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단순해지는 법이다."
사람은 태어나고 살아가다 죽음으로 삶을 마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생각하지 않거나, 굳이 외면하려 할 따름이지요. 세상에서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최대한 죽음을 뒤로 미루려 하고, 영생 불사를 꿈꾸지만 결국 사람은 죽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모든 사람은 죽음 앞에서 공평합니다.
목사로 살다 보면 죽음을 대면할 때가 많습니다. 장례예배를 인도하다 보면 가슴 절절한 순간을 많이 겪습니다. 참아보려 해도 눈물을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는 순간도 만납니다. 고인 앞에서 추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차치하고 목사로서 장례예배를 집례하기가 무척 괴롭고 어려운 순간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의 죽음을 대면하면서 언제부턴가 나의 마음에 떠오른 한 생각이 있습니다. 정갈한 문장으로 담아내고 싶으나 글줄이 짧아 잘되지 않더군요. 시간이 많이 흘러도 여전히 머리에서 맴돌 뿐 좋은 문장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나의 생각을 담은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과 생명이 떠나가는 순간은
사람에게 있어 가장 거룩한 순간이다."
"태어나고 떠나는 순간은 하늘과 땅이 연결되는 순간이다."
(에고... 어렵습니다.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란. 이래서 시인과 소설가가 그저 놀랍고 대단해 보일 따름입니다.)
장례지도사는 그 누구보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목격하고, 가장 많은 죽음을 목격하는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장례지도사, 흔히 염장이라 부르는 사람은 수많은 죽음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요? 노무현, 김영삼, 법정 스님, 이건희 등 대통령과 유명 인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장례지도사, 장례 명장 유재철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면 조금은 더 특별할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염장이라는 별칭을 가진 장례 명장 유재철의 시선에서 본 죽음과 삶,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에 관한 책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의 염장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