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뒤의 소년]은 우리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가슴 아픈 일이면서도 무척이나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을 대면하게 합니다. 어린아이들의 세상에서도 차별이 일어나고 있으며, 부끄럽게도 그 일을 부추기거나 모른 채 하는 어른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자국민 보호와 이익이라는 대의명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소리를 내는 우리의 자화상을 대면하게 합니다.
동시에 난민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끌어안고 싸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버림받은 사람, 어디에도 속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는 사람, 모든 것을 잃고 두려워하는 사람의 손을 붙잡는 사람,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 비록 작은 일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난민 문제'를 보게 합니다. 피부 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는 것만으로 서로를 차별하거나 괴롭히거나 밀어내는 것이 얼마나 비열하고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지 보여줍니다. 난민의 나와 똑같은 사람일 뿐 아니라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희망도 보여줍니다. 어린아이마저 자신을 희생하고, 대단한 모험의 길에 올라서서 친구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이 땅을 살아가는 어른에게도 함께 이 문제에 직면하자는 초대장을 건넵니다.
쉽고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맞서 싸워야 할 장벽이 있습니다. 지불해야 할 대가가 있습니다. 모든 아름답고 숭고한 일, 높고 깊은 길은 어렵습니다. 상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 후에 비로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법입니다. '난민 문제'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난민 문제 그 저변에 깔려 있는 '차별'을 극복해 나가는 일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고, 흘려야 할 땀과 쏟아야 할 수고를 아끼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이 철옹성 같은 장벽을 허물어뜨릴 것입니다. [교실 뒤의 소년]이 보여주고 들려준 이야기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