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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된다는 것 - 데이터, 사이보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의식을 탐험하다
아닐 세스 지음, 장혜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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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마,

너 자신이 돼라"


종종 들었던 문장입니다. 저 또한 누군가에게 자주 하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누군가가 나에게 너 자신이 되라고 할 때면 참 멋진 말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참 어려운 말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했던 자신이 다른 사람을 향해 너 자신이 되라고 말하고 있으니 뭔가 역설적입니다.


생각이 이 지점에 이르니 더 궁금해집니다. 자신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이 되는 길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자신답게 사는 걸까요? 이 질문은 엄청나게 철학적이며 사색적인 질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매우 과학적인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내가 누구인가? 내가 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붙들고 대답을 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아부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뇌 과학자 아닐 세스입니다. 아닐 세스는 내가 된다는 것(Being You)라는 책에서 내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과한 대답을 "의식"에서 찾습니다.





아닐 세스는 천재적인 뇌 과학자 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의식을 찾아 탐구하는 그의 열정과 수고는 혀를 내두를만합니다. 실은 과학 언어가 많아서 읽는 동안 처음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닐 세스가 쉽게 쓰고 설명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나의 과학 상식과 지식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했을 따름이었습니다. 덕분에 과학 공부도 했다고 할까요.


1부는 의식의 수준이란 제목의 글입니다. 의식이 무엇인지 본격적인 탐구를 하기에 앞서 약간의 설명과 의식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를 주로 다룬 챕터입니다. 의식에 관심 있는 과학도라면 이 챕터에서부터 매료되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2부는 의식의 내용입니다. 이 챕터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튜브를 찾아보기도 하고, 보고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챕터에서 깨달았습니다.


3부는 자기(Self)입니다. 자기가 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심도 있게 다룬 챕터입니다. 섬망, 자기 예측, 동물 기계 되기(이런 연구와 실험이 있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물속의 물고기, 자유도라는 소제목을 달고 많은 뇌 과학 이야기를 만나는 챕터입니다.


4부는 또 다른 것들이란 이름의 챕터입니다. 인간 너머, 기계의 마음에 관한 아닐 세스의 생각을 모은 챕터입니다. 인공지능이나 기계도 의식을 가질 수 있을지 아닐 세스의 견해를 들어볼 수 있는 챕터입니다.





책을 시작하면서 강력한 문장을 만났습니다. 아닐 세스가 '의식'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던 문장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의 문장의 들어보시죠.


"의식이란 무엇인가?

의식이 있는 생물에게는 그 생물이 되는 것이란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무언가가 있다.

내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인지,

당신이 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양이나 돌고래가 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그 무엇이다." (27p.)


책의 끝자락에서도 의식에 관한 아닐 세스의 주장을 요약한 문장을 만났습니다. 이 방대한 연구의 끝에 아닐 세스가 의식에 관해 요약정리한 문장을 읽어보시죠.

"의식과 지능은 같지 않으며,

의식은 지능보다 살아 있다는 것과 더 관련이 있다.

지능이 많지 않아도

의식이 존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으로 지능도 의식 없이 존재할 수 있다." (309)





팔다리가 하나씩 떨어져 나가도 나는 나입니다. 건강해도 나이고, 심지어 아파도 나입니다. 알츠하이머나 기억 상실증을 앓는다면 어떨까요? 그때도 여전히 나는 나일까요? 아니면 나를 잃어버린 또 다른 나가 되는 걸까요? 의식에 관한 과학의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아직 명쾌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과학이 더 발전하고 의식이란 것에 감춰진 것을 모두 읽어낸다면(그런 날이 올지 오지 않을지 미지수지만) 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길이 더 활짝 열릴까요?


내가 된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와는 분명 구별된 존재로서의 인식이겠지만 나라는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과 환경과 긴밀하게 엮여 있기 때문에 결국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과 나고 자란 시대 배경과 내 안에 흘러들어온 인류 문화와 역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철학적인 질문을 한껏 끄집어내 준 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은 어렵습니다. 뇌와 의식에 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상태라면 읽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낸다면 뇌와 의식에 대해 나다움에 대해 더 무겁고 깊은 질문을 쏟아낼 가능성도 높습니다. 나 자신이 된다는 것에 대한 과학의 대답과 그 대답을 탐구하고 싶은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독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다소 수준 높은 독서를 요구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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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와 달라이 라마의 대화
수전 바우어-우.툽텐 진파 지음, 고영아 옮김 / 책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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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나요?



2019년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담에서 16살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 각국 정상을 향해 거침없이 쏟아낸 질문입니다. 질문이라기보다는 질책에 가깝다고 해야 하겠지요. 십 대 청소년으로부터 이런 질책을 받은 세계 각국 정상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아직 철이 없어서... 세상 물정 몰라서... 어린아이의 한 번의 외침으로... 아니면 뼈에 새겨야 할 다음 세대의 외침으로...


어떤 생각으로 들었는지 모르지만 그 후 세계 정상들이 보인 행보를 보면 철없는 청소년의 한 번의 외침으로 들은 모양입니다. 그렇게나 많은 과학자와 환경보호단체가 연구 결과를 지표로 내밀었지만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답답할 노릇입니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그들이 삶의 터전을 잃건 말건, 심지어 죽건 말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기후 변화라는 거대 담론에 참여하도록 우리의 마음과 생각과 시선을 잡아끄는 책을 만났습니다. 그레타 툰베리와 달라이 라마의 대화: 인간에게는 지구를 보호할 능력이 있다.라는 긴 제목의 책입니다.







책은 그레타 툰베리와 달라이 라마의 만남과 기후 환경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지구를 살리려는 그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동양과 서양 노인과 청소년이라는 극과 극에 있는 이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걸어가며 목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양극단에 있는 이 두 지도자는 세계 각국 정상에게 메시지를 보내 지구 온난화를 멈추는 일에 적극 참여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지금 이 세대뿐 아니라 앞으로 올 세대가 지구에서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책임감 있게 열어가자는 초대장입니다.






그레타 툰베리와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책의 저자 수전 바우어-우와 툽텐 진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기후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s)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기후 문제의 위기와 가능성에 대해 설명합니다. 기후 피드백 루프는 기후변화를 촉진하여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동시에 기후 피드백 루프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어떻게 열어갈 것인지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기후 피드백 루프가 어려운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의미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석연료로 지구는 점점 더 더워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온난화를 더 가속시킵니다. 이 과정을 되풀이하면 되돌릴 수 없는, 사람이 도무지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쉽게 설명한 기후 피드백 루프입니다.








기후 피드백 루프에는 크게 네 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첫 번째 영구 동토 피드백 루프입니다. 영구 동토층이 녹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동토층이 녹으면 걷잡을 수 없는 탄소와 메탄가스가 분출된다는 사실입니다. 녹고 있는 동토는 탄소를 쏟아내고 더 빨리 동토를 녹이며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다다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산림 피드백 루프입니다. 벌목과 산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아마존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탄소를 빨아들이고 흡수하는 산림이 사라지면 지구는 더 더워집니다. 지구가 더워지면 각종 해충과 산불로 산림은 더 파괴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대기 피드백 루프입니다. 대기로 올라간 수증기는 지구를 더 덥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차가운 제트기류는 점점 더 위축됩니다. 북극의 만년설이 빠르게 녹아내리고, 얼음이 사라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대기가 따뜻해지면 제트기류는 줄어들 뿐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며 이는 결국 지구를 더 덥게 만드는 결과를 가지고 옵니다.



네 번째는 반사율 피드백 루프입니다. 반사율 피드백 루프는 얼음, 눈과 직결된 기후 피드백 루프입니다. 얼음과 눈은 태양빛을 반사하여 대기 바깥으로 열을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눈이 적게 오고 빨리 녹거나, 얼음이 빨리 녹아내릴수록 반사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사율이 떨어지면 지구는 더 더워지고 지구가 더 더워지면 눈과 얼음이 녹아버려 반사율은 더 낮아집니다. 결국 지구는 더 더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네 가지 기후 피드백 루프는 지구가 얼마나 심각한 위기를 대면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끝없는 경제성장과 탐욕으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영구 동토 지역인 툰드라가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산림은 끝없이 벌목당하며 산불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기는 점점 더워지고 제트 기류는 심각한 수준으로 위축되었습니다. 눈과 얼음이 녹고 사라져서 반사율도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후 피드백 루프가 보여주는 지표는 공멸의 길입니다.



그레타 툰베리와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기후 피드백 루프를 이용하여 지구를 되살릴 수 있으며 그 길을 함께 걷자고 초대합니다. 나무를 많이 심고 녹지대 조림에 힘쓰자고 이야기합니다. 환경을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일에 공부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정원과 텃밭을 가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제안합니다. 자연에 귀 기울이고 함께 경탄하는 일에도 참여하자고 말합니다.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 피드백 루프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목소리를 내자고 말합니다.



오래된 삼림을 보호하는 단체, 복합적인 생물 다양성을 지닌 지역 보존을 위해 애쓰는 단체,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단체를 후원하자고 촉구합니다. 자신의 탄소발자국을 추적하고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소비행태를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공장형 축산 방식으로 생산된 축산품 소비를 중단하고 지역 농장과 밭에서 나온 식품을 소비하자고 제안합니다. 태양과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그런 기업에 투자하자고 말합니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이동 수단을 이용하자고 말합니다.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알려줍니다.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과 리사이클링을 실천하자고 말합니다. 정부의 공동 대응책을 요구하는 운동에 참여하자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기후 위기가 중대한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국가 원수와 정부 수장에게 투표하자고 주장합니다.








기후 위기가 심각합니다. 멸종된 동식물이 부지기수이며, 멸종을 눈앞에 둔 생명체도 적지 않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부른 처참한 결과입니다. 인간이 탐욕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이 탐욕은 인간을 집어삼킬 것입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기상학과 교수 케리 임마누엘의 말로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지구는 괜찮을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유감스럽게도 

많은 생물종이 사라지겠지요.

하지만 지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대멸종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요.

내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 인류의 미래입니다."







지속 가능한 지구는 아직 가능합니다. 기후 피드백 루프를 이해하고 지금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나무를 심고 돌보는 일, 전기를 아껴 쓰는 일,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일, 소비행태를 면밀히 따져보고 건강한 소비행태를 훈련하는 일, 가속되고 있는 기후 피드백 루프에 관해 목소리를 내는 일, 냉난방 온도를 조절하는 일, 친환경 기업과 단체를 후원하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를 보호할 능력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레타툰베리와달라이라마의대화
#환경
#지구
#기후위기 
#지구온난화 
#탄소중립
#나무를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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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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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코로나 걸렸어"

2020년 이 말을 뱉었던 아이가 있고

이 말을 들었던 부모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혐오를 받았고 기피 대상이 되었으며

격리조치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중에는

다시는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 둘이 아니라 수백, 수천, 수만의 사람이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2019년 1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가 퍼지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처음엔 일종의 감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엔 1월 말 경에 코로나가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 반대의 생각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2105년 메르스 사건을 겪었습니다. 그때의 혼란스러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코로나가 메르스처럼 확산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가 점점 확산되면서 메르스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중국 눈치 보느라 팬데믹 선언이 늦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습니다.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정황상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을 비난하고, 중국은 중국대로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졌습니다. 피해를 입은 여러 나라 사람은 중국인을 혐오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는 확산되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차를 타고, 배를 타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향해 퍼져갔습니다. 확진자가 없는 나라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사망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목숨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노년층이 많았습니다. 노년층이 많은 유럽, 그중에서도 이탈리아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나라였습니다. 미국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연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사망자 수도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가 정확하게 뭔지도 모르는 사이에 코로나는 세상을 잠식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의식 저 깊은 곳을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우한 감기라는 말에서부터 '대구(우리나라에서 처음 발병한 도시)'라는 이름까지 특정해 가며 일종의 혐오감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백신이 나왔습니다. 1~3차까지 접종하기도 했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거리 두기가 사라졌습니다.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그래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절대다수입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왔다는 뉴스는 없습니다. 좋은 치료제가 나오면 코로나는 풍토병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각 분야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세상을 바꾼 면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코로나가 가져다준 것은 속도입니다. 코로나는 삶의 속도, 무엇보다 변화의 속도를 앞당겼습니다. 비대면 활동과 회의가 일상이 되었고, 재택근무도 생활이 되었습니다. 온라인의 발전과 함께 메타버스를 눈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앞으로도 이 속도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가속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책의 구성을 보면서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시대상을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1부는 오랑에서 페스트가 발병한 사건입니다. 2부에서는 행정 당국의 미온적인 태도와 그로 인한 페스트 확산, 오랑 시민의 공포에 가까운 불안, 결국 도시 봉쇄가 나옵니다. 3부와 4부는 페스트로 인한 걷잡을 수 없는 인명 피해를 보여줍니다. 페스트를 퇴치하고 사람을 살리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과 희생의 장면입니다. 마지막 5부는 갑작스러운 페스트의 퇴각(?)과 새로운 삶의 시작을 담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참 닮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의 발생,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이번 코로나는 메르스라는 본보기가 있어서 적극적인 대처로 유명했습니다. 오죽하면 K 방역이란 말까지 나왔으니까요. 전 세계가 주목한 K 방역을 주도한 질본 당국에 찬사를 보냅니다. 반면 세계 보건당국의 미온적 태도는 꼭 꼬집고 싶습니다). 코로나의 확산과 공포, 수많은 인명 피해, 코로나와 싸우며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의료진의 눈물겨운 사투와 민초의 자발적 참여까지. 아직 5부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코로나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고, 우리는 새로운 일상(New Normal)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카뮈가 예언자는 아닐 텐데, 마치 예언자와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페스트를 읽는 내내 사람의 마음과 심리를 꿰뚫어 본 카뮈에게 놀랐습니다. 가끔 코로나의 치명률이 낮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반대로 코로나 치명률이 페스트처럼 높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소름 끼쳤습니다. 코로나가 발병한 도시는 오랑처럼 봉쇄되었을 것이며, 갑작스러운 생이별을 경험한 사람이 부지기수일 것입니다. 중국이나 대구,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혐오감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을 것이며, 인간의 이기심의 끝이 무엇일지 목격했을 것입니다.



그 반대 국면도 있습니다. 코로나가 심각했지만 우리는 제한된 일상을 살았습니다. 비대면으로 만나고, 서로를 그리워했습니다. 이 낯설고 당혹스러운 세상에서도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페스트를 읽으며 같은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봉쇄당한 오랑 시에 사는 사람들은 페스트가 생명을 집어삼키는 와중에도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셨습니다. 서로를 돌아보고 시신을 수습하고, 생명을 걸고 간호하기도 했습니다. 길고 긴 이 장면을 묘사한 대목을 읽으면서 사람이 위대한 이유를 발견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을 때리는 문장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 안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329p.)


인간은 희생자들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면 

싸우는 것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333p.)


페스트균은 절대로 죽거나 사라지지 않고 

수십 년간 가구와 옷가지 속에서 잠들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방,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 서류 안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가 

때가 되면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고자 

또다시 쥐들을 깨워서 행복한 도시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하고 그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는 사실. (402p.)







나는 페스트 환자입니다. 내 안에 페스트와 같은 죄가 늘 꿈틀거린다는 사실을 날마다 목격합니다. 때론 징그럽고 때론 숨이 턱턱 막히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살아내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랑 시에서 페스트로 생명을 잃은 수많은 시민이 바로 나이며, 그 속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이 바로 나이며, 어떻게든 페스트와 싸워보려는 사람 역시 나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우리 안에는 저마다의 페스트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워하고 시기하는 우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듯 탐욕에 시달리는 우리, 서로 죽이려고 눈에 불을 켠 우리는 저마다의 페스트균에 시달리는 증거로 볼 수 있겠지요. 도대체 언제쯤이면 이 페스트균이 퇴조할까요? 언제쯤이며 잦아들까요? 말도 안 되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우리 안에 페스트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도 올 것입니다. 페스트에서도 보여주듯 결국 사랑이 이기니까요.


페스트를 읽으며 나를 다시금 해석하고, 이 시대를 해석하며 아쉬운 마음과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삶에 대한 소망과 사람다운 삶에 대한 지도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꼭 읽어보아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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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세계 - 뇌과학자가 전하는 가장 단순한 운동의 경이로움
셰인 오마라 지음, 구희성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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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생각한 것만 가치가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


걷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해서 알려주는 니체의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처럼 걷는 생명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직립보행.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치타처럼 빠르게 뛰지 못하지만 지구력 하나만큼은 세상 그 어떤 생명체도 범접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직립보행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걷기는 사람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적인 연구로 결과를 걷기가 주는 유익이 무엇인지 검증하고, 걷기라는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걷기라는 행위가 왜 이렇게나 인간적인 행위인지 소개하고 보여주는 멋진 책이 나왔습니다. 셰인 오마라의 [걷기의 세계]입니다









사람은 걷습니다. 직립보행하는 유일한 생명체입니다. 직립보행을 하니 두 손이 자유롭습니다.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두 팔로도 엄청난 전투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먹으로만 싸우는 복싱을 생각해 보십시오. 주먹으로만 싸운다면 복싱을 이길 수 있는 무술은 없다고 보아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직립보행이 가져다준 결과 중 하나입니다. 직립보행이라는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익히는 것이 이렇게나 어려운 일인 줄 몰랐습니다. 아기가 태어나 얼마나 넘어지는지 그 숫자를 헤아려 보면 직립보행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이 리드미컬은 움직임을 익히고 나면 두 손은 물론이거니와 두 발도 상당한 자유를 얻습니다. 정말 대단한 운동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걷는 행위는 근력을 강화시켜줍니다. 당연히 뇌를 자극하고 건강한 뇌를 가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걸으면 감정적으로 순화될 뿐 아니라 창의력이 솟구쳐 오르기도 합니다. 니체가 걸으면서 생각한 것만 가치가 있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걷기는 속도가 빠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걸으면서 주변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시각적인 자극이 크다는 뜻이지요. 당연히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놀라운 것은 사람의 뇌에 GPS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걸으면서 자신이 어디쯤에 있는지 어느 정도 인지한다는 뜻입니다. 시각 장애인이 길을 정확하게 찾는 것을 생각해 보시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제 눈을 가리고 걷게 하고 특정한 곳을 찾아가게 하고 심지어 어느 곳으로 갔다고 처음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오게 해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사람에게 있다고 합니다. 후덜덜한 능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치 연어의 회귀본능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유학 시절 쉬는 시간에 학생과 함께 걷는 교수님을 만나고 배운 적이 있습니다. 수업하면 생긴 질문을 쉬는 시간에 던지면 늘 함께 걷자고 하셨습니다. 느릿한 걸음으로 주변을 한 바퀴 걸으며 질문하고 대답을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질문을 질문으로 받기도 하셨지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때 무슨 질문하고 무슨 대답을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한 가지 기억하는 것, 아마도 평생 잊기 힘든 기억은 함께 걸었다는 그 자체입니다.



책에서도 걷기의 사회성이란 챕터가 있습니다. 걷는다는 것 자체가 혼자의 일이기도 하지만 함께 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실제 이 문장이 책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걷기라는 행위가 인간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챕터였습니다. 이 챕터를 읽다 보니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걷고 싶고, 아들딸과 함께 걷고 싶은 마음이 활활 타올랐습니다.









다른 책과는 달리 이 책은 앉아서가 아니라 서서 걸으면서 읽었습니다.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걸으면서 읽어서인지 머리에 쏙쏙 박히는 기분이었습니다. 걷는 것이 이렇게나 행복한 지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아들딸 연인의 손을 잡고 걸어보고 싶은 마음까지 자라나게 해주었습니다. 직장동료와도 종종 함께 걸으며 담소를 나눈다면 일터 분위기도 사뭇 다르게 바꾸어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일종의 기대감마저 갖게 해주었습니다.


나는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 성경을 보면 종종 "하나님과 함께 걷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예수께서도 제자들과 함께 걸으셨고 그 장면을 복음서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걸으신 예수를 생각하니 "예수께서도 걷기의 힘을 잘 알고 계셨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분과 함께 걷고 싶다는 마음이 돋아난 것은 감출 수 없는 비밀이고요.








어지간해서는 잘 걷지 않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저처럼 사무실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는 사람은 더더욱 걷지 않으려는 시대인 것 같기도 하고요. 걷지 않고 걷지 않으려고 하고 웬만해서는 걷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것은 아닐까요? 반대로 함께 걷고, 자주 걷고, 더 많이 걸어 다닌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지금보다는 더 나은 곳이 되지 않을까? 조금 더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사람을 더 많이 이해하고 갈등과 분열된 이 땅 대한민국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지 않을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저자 셰인 오마라는 매일 만보 이상 걸으려고 애쓰고 14,000 이상 걸으면 만족해한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로 매일 걸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장에 일어나 산책부터 하고 와야겠습니다. [걷기의 세계]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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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는 기도동행 31 김석년 쉬지 않는 기도 시리즈
김석년 지음 / 샘솟는기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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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말고 기도하라" - 사도 바울

성경을 읽다 보면 적잖이 황당한 구절을 만나곤 합니다. 대표적인 구절 중 하나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데살로니가 전서 5:16~18)라는 말씀입니다.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항상 기도할 수 있지?"

"마음은 원하지만 실제로 항상 기도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나님이 말씀하셨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저의 마음에 밀려드는 생각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 그러나 나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늘 들곤 합니다. 저의 이런 생각을 알고 계셨는지 이 문제를 직접 다룬 책이 나왔습니다. 샘솟는 기쁨에서 출간한 존경하는 김석년 목사님의 책 [쉬지 않는 기도 동행 31]입니다.




김석년 목사님께서도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이 마음에 걸리셨나 봅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고 훈련했기 때문에 이 주제로 책을 내셨을 테니까요. 책을 펼쳐보면 목사님의 고민이 여기저기서 뚝뚝 떨어지는 기분입니다. 쉬지 않고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목사님은 정시 기도, 항시기도, 일상기도라는 범주로 나누어 기도에 접근하십니다.

정시 기도는 말 그대로 정해진 시간에 나의 마음과 생각을 하나님께 고정하는 기도입니다. 항시기도는 때마다 시마다 떠오를 때마다 끊임없이 하나님을 부르고 하나님께 말을 걸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일종의 대화입니다. 일상기도는 밥 먹고, 일하고, 사람 만나고, 쉬고, 죄짓고 사는 모든 일상에서 일상의 사건들을 기도로 바꾸는 것입니다. 정시 기도, 항시기도, 일상기도 드리는 것을 연습하고 훈련한다면 누구라도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특히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으로 기도하라고 가르치신 부분이 마음에 쏙 와닿았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주문처럼 의미 없이 외우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주의해서 사용하며 기도에 젖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에 담긴 깊고 넓은 의미를 떠올리며 기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십계명을 기도로 가져와서 때마다 읊조리는 것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계명을 기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유혹과 시험에서 이길 수 있는 큰 힘이요 자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의 속살은 김석년 목사님의 기도가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기도의 스펙트럼도 얼마나 넓고 섬세한지 나라와 민족을 끌어안은 목회자의 마음을 엿보게 합니다. 동시에 더불어 교회로 지어져가고 있는 성도를 향한 기도와 목사님 자신을 향한 솔직한 회개의 기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곳곳에 기도의 거장이라 부를 수 있는 믿음의 선배들의 기도가 포진되어 있는 점도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목사님의 기도를 따라 읽어보고, 기도의 거장이 드린 기도를 따라 읽으면서 기도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책 사이즈도 작아서 들고 다니면서 필요에 따라 읽으며 정시 기도 항시기도 일상기도를 연습할 수 있다는 점에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이 지점에서 편집에 진심을 보여주신 출판사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마음에 가장 와닿았을 뿐 아니라 여운으로 남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이 깨끗하게 씻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오늘 하루만 해도 얼마나 많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했는지 모릅니다. 입술로 생각으로 마음으로 품은 것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깨끗하고 바르지 않다는 점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좋은 책을 읽으면 마음이 부요해집니다. 하물며 기도에 관한 책이니 그 부요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을 깨끗하고 정결하게 만들어주고, 나의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께로 이끌어주는 작고 가볍지만 크고 무거운 책이라 생각합니다. 기도에 목마른 많은 목회자와 성도, 어떻게 기도하면 좋을지 몰라 기도를 배우고 싶으신 분이 곁에 두고 읽으시면 더없이 좋을 책입니다. 기도를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도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기도의 깊이를 더 깊게 만들어줄 귀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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