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하루 - <만약은 없다> 두번째 이야기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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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님의 지독한 하루는 나에게도 지독했던, 대형 병원으로 가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가까운 병원에 다닐때는 몰랐던 병과 인간의 관계, 나는 그 절차를 따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지켜지지 않을 소원까지 말이죠.

환자의 보호자로 입원실이나 응급실에서 바라본 세상은  조용하면서도 시끄럽고, 깨끗하면서도 더러운, 정 반대의 것들을 다 볼 수 있는 곳이였는데요. 그 바쁜 곳을 통제하는 게 처음에는  의사나 간호사들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물어봐야 할 것들이 가득해진  나에게 차갑게만 느껴지는 그들의 모습과  퉁명에 가까운 짧은 말들은  상처가 되기도 하고.  어디를 향할지 모르게 하는 분노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렇게 그들을 더 자세히 보게 되면서 그들 역시 흐름에 휘둘리고 있는 인간들 중의 하나일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나에게는 커다란 힘을 가진 이로 보였던 그들이  다친 이가 더 응급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다른 의사에게 혼나기도 하고.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다른 환자를 향해 막 달려야 한다는 걸 봤을때는 말이죠.  그리고 큰 병원에서  보게되는 흔한 일이 웃으며 나가는 환자보다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으니 잠시 멍하니  지켜본 이에게도 상처가 되는 일들이 아무리 표정없이 일로만 처리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같은 자리에 있어야만 하는 그들의 가슴에도 상처가 될 게   뻔하겠다는 걸 생각해보면서 말입니다.

남궁인님의 이야기는 우리가 병원에서 일하는 이들을 좀 더 인간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이야기인데요. 의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인간의 생과 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건지, 병이 진행되어가니까 라는 머리로 이해해며 환자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 우리는 뉴스에서나 볼만한 일들을 그들은 생각보다 자주   만나야만 한다는 것, 만나게 되는 별의 별 사람들의 행태까지  등등을 보면서   우리가 아파서 힘든만큼 결코 반대쪽에 있을 수만 없는  그들은 또 어떻게 아픈지를 볼 수 있게 되기에  그들에게 좀 더 감사함도 드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왜 올바른 의사선생님이 필요한지, 그리고 왜 제대로 된 병원이 필요한지도 알게 되는데요.

마음은 무겁지만 현실이라는 걸 보게됩니다. 우리가 뭘 준비해야하는지도 말이죠. 우리는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하고,   그렇지 못할때 우리를 지켜줄 병원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그 병원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이들이 필요하다는 것까지요. . 그렇게 그가 지켜본 병원 생활을 보면서  우리 모두의 오늘은 어제와 같은 너무나 평범한, 그런  하루 하루가 계속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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