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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경찰 드라마를 보다보면 범인으로 오인받은 사람들이 고초겪는 걸 보게됩니다. 많은 경우가 다른 보통날과 같았던거 같은데, 몇
날 몇 시에 어디서...라는 걸 경찰들이 물어볼때 마땅히 대답할 거리가 없다는 게 문제가 됩니다. 다쓰미 역시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사건
일어나기 전에 그 장소에 갔다는 거, 그리고 그가 그 곳과 좋지않은 인연이라는 것때문에 범인으로 오해받게 되는데요. 그걸 미리 알아챈 다쓰미와
친구 나미카와는 그의 무죄를 증명해줄 그녀를 찾아 무작정 스키장으로 떠나게 됩니다. 물론 경찰들은 그들을 쫓아오게 되고
말입니다.
"나는 아무 짓도
안 했다니까?"
"알아. 그러니까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거잖아."
"증명은.... 증명은,,,,." -45
뉴스를
보면서도 억울하겠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용의자로 다른 이가 잡혀있다가 막상 나중에 다른 사람이 범인이라고 할 때 말입니다. 처음부터 경찰들이
초동수사라고 하는 걸 여러 방향으로 넓게 보고 깊게 조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기기때문인데요. 인력 부족때문에, 따가운 시민들의
눈때문에, 그리고 경찰 내부 부서간 경쟁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일 의심스러운 한 사람을 타겟으로 찍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약간은 이해하게 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누가 어느 쪽에서 보더라도 경찰의 본분인 억울한 한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면, 그리고 범인이라는 게 증명되기
전까지는 무고한 시민이라는 걸 인정해준다면 문제가 덜할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그 보상을 어디서 받을까,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보상이 될까 싶은데요. 그래서 다쓰미와 나미카와가 스스로 증명해보이겠다고 떠날때 불안해지게 됩니다. 그것이 그들의 죄를 인정하는 걸로 보일까봐
말입니다.
처음은 그렇게 범인으로 몰린 다쓰미와 나미카와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게
되지만 점점 그들을 쫓는 경찰 고스기와 시라이의 입장에서도 보게 됩니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서도 여러 환경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직의 명령을
아무 말 못하고 따르는 그들의 말할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될 때 말이죠. 그렇게 양쪽 다 억울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에 어느 한 쪽 편만 들을
수 없게 하는 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이 아닐까 하는데요.
설원을 마냥 즐길수만은
없는 이들 사이로도 상상되는 아름다운 눈 산의 모습, 반대로 그 곳에서 누군가를 찾기위해 추위에 떨어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어떻게든 찾고자
하는 이들은 찾아내게 된다는 집념을 보여주는 사람들 이야기가 어우러져 강렬하지는 않지만 마지막에 누가 원하는 결말을 내게 될까 궁금해지게
하는데요.
눈이 많이 내리는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그걸 즐기지 않는 게 손해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말처럼 사건과 설산, 온천이 우리에게 그림처럼 다가오는 이야기라서
빨리 읽게도 되지만 그 모두의 모습이 잔상처럼 남게되는데요. 그래서 이게 그의 '설산 시리즈'에 포함되는구나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