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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는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낙뢰를 보았다. 바로 앞에서 떨어졌다. 그런 일은 그 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바닥에 남은 자국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했다. 한쪽 끝이올라간 작은 입처럼 생겼었지.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지워질 줄 알았는데 지워지지 않았다. 홀린 듯 그걸 들여다보았다. 옆에 누가 있었던 것도 같았다. 그게 전부였고 다른것은 기억나지 않았다. dd와 말하고 dd와 우산을 쓰고 집까지 걸었다는데 그 기억이 선에게는 없었다. d는 후회했다. 자기가 잘못해 그 기억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몇번이고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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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
내가 알지 못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존재하는 단어를 통해
문화나 생각도 알 수 있다

보통의 언어들 책을 읽다가
영어로 <애교>라는 말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단어라고 했다)
‘언어‘, ‘단어‘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때에
이 책을 보게되어서 그냥 눈으로만 읽는 게 아니라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짧은 그림책인데
그림이 예쁘다

예쁜 언어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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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건 이미 다 말해졌다. 다만 아직 말하지 않은 사람이 남았을 뿐이다.
(카를 발렌턴)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음을 밝히는 횃불이다.

세 가지 일화면 한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데 충분하다 - P11

철학은 자연과학과 신학 사이에 있는 학문이야. 과학자들은 알기를 원하고, 신학자들은 믿기를 원하고, 철학자들은 안다고 믿어.
- P13

이 세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신을 연구하지. 신학자들은 기도 속에서 성스러운 정신(성령)을찾으려 하고, 과학자들은 실험을 하면서 정신을 헤아리고, 측정하고, 무게를 달아. 철학자들은 시대정신을 비판하지.

- P13

철학을 한다는 건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는 거야 - P13

철학자들이 쓴 두툼한 책들을 책장에 보관해 장식하고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을 실제로 읽는 경우는 드물어. 보통 사람들이 읽기에는 복잡한 기계의 사용설명서만큼이나 어렵게 느껴지거든.
- P15

철학자는 세상 물정에 어두워.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관심이 없고, 사물과 인간의 본질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야.
- P15

철학자는 잘 웃지 않어. 그리스어로 철학자를 뜻하는필로소포스(Philosophos)는 지혜나 (Sophos)을 사랑하는(Philo-) 사람이고,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야.
- P15

오랜 잠에서 깨어난 인류는 놀라움에 세상을 둘러보기 시작했어.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찾으려 했고,
그로써 철학적인 사고가 탄생했어.
- P19

탈레스 -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 P20

탈레스는평소에 태양과 달,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느라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많았어. 그러다가 어느 날은 우물에 빠진 적도 있었지. 마침 그 모습을 본 하녀는 하늘의이치를 알려는 사람이 정작 자기 발밑에 있는 것은 보지 못한다며 탈레스를 흉보고 돌아다녔대.
- P21

그런데 당시 사람들은 탈레스의 지식이 인간이 풍족하게 살아가게 하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를 ‘가난한 철학자‘라고 비웃었어. 그러자 탈레스는 자신이 사업가로서도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증명해 보였어.  - P22

어머니가 다시 왜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비로소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대답했어.
- P23

탈레스는 누가 어떤 질문을 하든 그 대답을 이미 준비한 사람 같았어. 그러다 보니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그의 조언을 구했어.  - P23

그는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고, 가장 쉬운 일이 남에게 충고하는 거라고 했어 - P24

만물은 영원한 순환의 지배를 받는다. 세상은 비극적인 대립이다. 탄생과 죽음, 생성과 소멸.…. 왜 그럴까?
- P24

아낙시만드로스- 죽음은 자리를 내주는 것이다 - P25

그밖에 아낙시만드로스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별로 없어. 다만 스승 탈레스가 죽었을 때 그가 제기했던 절박한 질문들을 떠올렸다고 해. 왜 만물은 덧없을까? 왜 생명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을까? 왜 만물은 생성되고 소멸될까? 왜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을까?
- P26

만물이 죽는 이유는 새로운 것에 자리를 내주기 위해서다. 만물이 계속 살아 있다면 창조적인 것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 P27

그즈음 파르메니데스의 책을 읽은 소크라테스는 그내용을 이해하려면 책 속에 깊이 파묻혀야 한다고 말했대. 그러자 파르메니데스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더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고 자신의 사상을 시(詩)로 썼어. 그러고는 그것을 노래하고 낭송하는 것을 좋아했어.
- P29

피타고라스는 극단적으로 대립된 두 분야인 수학과 신학을 아무렇지 않게 결합시켰어. 피타고라스가 생각하는 신은아마 수학자였던 것 같아. 그는 세계는 오직 수로 이루어졌고 만물의 근원은 수라고 했어. 어쩌면 오늘날의 세계는 그가 말한 상태와 무척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을거야. 디지털 세계에서는 모든 그림과 음악, 영화, 책,
문서, 연설, 편지가 오직 숫자 0과 1로만 이루어지거든.
- P33

생각하는 것이 느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세계는감각적으로는 경험할 수 없고 오직 지성으로만 이해할수 있다. 지적인 피타고라스는 이렇게 말했어.  - P33

고 칭했어. 피타고라스 이전의 모든 철학자들은 단순히필로소포스(Philosophos), 즉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오늘날 우리에게는 피타고라스가 만든 공동체가 비밀스런 종교 단체처럼 무척 이상하게 보일 거야.  - P34

피타고라스는 자신을 반은 신이고 반은 인간인 존재로 생각했어. 그는 이렇게 말했어. 세상에는 인간과 신들이 있고, 피타고라스 같은 존재가 있다. 그는 최초로 자신을소포스(Sophos), 즉 현자라고 불렸거든
- P34

헤라클레이토스는 그러한 대립의 뒷면에는 내적인 조화와 창조적인 힘이 작용한다고 믿었어. 대립과 갈등을 통일시키고, 다양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근본 원칙이존재한다고 믿었어.
- P40

우리는 우리 몸을 가꾸고 돈을 버는 일에 신경을 덜써야 한다. 그보다 중요한 건 우리의 영혼이다.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의 질문에 답을 주는 스승이 아니었어. 반대로 긴 토론 끝에 해답을달라고 요청하면 그저 어깨를 으쓱하며 이렇게 말했어.
신은 나에게 출산을 도우라고 했을 뿐 내게 출산하는능력을 주지는 않았다.  - P45

소크라테스는 올바른 생각에서 올바른행동이 나온다고 확신했어. 그래서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에게는 그것이 마음의 확신이었어.
- P45

‘모든 이론은 회색‘이라는 말이 있어. 삶과 유리된 이론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야. 플라톤은 ‘플라토닉 러브‘
로 지칭되는 순수한 정신적 사랑을 추구했어.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자식을 낳은 적도 없었어.
- P49

소피스트(Sophist)는 그리스어로 ‘지혜로운 자‘를 뜻하는 말인데, 아테네를 중심으로 보수를 받고 젊은이들에게 수사학과 웅변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가르친 사람들이었어. 이들은 보편타당한 진리에 대해 의구심을가졌고, 추상적인 존재나 세계보다는 인간이 중심이 되는 경험 세계를 중요하게 생각했어.  - P50

데모크리토스는 유머를 아는 사람이었고, 영혼의 쾌활함을 가진 사람이었어. 그래서 웃는 철학자로 불리게되었지.
그런데 무뚝뚝한 플라톤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데모크리토스를 미워했고, 심지어는 그의 책들을 모두 사들여 불태워버릴 생각까지 했대.  - P55

에피쿠로스에게 철학은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을주는 것이었어. 그는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수학과논리학을 배울 필요는 없고, 누구나 건강한 이성만 있으면 철학자가 될 수 있다고 했어. 그러면서 모든 인간에게 철학적으로 생각하라고 요구했어, 영혼의 건강을돌보는 데 너무 이르거나 늦은 때는 없기 때문이라고했어.
- P67

제논은 우연을 믿지 않았어. 그래서 자신이 젊은 상인이었을 때 겪은 난파도 놀라운 신의 섭리로 이해했어. 그는 자연의 만물에 깊은 의미와 목적이 내재해 있다고 믿었어. 심지어는 빈대까지도 유익한 점이 있다고했는데, 이른 아침이면 빈대가 그를 물어서 침대에서일으켜 세우기 때문이랬어.
그는 다음과 같은 엄격한 결론을 내렸어. 인간은 냉정하고 의연하게 운명을 견뎌야 하고 공동체에 헌신해야 한다.
- P71

신전이 귀중하거나 성스러운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 건축 장인이나 기술자들의 손으로 만든 그 무엇도 특별히 귀중하거나 성스러울 수는 없다.
그는 각 개인이 ‘자발적으로‘ 신적인 질서에 순응해야 한다고 요구했어. 내적으로 자유롭고 자신의 이성에따라 행동하는 인간만이 자유롭다고 생각했거든.
- P72

현재는 영원의 한순간일 뿐이다.
- P73

아우렐리우스 황제뿐 아니라 노예 출신이었다가 네로 황제에 의해 자유 신분이 된 에픽테토스도 스토아학파였고 제논의 신봉자였어. 그는 《도덕에 관한 작은 책》에서 이렇게 말했어.

세상의 일들이 네가 원하는 대로 일어나길 바라지 말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그대로 일어나길 바라라.
그러면 네 삶이 즐겁게 흘러갈 것이다.
- P73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부당한 일을 저지른다.
- P73

세상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은 어리석다. 
세상은 거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 P73

이런 아우구스티누스에게도 인간이 살고 있는 ‘시간에 대한 물음은 무척 어려웠어. 그에게 신은 시간을초월한 존재였고 영원한 현재였거든. 아무도 나에게 묻지 않았을 때는 나는 시간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시간을 설명하려고 하면 나는 모르게 되고 만다.
- P84

그래서 그는 이런 결론을 내렸어. 시간은 인간의 정신 속에만 존재한다. 과거는 기억으로만 존재하고, 미래는 기다려야만 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와 미래의시간 개념은 오직 현재 속에만 존재한다.
- P84

나는 이해하기 위해서 믿는다 - P87

니콜라우스 쿠사누스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과도기의 인물이었어. 지구가 움직인다고 확신했고, 신을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서 수없이 노력했지만 그렇게할 수 없었어. 

그래서 결국 그것을 포기하는 대신에 아는 무지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어. 인간은 신이 초월적이고 무한한 존재라는 사실은 알지만, 인간의 이성으로는 그러한 신의 본질을 온전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뜻이야.
- P97

몽테뉴는 판사이자 시장이었고 고대 철학자들의 책을 읽었어. 그런데도 이렇게 주장했어. 인간의 가장 치명적인 병은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P103

몽테뉴의 대표적인 저서는 107장으로 구성된 《수상록》인데, 세계와 인간, 역사에 관한 비판과 성찰을 정해진 관점이나 체계없이 감상문 형식으로 써내려간 책이야.  - P104

몽테뉴는 특히중용의 미덕을 강조했고 다음과 같이 말했어. 인생은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다. 그것은 네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선도 되고 악도 된다.
- P104

그 결과 데카르트는 인간을 뇌의 골윗샘에 영혼이있는 기계로 보았어. 데카르트의 이런 인간상은 인공 지능과 로봇의 시대인 오늘날에 더 와닿을지도 모르겠어.
- P108

그는 동물이 물리적 법칙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자동기계라고 했어.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으니 감정도 의식도 없다고 여긴 거야. 당연히 생각도 할 수가 없고 태엽을 감으면 움직이는 시계처럼 작동한다고 했어.  - P108

모든 것에 대해서는 의심할 수 있지만 의심하고 있는 자기 자신만큼은 분명했으니까 말이야. 거기서 그의 유명한 명제가 나왔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의심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그 어떤회의론자도 이 분명한 사실을 뒤집을 수 있는 논거는없었어.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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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바라사나

원래 그들은(혹은 사람들은) 서로 존경한다‘라는 의미의 동사입니다.
더 나아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늘 통한다‘라는 의미도 나타내요.
지금은 옆에 없지만 느낄 수 있다.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면 말이지요.

세상에는 약 7,000가지의 언어가 존재합니다. 여러분은 얼마나많은 언어를 알고 있나요. 사용 규모가 큰‘ 언어와 작은 언어는 있지만 우월한 언어와 열등한 언어가 있는 건 아닙니다. 

언어는 저마다의세상을 내다보기 위한 독특한 창문입니다. 어느 하나도 같은 창문이없으며 이를 통해 삼라만상을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동등한 가치를 지닙니다.

루루흐

농사는 자연과의 대화.
열심히 한다고 언제나 결실이 약속되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풍작은누구에게나 기쁨을 주고, 웃음 짓게 합니다.
와, 올해는 옥수수가 ‘루루흐‘로구나!

샤타 슈 마유

직역하면 ‘개구리가 달을 삼키는 것.
다양한 동물이 세계 각지에서일식이나 월식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징포어 세계에서는 개구리가 범인이에요.

히라이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누군가가 말했지요.
이제는 닿을 수 없다는 그리움이 애달프기에그토록 잊기 힘들어지는 걸까요.

망파

"망파(좋은 꿈 꿔)!"
밤에 헤어질 때 나누는 인사입니다.
흔한 좋은 밤 보내라는 인사보다 한결 근사해 보입니다.
또 만나. 좋은 꿈에서 보자.

마라마라크

빈둥거리는 모양 혹은 탐식하는 모양.
해서는 안 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라마라크 하고 말지요.
일요일 아침에는 아버지가 집에서 마라마라크,
오후에는 푸드 코트에서 아이들이 마라마라크.

볼트가이

직역하면 있는 그대로 두어라.
초원 가까운 곳에서는안장을 얹지 않은‘이라는 의미를 지닌 형용사나 부사로도 쓰여요.
말 위에서 생활하는 민족은안장을 얹는 행위로 말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말을 타고 한평생을 달립니다.

시마나

내리고 있는 눈, 쌓인 눈, 나무에 내려앉은 눈, 녹기 시작한 눈우일타족은 눈을 세세하게 구별합니다.
한 해의 절반이 눈과 얼음으로 덮이는 세계에서오랜 세월 생활한 만큼 눈을 구별하는 일은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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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다는 말을 소리 내는 것만으로도 해를 바라볼 때 시큰한 눈의 느낌이 떠오르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오히려 눈물을 참는 게 아니라 흘려야 할 때 흘려주는 거다’

감정이 탄생하는 순간을 상상해보면 단어의 속성이 더 와 닿는 경우가 많다. 어떤 감정은 아래에서 위로 나무처럼 자라고, 또 어떤 감정은 위에서 아래로 비처럼 내린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아래, 위로 다르게 탄생하는 감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사랑과 행복은 비처럼 내려오는 감정들이다. 나의 의지로써가 아니라 누군가 갑자기 연 커튼 너머 햇살처럼 쏟아져 내린다

외동딸, 외동아들에 붙는 ‘외’자가 앞에 붙는 말이다. 즉 ‘혼자’, ‘하나 됨’을 표현한다. 그러나 인간은 사실, 당연히 외롭다. 외로움이라는 말이 가진 서러운 감정을 차치하고서 말이다

나에게 외로움은 반드시 채워져야 하는 결핍이 아니다. 오히려 오롯이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감정이다

기억’은 ‘추억’에 비해 감정이 덜 관여돼 있다.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은 있지만, ‘나쁜 추억’은 아귀가 틀어져 있는 말이다. 따라서 ‘추억’은 ‘좋은, 아름다운’ 같은 수식어를 생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추억이 인화되어 액자에 넣어진 사진이라면, 기억은 잘려져 나온 디지털 사진이다. 잘리기 전의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확대해서 들여다보면 몰랐던 것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모든 추억은 결국 기억의 흔적이

자존감은 근육 같은 거예요. 한 번 높아지면 계속 높아져 있는 게 아니죠. 그냥 높아질 때도 있고 낮아질 때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근육처럼 키워야 해요. 가끔 약해졌을 때는 또 쉬었다가, 다시 운동해서 키우고, 그렇게 반복하는 거죠

우리 서로 마주친다면, 다정하게 서로의 자라지 못한 부분을 안아주기로 하자.

나이 듦에는 분명 혐오감이 팽배한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대개의 어린이들은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받는다. 사실 그때는 ‘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뭐가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흐릿하다

마음이 하는 모든 일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이끌 듯 꿈도 그렇다.

유난스럽다
그건 당신이 특별하다는 뜻

수많은 무안한 순간들에도 불구하고, 내면의 유난스러움을 지켜준 나에게 새삼 고맙다. 보통 유난스러운 게 아닌 덕이었는지, 수치심에 취약한 나임에도 불구하고 꺾이질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나의 성향이 결국, 작사가가 되는 데 큰 몫을 했을 테니 말이다. 생각건대, 유난스럽다고 지적받은 적이 있다면 그 부분이 바로 당신을 빛나게 해줄 무언가일 것이다

명상을 할 때 호흡에 집중하는 것을 초보에게 권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 즉 완벽히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일 중에 호흡이 대표적이기 때문이란다

나의 인생을 극으로 본다면 작가는 나고 주인공도 나다. 작가가 위기에 빠진 주인공 곁에 같이 앉아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하고 발을 동동 굴러선 안 되는 법이다

나는 세상은 방구석에서 뭐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 모든 걸 바치는 덕후들과 무리에서 늘 튀어가며 소리쳐준 나대는 이들로 인해 변해왔다고 믿는 사람이다.

우리는 각자 고유한 ‘나’임에 틀림없지만, 세포분열을 하듯 수많은 상황 속에 각기 다른 ‘역할’로도 존재한다

겁이 많은 자들은 지켜야 하는 것들의 가치를 아는 자들이다. 또 자신과 얽힌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일에 대한 신중함이 있는 자들이다.

사람은 본인 고유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특별한 나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늘 말하곤 한다. 그러고는 정작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본능적으로 배척한다.

이것은 낯선 생명체를 거부하는 동물적인 본능에서 기인한 습성이겠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그 본능을 이성으로 거를 수 있어야 함에도, 자주 그러기를 실패한다. 그리고 반짝이는 그 특별한 사람을 성의 없는 한 마디로 정의해버린다. ‘이상하다!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어봐야 우리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질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서 내 언어의 나이 듦을 인정하던 순간은 유쾌하지 않았다

인간은 안정된 삶을 누리기 위해 오늘을 포기하는 동시에, 그 안정이 오면 회의감을 느낀다. 나는 내심 쳇바퀴같이 돌아가는 스케줄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내가 어딘가 잘못된 것만 같아서 이런 말을 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이 쳇바퀴가 문득문득 숨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건 언젠가 깨달은 이 생각이다.

‘나는 이 쳇바퀴를 만들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았다.’"

특별한 하루라는 것은 평범한 하루들 틈에서 반짝 존재할 때 비로소 특별하다. 매일이 특별할 수는 없다. 거대하게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 있어야지만, 잠시 그곳을 벗어날 때의 짜릿함도 누릴 수 있다. 마치 월요일 없이 기다려지는 금요일이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자존심이 꺾이지 않으려 버티는 막대기 같은 거라면, 자존감은 꺾이고 말고부터 자유로운 유연한 무엇이다

내가 생각하는 스스로가 대견한 순간은 굉장히 작은 것들이다

이 정도는 당연하다 생각해서 스스로를 칭찬해주지 않았던 깨알같은 장면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고요히 자신을 토닥여주는 습관을 가져보자

‘아, 내가 연애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어떤 문제가 연애를 통해 지속해서 같은 문제로 발현되고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달콤하고 좋아서가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자기의 내면을, 방치되어 있던 모습들을 다 끄집어낼 수 있는 행위가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에요.

"탱고는 실수가 나서 발이 엉키거나 스텝이 꼬이는 것, 그것조차도 탱고다."

그러니까 연애에 실패하신 모든 분들, 그것조차 다음 사랑이 시작되는 하나의 조각이라고 생각을 하시면서 ‘그래, 어떻게 보면 우리는 모두 이런 탱고 속에 살고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저는 중력이라는 작용이 반드시 지구가 아니어도 ‘어떠한 사람이 나의 발을 땅에 붙이고 살게 하는 존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잠깐 지나가다 날씨가 너무 좋은 날,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가 우연히 어딘가에서 나오고 있을 때, 그 순간이 엄청난 행복이기도 하잖아요

음악은 때로는 마법 같아요. 그냥 집 앞에 빵 사러 나갔다가 들어오는 중에 너무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면 제 앞의 장소가 뮤직비디오가 되어버리거든요. 별거 없는 내 하루가 그 한 곡으로 인해, 영화처럼 변하는 거예요.

흔히 향기에는 기억이 함께 담긴다고도 하는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의 창업자인 에드윈 캣멀. 누군가가 "매번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비결이 뭔가요?"라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 대답은 의외였어요.

"어떤 작품이든 시작할 땐 다 형편없죠. 매일 하는 회의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도 사실 대부분은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괜찮아요.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수정하면서 더 분명한 형태로 진화하니까요."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약한 모습을 한 부분씩은 가지고 있다는 말이겠죠.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얼마나 약한지 모르는 한편, 우리는 스스로가 얼마나 강한지 가끔 잊어버리는 거 같아요.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이 파이만 해도 그렇죠. 매일 밤 치즈케이크와 애플파이는 다 팔리고 없지만, 이 블루베리파이는 고스란히 남아 있잖아요." 여자의 말에 남자가 대답합니다. "블루베리파이는 잘못이 없어요. 사람들이 그냥 선택하지 않은 것뿐인데 파이를 탓하면 안 되죠. 헤어짐이라는 건 꼭 누구의 잘못 때문에 일어나는 건 아니죠. 그냥 마음이 끝났을 뿐인데."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소소한 일탈을 해라. 그러면 행복해진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일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늘 먹던 음식이 아닌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고,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던 음악 장르를 들어보는 그런 소소한 일탈들이 모여 단조로운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겁니다.

당신 마음의 나이는 몇 살이세요?"라고 물어보면 어떤 숫자가 나올 거 같으세요?

나의 유난스러움이란 대체로 쉽게 요동치는 감정에 있었다. 작은 것에 감동하고 상처받기 일쑤인 나의 성향은, 언뜻 섬세하고 좋은 면인데 뭐가 어떠냐 싶기도 하겠지만 ‘오버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유난스러운 자들이여, 온 힘을 다해 스스로의 특별함을 지키자

참 아이러니하다. 오직 현재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우리인데 정작 생각은 주로 미래나 과거에 갇혀 있으니 말이다

신기한 것은 ‘걱정을 하고 있는 나’를 인지하는 것만으로 실제로 스트레스가 반은 넘게 사라진다는 거였다. 현재의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 어쩌면 명상은 그걸 위해 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된 다음, 주인공을 위한 최선의 다음 화를 써내려가보는 거다. 주인공이 방치될 순 없으니까

나댄다는 말만큼 앞뒤 맥락 없이 찬물 끼얹는 말이 있을까. 순식간에 한 사람은 쭉정이가 되고, ‘나댄다’며 손가락질하는 이들은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무리’가 되는 마법의 말

모두에게, 모든 곳에서 온전한 나로서만 존재한다는 건 아주 이기적이어야 가능하다. 배려하기에, 사랑하기에, 책임이 있기에, 히스토리가 있기에 우리는 종종 다른 모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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