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다는 말을 소리 내는 것만으로도 해를 바라볼 때 시큰한 눈의 느낌이 떠오르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오히려 눈물을 참는 게 아니라 흘려야 할 때 흘려주는 거다’

감정이 탄생하는 순간을 상상해보면 단어의 속성이 더 와 닿는 경우가 많다. 어떤 감정은 아래에서 위로 나무처럼 자라고, 또 어떤 감정은 위에서 아래로 비처럼 내린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아래, 위로 다르게 탄생하는 감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사랑과 행복은 비처럼 내려오는 감정들이다. 나의 의지로써가 아니라 누군가 갑자기 연 커튼 너머 햇살처럼 쏟아져 내린다

외동딸, 외동아들에 붙는 ‘외’자가 앞에 붙는 말이다. 즉 ‘혼자’, ‘하나 됨’을 표현한다. 그러나 인간은 사실, 당연히 외롭다. 외로움이라는 말이 가진 서러운 감정을 차치하고서 말이다

나에게 외로움은 반드시 채워져야 하는 결핍이 아니다. 오히려 오롯이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감정이다

기억’은 ‘추억’에 비해 감정이 덜 관여돼 있다.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은 있지만, ‘나쁜 추억’은 아귀가 틀어져 있는 말이다. 따라서 ‘추억’은 ‘좋은, 아름다운’ 같은 수식어를 생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추억이 인화되어 액자에 넣어진 사진이라면, 기억은 잘려져 나온 디지털 사진이다. 잘리기 전의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확대해서 들여다보면 몰랐던 것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모든 추억은 결국 기억의 흔적이

자존감은 근육 같은 거예요. 한 번 높아지면 계속 높아져 있는 게 아니죠. 그냥 높아질 때도 있고 낮아질 때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근육처럼 키워야 해요. 가끔 약해졌을 때는 또 쉬었다가, 다시 운동해서 키우고, 그렇게 반복하는 거죠

우리 서로 마주친다면, 다정하게 서로의 자라지 못한 부분을 안아주기로 하자.

나이 듦에는 분명 혐오감이 팽배한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대개의 어린이들은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받는다. 사실 그때는 ‘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뭐가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흐릿하다

마음이 하는 모든 일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이끌 듯 꿈도 그렇다.

유난스럽다
그건 당신이 특별하다는 뜻

수많은 무안한 순간들에도 불구하고, 내면의 유난스러움을 지켜준 나에게 새삼 고맙다. 보통 유난스러운 게 아닌 덕이었는지, 수치심에 취약한 나임에도 불구하고 꺾이질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나의 성향이 결국, 작사가가 되는 데 큰 몫을 했을 테니 말이다. 생각건대, 유난스럽다고 지적받은 적이 있다면 그 부분이 바로 당신을 빛나게 해줄 무언가일 것이다

명상을 할 때 호흡에 집중하는 것을 초보에게 권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 즉 완벽히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일 중에 호흡이 대표적이기 때문이란다

나의 인생을 극으로 본다면 작가는 나고 주인공도 나다. 작가가 위기에 빠진 주인공 곁에 같이 앉아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하고 발을 동동 굴러선 안 되는 법이다

나는 세상은 방구석에서 뭐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 모든 걸 바치는 덕후들과 무리에서 늘 튀어가며 소리쳐준 나대는 이들로 인해 변해왔다고 믿는 사람이다.

우리는 각자 고유한 ‘나’임에 틀림없지만, 세포분열을 하듯 수많은 상황 속에 각기 다른 ‘역할’로도 존재한다

겁이 많은 자들은 지켜야 하는 것들의 가치를 아는 자들이다. 또 자신과 얽힌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일에 대한 신중함이 있는 자들이다.

사람은 본인 고유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특별한 나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늘 말하곤 한다. 그러고는 정작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본능적으로 배척한다.

이것은 낯선 생명체를 거부하는 동물적인 본능에서 기인한 습성이겠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그 본능을 이성으로 거를 수 있어야 함에도, 자주 그러기를 실패한다. 그리고 반짝이는 그 특별한 사람을 성의 없는 한 마디로 정의해버린다. ‘이상하다!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어봐야 우리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질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서 내 언어의 나이 듦을 인정하던 순간은 유쾌하지 않았다

인간은 안정된 삶을 누리기 위해 오늘을 포기하는 동시에, 그 안정이 오면 회의감을 느낀다. 나는 내심 쳇바퀴같이 돌아가는 스케줄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내가 어딘가 잘못된 것만 같아서 이런 말을 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이 쳇바퀴가 문득문득 숨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건 언젠가 깨달은 이 생각이다.

‘나는 이 쳇바퀴를 만들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았다.’"

특별한 하루라는 것은 평범한 하루들 틈에서 반짝 존재할 때 비로소 특별하다. 매일이 특별할 수는 없다. 거대하게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 있어야지만, 잠시 그곳을 벗어날 때의 짜릿함도 누릴 수 있다. 마치 월요일 없이 기다려지는 금요일이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자존심이 꺾이지 않으려 버티는 막대기 같은 거라면, 자존감은 꺾이고 말고부터 자유로운 유연한 무엇이다

내가 생각하는 스스로가 대견한 순간은 굉장히 작은 것들이다

이 정도는 당연하다 생각해서 스스로를 칭찬해주지 않았던 깨알같은 장면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고요히 자신을 토닥여주는 습관을 가져보자

‘아, 내가 연애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어떤 문제가 연애를 통해 지속해서 같은 문제로 발현되고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달콤하고 좋아서가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자기의 내면을, 방치되어 있던 모습들을 다 끄집어낼 수 있는 행위가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에요.

"탱고는 실수가 나서 발이 엉키거나 스텝이 꼬이는 것, 그것조차도 탱고다."

그러니까 연애에 실패하신 모든 분들, 그것조차 다음 사랑이 시작되는 하나의 조각이라고 생각을 하시면서 ‘그래, 어떻게 보면 우리는 모두 이런 탱고 속에 살고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저는 중력이라는 작용이 반드시 지구가 아니어도 ‘어떠한 사람이 나의 발을 땅에 붙이고 살게 하는 존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잠깐 지나가다 날씨가 너무 좋은 날,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가 우연히 어딘가에서 나오고 있을 때, 그 순간이 엄청난 행복이기도 하잖아요

음악은 때로는 마법 같아요. 그냥 집 앞에 빵 사러 나갔다가 들어오는 중에 너무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면 제 앞의 장소가 뮤직비디오가 되어버리거든요. 별거 없는 내 하루가 그 한 곡으로 인해, 영화처럼 변하는 거예요.

흔히 향기에는 기억이 함께 담긴다고도 하는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의 창업자인 에드윈 캣멀. 누군가가 "매번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비결이 뭔가요?"라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 대답은 의외였어요.

"어떤 작품이든 시작할 땐 다 형편없죠. 매일 하는 회의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도 사실 대부분은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괜찮아요.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수정하면서 더 분명한 형태로 진화하니까요."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약한 모습을 한 부분씩은 가지고 있다는 말이겠죠.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얼마나 약한지 모르는 한편, 우리는 스스로가 얼마나 강한지 가끔 잊어버리는 거 같아요.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이 파이만 해도 그렇죠. 매일 밤 치즈케이크와 애플파이는 다 팔리고 없지만, 이 블루베리파이는 고스란히 남아 있잖아요." 여자의 말에 남자가 대답합니다. "블루베리파이는 잘못이 없어요. 사람들이 그냥 선택하지 않은 것뿐인데 파이를 탓하면 안 되죠. 헤어짐이라는 건 꼭 누구의 잘못 때문에 일어나는 건 아니죠. 그냥 마음이 끝났을 뿐인데."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소소한 일탈을 해라. 그러면 행복해진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일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늘 먹던 음식이 아닌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고,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던 음악 장르를 들어보는 그런 소소한 일탈들이 모여 단조로운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겁니다.

당신 마음의 나이는 몇 살이세요?"라고 물어보면 어떤 숫자가 나올 거 같으세요?

나의 유난스러움이란 대체로 쉽게 요동치는 감정에 있었다. 작은 것에 감동하고 상처받기 일쑤인 나의 성향은, 언뜻 섬세하고 좋은 면인데 뭐가 어떠냐 싶기도 하겠지만 ‘오버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유난스러운 자들이여, 온 힘을 다해 스스로의 특별함을 지키자

참 아이러니하다. 오직 현재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우리인데 정작 생각은 주로 미래나 과거에 갇혀 있으니 말이다

신기한 것은 ‘걱정을 하고 있는 나’를 인지하는 것만으로 실제로 스트레스가 반은 넘게 사라진다는 거였다. 현재의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 어쩌면 명상은 그걸 위해 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된 다음, 주인공을 위한 최선의 다음 화를 써내려가보는 거다. 주인공이 방치될 순 없으니까

나댄다는 말만큼 앞뒤 맥락 없이 찬물 끼얹는 말이 있을까. 순식간에 한 사람은 쭉정이가 되고, ‘나댄다’며 손가락질하는 이들은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무리’가 되는 마법의 말

모두에게, 모든 곳에서 온전한 나로서만 존재한다는 건 아주 이기적이어야 가능하다. 배려하기에, 사랑하기에, 책임이 있기에, 히스토리가 있기에 우리는 종종 다른 모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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