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분식집 초등 읽기대장
박현숙 외 지음, 김도아 그림 / 한솔수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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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 그 음식 분식.

초등학교 앞에도, 중고등학교 앞에도, 심지어 대학가에도, 먹자골목이라면 어느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곳 분식집. 대표적인 서민음식이자 전국 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식 분식. 그만큼 분식은 우리나라 사람이 애정 하는 음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우리 가족 역시 분식을 좋아합니다. 즐겨 찾는 분식집 사장님은 거의 매번 왜 이렇게 많이 사 가시냐고 물으시는데, 남김없이 싹싹 비워냅니다. 그것도 한 달에 두세 번은 분식으로 가족이 한 끼 식사를 하는 편이니 분식 사랑은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이런 나를 불쑥 찾아온 책이 있었으니 제목부터 관심을 사로잡는 [기묘한 분식집]입니다.




기묘한 분식집은 박현숙, 임지형, 정명섭, 최영희 네 명의 작가가 분식을 주제로 함께 만든 일종의 앤솔러지(Anthology)입니다. 네 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시선으로 분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으니 네 명의 작가도 분식을 좋아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만의 생각이긴 하지만요.

1장은 '신속한 AS를 기다립니다.' 2장은 '떡볶이와 쿨피스', 3장은 '마녀의 오뎅가게', 마지막 4장은 '내장도 주세요.'입니다. 성장소설답게 각 챕터의 주인공은 모두 어린이입니다. '신속한 AS를 기다립니다.'는 분식 가게를 운영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엄마와 아빠를 둔 장인이의 시선에서 본 세상입니다. 분식집 사장님 아들이면서 다른 분식집에서 일종(?)의 알바를 하는 장인이. 주인을 대신해서 잠깐 일하시는 마을 할머니를 도와 일하는 장인이는 눈에 불을 켜고 할머니를 찾아다니는 할아버지로부터 할머니를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수수께끼와 같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정체는 놀랍게도 장인이의 소원을 들어 줄 수 있는 분으로 드러납니다.

2장 '떡볶이와 쿨피스'는 떡볶이와 떡볶이의 영혼의 단짝이라 할 수 있는 쿨피스를 두고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플리마켓에 참가한 주인공 권이지는 경쟁자 서동준을 만나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벌입니다. 누가 만든 떡볶이가 더 많은 표를 얻는지를 놓고 말이죠. 그 결과에 따라 플리마켓에서 떡볶이를 판매할 자격을 얻게 됩니다.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떡볶이 배틀을 벌이는데...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 엉뚱한 방향에서 떡볶이의 영혼의 단짝 쿨피스가 등장하는데....


3장 '마녀의 오뎅 가게'는 산꼭대기에 있는 기묘한 분식집이 배경입니다. 세 명의 용감한 친구들은 기막힌 맛의 오뎅과 김밥을 자랑하는 산꼭대기 분식집을 향해 걷습니다. 주인장이 할머니라는 말도 있고, 아줌마라는 말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산꼭대기에 분식집이 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고, 그 분식집에 사람이 붐비는 것도 이해할 수 없어 일종의 모험을 감행합니다. 산으로 오르는 동안 세 친구는 까마귀 떼와 삵의 공격을 받습니다. 갑작스런 우박을 만나기도 하지요. 그 와중에 처음 보는 여자아이를 만나기도 하고요. 우여곡절 끝에 분식집에 도착한 아이들은 기막힌 오뎅과 김밥을 맛보는데... 그 아주머니와 딸의 정체는 서서히 드러납니다.

4장 '내장도 주세요'는 은여우 엄마와 인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은호아의 이야기입니다. 마을에 천년 묵은 여우 매구가 나타납니다. 매구는 사람을 홀려 잡아먹는 무서운 여우. 천년 묵은 여우 매구는 서른 살 먹은 불편한 마을 아저씨 남식이를 납치해 갔습니다. 매구의 냄새를 맡은 은호아는 남식을 구하기 위해 매구의 뒤를 쫓을 뿐 아니라 매구와 맞섭니다. 안타깝게도 은호아는 천년 묵은 여우 매구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은호아를 도운 것은 어린 동생 김루. 은호아는 김루와 힘을 합쳐 천년 묵은 무서운 여우 매구에 맞서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분식을 주제로 재미난 이야기가 네 편이나 들어 있습니다. 성장소설이라서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재미도 있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빙긋 미소 짓게 만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분식을 먹으면서 읽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반대일 수도 있겠지요.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분식이 땡기니까요.

분식 좋아하는 자녀와 함께 [기묘한 분식집]을 읽으며 분식을 즐기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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