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만큼 복잡한 것이 또 있을까?
오래전 나의 누나가 심리학과에 입학했을 때입니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이 다들 한 마디씩 했습니다. "이제 그러면 네가 우리 심리를 다 꿰뚫어 보는 거야? 이제, 니 앞에서는 말조심해야겠다." 고작 대학교 1학년에 입학했을 따름인데 심리학과에 진학하면 사람 심리를 다 읽어내고,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다 꿰뚫어 보는 줄로 착각했습니다. 사람 마음이 얼마나 복잡한 줄 그땐 미처 몰랐던 거지요. 누나가 얼마나 당혹스러웠을지 지금 생각해 봐도 재밌습니다.
사람의 감정은 복잡하고, 미묘합니다. 때로는 눈에 보일 정도로 분명하고 단순해 보이기도 합니다. 미움이나 사랑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다는 사실을 보면 감정이라는 것이 무조건 숨어 있는 것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쉽게 읽을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종종 듣는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라는 말은 감정이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한지 가르쳐 줍니다. 감정, 참 어렵습니다.
복잡해 보이고 미묘한 감정,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빠져나가는 감정, 때로는 너무나 분명하게 드러나서 도무지 숨길 수 없는 감정 설명서가 있다면 어떨까요? 감정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하고, 이해하게 하는 길잡이와 같은 안내서가 있다면 어떨까요? 망설일 이유 없이 집어 들어 읽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에게 그 고마운 책이 찾아왔습니다. 한국 정신분석학회 회원, 국제 정신분석가로 활동 중이며, 정신건강의학 원장인 성유미 원장의 책 [감정이 아니라고 말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