽골, 중국,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대한민국 14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15

일본 16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17

미국 18

멕시코, 쿠바, 파나마 19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칠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20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리비아, 서사하라, 말리, 니제르, 베냉, 가나, 라이베리아 21

이집트 22

남아프리카 공화국 23

연대표 24


얇은 책이지만 포함해야 할 필수적인 나라와 사건을 다 담아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저자 샬럿 파머의 역량과 수고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멋진 책을 출판해 주신 풀빛 출판사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겉표지를 보았다면 책의 내면 세상도 보아야겠지요. 어떤 모양인지, 어떻게 색칠할 수 있을지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도록 보여드리겠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과 인물 장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꼼꼼한 성격의 자녀라면 색깔별로 예쁘게 색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처럼 섬세하지 못한 성격의 자녀라면 스토리라인 중심으로 설명하면서 과감한 색칠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색칠하며 세상을 탐험한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으니까요. 색칠을 즐기던 중 더 관심이 가는 사건이나 장소가 있다면 다른 책을 통해 함께 찾아보거나 인터넷을 통해 사건과 나라와 인물을 톺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색칠해 봐! 세계사를 통해 다른 나라와 사건에 대해 호기심을 길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녀와 함께 하루 한 번씩 색칠하는 즐거움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함께 보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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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 문장
백건필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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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한 문장으로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

카피라이터 백건필은 마음을 사로잡고, 마음을 훔치는 한 문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100년 역사 속에서 검증된 카피라이팅 불변의 법칙 33가지를 소개하며 노력하고 공부한다면 얼마든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카피라이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훔치는 한 문장으로 매출 10배, 블로그 유입을 10배 이상 올릴 수 있다고 역설합니다. 이게 진짜라면 일단 이 책을 펼쳐 들고 꼼꼼하게 한 문장씩 씹어 먹듯 읽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당연히 서문부터 읽었습니다. 서문에서 처음 만난 문장은 나에게 무척이나 익숙한 사람의 강력한 한 문장이었습니다. 16세기 종교 개혁가 마틴 루터(Martin Luther)의 문장입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펜을 들어라."

마틴 루터의 강력한 카피는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해 주고도 남았습니다. 좋은 문장 하나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과 언어와 행동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잘 아는 것처럼 세상은 한 사람에 의해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가장 최근의 인물 하나를 꼽으라면 스마트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업이나, 영업, 블로그 운영에까지 결국 사람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클릭하고, 움직이게 하는데 힘은 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로 판가름 납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한 문장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블로그 제목을 정하고 보디를 채워나가며, 무언가를 공유하거나 설득하는 일도 어떤 헤드 카피를 만들어 내느냐로 승부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관심과 호기심을 끌지 못하면 클릭 자체를 하지 않으니까요. 멋진 카ㅍ로 매출을 10배로 끌어올리고, 조회 수를 높일 수 있다는 백건필의 주장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설득력 있는 주장입니다.


책의 구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펜을 들어라"라는 마틴 루터의 카피를 가져온 백건필이 펜을 들어 좋은 카피를 쓰게 하기 위해 만든 구조를 보면 이 책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1장. 마음을 훔치는 카피라이팅

2장. 핵심 가치: '누구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3장. 가치 제안: 확 꽂히는 헤드라인을 쓰는 6가지 유형

이 장의 6가지 유형은 간단히 소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책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할 뿐 아니라 제목만으로 얼마든지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제목, 이 신비한 공부

2) 이득을 약속하라

3) 신정보를 알려라

4) 비밀로 유혹하라

5) 한정으로 독촉하라

6) 공감으로 소통하라

7) 부정으로 뒤집어라

4장. 가치 입증: 고객을 설득하는 8단계 PERSUADE공식

이 부분도 간단한 설명으로 책의 흐름과 저자 백건필의 주장을 엿볼 수 있습니다.

1) Prolog: 호기심을 자극하라.

2) Exicting New: 깜짝 놀랄 만한 뉴스를 제공하라

3) Real Storytelling: 스토리텔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라

4) Suffering & Solution: 문제 및 해결책을 제시하라

5) Uniqeness: 다른 제품과의 차별점을 강조하라

6) Asking & Answer: 질문과 답변으로 의심을 제거하라

7) Demonstration: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하라

8) Enjoying: 즐거운 낙원을 보여주라

* 나의 호기심을 단박에 사로잡은 이야기는 이 챕터 끝에 부록처럼 붙어 있는 칼럼이었습니다. 저자 백건필은 역사상 최강의 카피라이터가 바로 "예수"라고 주장합니다. 예수의 가르침과 성경 말씀을 카피라이터 공식과 연결시켜 자신의 주장을 입증했습니다. 카피라이터에게 예수를 공부하고, 예수의 가르침을 주목해 보라는 그의 말이 무척이나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라 생각해 보니 예수의 가르침을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의 주장에 일정 부분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시면 무척 흥미롭다는 것과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실 것 같습니다. 카피라이터라면 예수를 주목하라! 이 말에 동의하게 될 것 같습니다.

5장. 행동 촉구: 즉시 결제하게 하는 7가지 CLOSING 기법

1) Coupon: 선물 제공

2) Limit: 혜택 제한

3) Option: 선택 비교

4) Strengthen: 가치 강화

5) Information: 결제 정보

6) Narrowing: 고객 한정

7) Guarantee: 환불 보증

* 이 부분은 인터넷이나 홈쇼핑에서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보는 순간 인터넷 쇼핑과 홈쇼핑이 떠올랐습니다. 저자 백건필의 주장을 이미 쇼핑몰에서는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있었고, 나와 같은 소비자는 그들의 전략에 알면서도 빨려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6장. 무조건 팔리는 12가지 설득 테크닉 (호기심을 위해 이 부분은 건너뛰겠습니다)

7장. 실제 카피라이팅 사례

앞서 4장에서 살펴본 PERSUADE공식을 실사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록: 카피라이팅 기초자료 질문지, 카피라이팅 체크리스트


한 문장을 잘 쓰고 싶어서 정철의 카피책과 댄 히스, 칩 히스의 공저 스틱(STICK)이란 책을 사서 읽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한 문장을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아직 반복해서 읽진 않았지만 필요하다 판단할 때면 해당 챕터를 펼쳐서 읽으며 도움을 받곤 했습니다. 백건필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 문장도 그와 같은 부류의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사업하시는 분,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 세일즈에 종사하시는 분,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이라면 가까이 두고 자주 읽어보시면 큰 도움을 받으실 것 같습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더 키우고 싶은 분도 가까이 두고 읽으시면서 시도하고 적용해 보시면 큰 유익을 얻을 것이라 판단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한 문장을 남기고 싶은 열망이 있는 분에게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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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한민 지음 / 부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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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어쩝니까. 나는 이 당연한 말이 점점 더 자랑스러워집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당당하게 한국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06년 처음 미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랩실에 가보니 많은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니 "SAMSUNG"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혼자 낄낄대는 저를 본 같이 일하던 미국인 학생 한 명이 왜 웃냐고 물어왔습니다.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야 너 이거 어느 나라 제품인 줄 아니? 이제 갓 20살을 조금 넘긴 그 남자 학생은 당연히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호라, 한국을 안단 말이지? 속으로 생각하고 쾌재를 불렀습니다. 뭔가 자랑스러움에 가슴이 웅장해지려는 찰나. "JAPAN"이라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습니다. 어찌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던지.

"SAMSUNG"은 한국 기업이라고 정정해 주었습니다. 믿질 않더군요. 한국에서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냐고 연신 물어왔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교실을 둘러보니 에어컨도 한국 제품이었습니다. 여기 있는 모든 전자제품 깡그리 한국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친구가 깜짝 놀라는 것이 더 기분 나빴습니다. 인터넷 속도가 느려터진 미국 학교 랩실에 대해 불평을 쏟아놓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영화를 다운로드하면서 바로 볼 수 있다고 침 튀겨가며 이야기했습니다. 한참 쏟아내고 나니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에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일본"이란 한 단어 때문에 이렇게나 열을 내야 하다니?? 내가 이렇게나 애국자였단 말인가?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괜히 일본이 더 얄미워졌습니다.





나는 일본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음, 솔직히 말하면 여러 번 일본 땅을 밟긴 했습니다. 나리타 공항 땅을 여러 차례 밟았지만 비행기 환승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영 틀린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 아는 이유지만 이상하게 일본에는 정이 잘 가지 않습니다. 하는 행동과 말을 보면 얄밉기 짝이 없습니다. 도대체 저들 머리에는 무엇이 들었기에 저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때론 짜증이 나기도 했습니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질 않나, 온갖 수작질을 통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려는 모습을 보면 화가 솟구쳐 올랐습니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그들을 보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습니다. 전쟁에 대한 책임을 껴안고 심각한, 정말 심각한 피해를 입은 나라와 국민에 대해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면 좀 좋으련만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지 않는 저들을 보면서 도무지 선진국이라 말할 수 없는 사고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레 독일과 비교할 수밖에 없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너희들은 안 되는 거야! 독일을 좀 보라고!!"

이런 배경 때문인지 일본과의 경쟁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일전이라면 축구는 반드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도 다르지 않습니다. 실력의 차이가 명백하지만 그래도 일본에는 지고 싶지 않고, 어떻게든 이겨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WORLD BASEBALL CLASSIC에서 일본을 이겼을 때의 쾌감이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습니다. 앞으로도 일본에 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가지 질문이 생겼습니다. 나는 일본을 얼마나 알까? 일본 사람의 정서를 얼마나 알까? 일본이란 나라와 그들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이해는 공감과는 분명 명백한 차이가 있습니다) 얼마나 노력했나? 그들을 알고 싶은 마음이나 이해하고픈 마음 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 번도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려는 마음조차 없었으니까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지피지기 백전 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일본과의 관계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일본을 더 깊이 알고 이해해야 일본과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일본을 알아야 합니다. 일본의 정서와 일본인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시대에 필요한 일일뿐 아니라 필연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일본과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만약 이 생각에 동의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나왔습니다. 문화심리학자 한민의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이란 책입니다.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란 사실이 있습니다. 작가 한민 씨가 일본 땅을 밟은 시간이 채 일주일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일본에 살아 보지도 않은 한민 씨가 일본이라는 나라와 그들의 정서를 깊고 넓게 무엇보다 정확하고 예리하게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긴 루스 베네딕트 역시 일본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채 일본이라는 나라를 정확하게 꿰뚫어 본 [국화와 칼]이란 책을 썼지요. 어쨌거나 기가 막힐 정도의 예리한 통찰로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파헤칠 뿐 아니라 그들의 심리까지 꿰뚫어 보여주었습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알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특별히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일본을 알 수 있었고, 나 역시 그들의 작품을 - 드래곤 볼, 슬램덩크, 북두신권, 무엇보다 미래소년 코난 등- 좋아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큰 틀에서 보면 무척 닮았을 뿐 아니라 같은 영역에 속합니다. 인종적으로도 닮았으며, 언어도 닮았습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대표적인 집단주의 문화권에 속하는 나라입니다. 한국 사람이나 일본인 모두 집단 내에서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닮은 구석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과 일본을 닮았다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큰 덩어리로 묶을 때 같은 범주에 들어갈 따름이지, 그 안에서는 너무나도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작가 한민은 이 부분을 놓치지 않을 뿐 아니라 집요하게 파고들어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극명하게 대조시킵니다.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나 한국과 일본이 다르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일본이란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공감하거나 그들이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왜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자도 이 부분을 크게 강조합니다. 아마도 일본 편에 섰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럴 마음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크게 와닿고 유익했던 점은 일본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내 이웃과 내 겨레와 내 나라를 이해할 수 있었던 점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차이를 설명하려니 당연히 우리나라의 특성, 우리나라 사람의 문화와 정서를 연구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자세하게 들여다보았고, 그 배경을 치밀하게 연구한 흔적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말의 어원을 찾아보기도 하고,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를 톺아보면서 우리의 정서와 문화를 진단했습니다. 이 부분이 오히려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고개가 끄덕여졌으며,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 먹방이 이렇게나 유행하는지, 쎈 언니가 왜 이렇게나 많은지, 온라인 게임을 왜 이렇게나 잘하는지, 왜 이렇게 우리는 떼창을 잘하며 떼창으로 내한 가수를 감동시키는지, 왜 욕을 이렇게나 많이 하는지, 왜 밤에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며 카페에 노트북을 놓고 화장실에 갈 수 있는지, 자녀를 양육하는 방식이 왜 이렇게나 독특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보는 이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주제가 넘쳐납니다. 갑질 VS 이지메, 정 VS 아마에, 선을 넘는 한국인 VS 선을 긋는 일본인, 화병 VS 대인공포증, 산으로 가는 자연인 VS 방으로 들어가는 히키코모리, 한을 품은 한국 귀신 VS 자리를 지키는 일본 귀신, 삼세판 씨름 VS 단판 스모, '날 넘고 가라' 한국의 스승 VS '나만 따라 해라' 일본의 스승, 분노하는 한국인 VS 혐오하는 일본인, 한국의 어울림 VS 일본의 와, 한국의 알다 VS 일본의 와카루까지....책의 세부 내용을 전부 다 기록하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화와 정서를 비교하는 일이 이렇게나 재밌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이렇게나 가까운 나라가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신기했습니다. 어쩌면 당연하다 생각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문화와 정서의 차이로 인해 이렇게나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한국인과 일본인의 심층 심리입니다. 말 그대로 한국인과 일본인의 심리를 톺아봅니다. 왜 우리에겐 이런 정서가 있고 문화가 생겨났는지, 왜 저들에겐 저런 정서가 있고 그런 문화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마지막 부분은 다소 학문적인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저자 한민의 역량과 지적 함량을 엿보기에 충분한 장이었습니다.




책을 마치면서 저자 한민은 한국을 종의 나라로 일본을 칼의 나라로 묘사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의 성격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

인플루언서' 즉 남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입니다.

한국인들은 누가 나를 무시하면 자존심이 상하고

내 마음을 몰라주면 화병이 납니다.

현실의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차이가 날 때

굉장한 불편감을 느끼고

그 차이를 메꾸려고 무섭게 노력하기도 하지만,

안되겠다 싶으면 허세로라도 자신의 영향력을 과장하죠.

특히 한국에 목소리 큰 사람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목소리가 큰 사람들과 크고 멀리까지 가는 소리를 내는 종,

따라서 종이야말로 모든 것을 자신의 세계 안에 아우르고 싶어하고 자신의 영향력이 주위에 널리 퍼지기를 원하는

한국인들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상징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과연 언제부터 이런 사람들이었을까요?....

일단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을 만든 시기가

최소 통일신라 시대고요.

이미 단군신화에 홍익인간(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우리가 이런 건 생각보다 오래전부터였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선은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369p


우리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일본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는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그야말로 탁월하며 압도적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를 더 깊숙하게 더 정확하게 더 바르게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강점이 무엇인지 알고,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을 최소화할 때 우리는 더 좋은 나라, 더 강한 나라, 더 매력적인 나라로 발돋움할 테니까요. 한걸음 더 나아가 일본이란 나라(개인적으로 참 정 안 가는 나라지만)를 더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강점을 알고, 약점을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그때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세상에서 그들을 존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무엇보다 그들을 더 잘 이해할 때 경쟁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그들을 이길 수 있을 테니까요.

다시 한번 외쳐 봅니다.

한국인답게 떼창으로 소리 질러 보면 더 좋겠지요

지피지기 백전 불태

(知彼知己百戰不殆)!!!!!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한민 작가의 브런치 글도 한 토막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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