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서 보여주듯 진짜 재미있고, 섹시하고, 똑똑하며 미친 와인 입문서입니다. 이렇게나 솔직하고 담백하게 와인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을 줄이야. 한국 저자가 아니기에 가능한 이야기까지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와인에 관해 알아야 할 핵심 정보만 쏙쏙 담았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소믈리에 수준을 요구하지도 않을뿐더러 그 수준의 어려운 이야기는 조금도 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한없이 가벼운 것만은 아닙니다. 와인에 대해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할 뿐 아니라 와인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용기까지 팍팍 불어넣어 주는 그야말로 신통방통한 와인 입문서입니다.
속살을 살짝 엿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와린이를 위한 와인 입문 용어 - 굳이 필록세라까지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와인에 대해 알아야 할 용어, 알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용어를 담아놓았습니다.
2. 와인은 수학이 아니다. - 와인에 대해 공식적으로 다가가길 거부합니다. 와인은 공식이 아니니까요. 와인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조금은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까지 얼마든지 옮겨갈 수 있습니다. 저자 마리사가 증인입니다.
3. 와인은 포도가 전부가 아니다. -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습니다. 이 부분이 궁금했었는데, 가려운 곳이 모두 해소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4. 건강을 생각한다면 와인의 성분에도 신경 쓰자. - 바이오다이내믹, 유기농, 내추럴 와인이 뭔지 알려드립니다. ㅊ무엇보다 저렴한 상업용 와인에는 쥐나 여우 등 동물 사체가 섞여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읔 이건 진심 충격,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5. 보고, 맡고, 맛을 느껴라. - 본격 와인 테이스팅. 와인은 세 번 마신다고 하죠. 먼저 눈으로 마시고(색깔), 두 번째 코로 마시고(와인의 놀라운 향기), 세 번째 입으로 마신다. 여기에 저자는 음악을 추가합니다. 저는 분위기도 추가하고 싶고, 함께 마시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가하고 싶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와인은 꽤나 근사하고 아름답고, 훌륭합니다.
6. 나만의 와인 테이스팅 노트 공개 - 저자 마리사는 자신의 와인 테이스팅 노트를 공개합니다. 읽는 이에게 가장 어울리는 와인이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도록 꼼꼼하고 세심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아름다운 부분입니다.
7. 와인 한잔하면서 세계 일주 -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는 10곳입니다(저자 마리사를 통해 알게 된 정보입니다). 와인은 산지에 따라 올드 월드와 뉴 월드가 있습니다. 올드 월드에 속한 와인은 유럽에서 생산한 것이며 뉴 월드 와인은 신대륙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생산한 와인입니다. 이 둘의 맛은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각 나라 와인을 시도해 본다면 소파에서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는 셈입니다.
8. 이케아 조립 설명서보다 쉬운 와인 라벨 읽기 - 와인 라벨. 진짜 어렵습니다. 봐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프랑스나 이태리 와인이라면 읽기조차 어렵습니다. 마리사는 라벨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줍니다.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라벨도 자신 있게, 쉽게 읽게 될 것입니다.
9. 와인 리스트를 정복하는 법 - 어떤 와인을 사양하는지 핵심 정보만 콕콕 집어 전달해 줍니다. 마리사의 가이드를 따라 와인을 구매하고 마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10. 와인의 진정한 즐거움 - 와인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마시는가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합니다. 말도 안 되는 말처럼 보이지만 근거까지 있다고 하니 일단 믿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임을 주최할 때 어떤 와인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 손님 접대할 때는 어떻게 와인을 내놓아야 하는지까지 너무나 친절하게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11. 와인 잔을 들고 인생을 항해하는 법 - 실제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와인을 마셨는지 위험수위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마리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특별한 순간에 마신 와인이라면 그 기억을 평생 갖고 살게 되겠지요. 그만큼 특별한 순간일 테니까요. 독자의 상황과 형편에 따라 적절한 선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챕터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