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눈물
이동환 지음 / 한솜미디어(띠앗)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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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왔으면 좋겠다는 눈치를 보내자마자  오늘은 이런 저런 불가피한 일로 늦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늘어놓는 남편에게  "나중에 후회하지마"라고 농담 반 진담 반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곧바로 "어떻게 후회하게 되는데?"라는 질문이 날아오는데요. 그럼 이렇게 대답합니다.  "곰국 일주일치와  밥통 가득 밥만 남겨두고 가끔 여행가는 부인들이 있다는데  나도 그 단체에 가입할 수도 있지..."라구요.

둘이 웃으며 이야기할때는 가벼운 농담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여자들이 할 땐 서운한 마음이 있다는 걸 남자들이 좀 알았음 하게 됩니다. 부부란, 가족이란, 언제고 함께 할꺼 같지만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신만이 아시는 거니까요.

홀로 있는 집이 어떤지 뼈저리게 느끼는 이 남자도 이야기합니다.  나중에 시간을 함께 하면 되는 건줄로만  알았다고 말이죠. 젊어서는 돈버느라, 자리잡느라  허덕이느라 바빴고, 나이든 지금도 밀려나지않기 위해 이 일 저 일 하다보니  이별이 이리 가깝게 있을 수 있다는 걸 몰랐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아내가 남겨놓은 편지에 답을 하며 자신들의 과거를 돌아봅니다. 언제고 웃으며 말할 수 있을 줄 알았던 추억이 이젠 혼자 곱씹어야 할 슬픈 기억이 된 걸 너무 가슴아파하며 말입니다.

아내의 편지에 남편이 용기내 구구절절 답장을 하지만  역시 아내의 입장을 더 이해하게 되는데요. 제일 잘 만드는 음식 3개중 두개는 당연히 남편이 좋아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도 꼭 부인만 좋아라 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 씁쓸해지고, 아내가 가고싶었던 곳을 나중으로 미뤘는데 아프게되니 이제 못가게 되었다며 '결국 이렇게 됐네요."라고 말할땐 가슴이 아파오게 됩니다.

얼마나 많은 '결국 이렇게 됐네요'를 가지고 살아가는 걸까요.  일이 많아서, 아이들 학기중이라, 아직 돈이 안 모여서, 다음에 해도 되니까... 란 많고도 충분한 이유들을 가지고 우리는 늘 미루기 때문인데요. 우리에게 또 미루는 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눈이 마주칠때 보이는 웃음,  스칠때 잡아주는 손이면 되는데, 그 간단한 것들도  미루고 살았음을 이제사 알고 후회하는 남자를 보면서   말입니다.

저자 이 동환님의 '들어가면서'를 보면 이 이야기가 아팠던 아내를 보면서   놀란 마음을 적은  글이 아닐까 하는데요. 생각하기도 싫지만 이런 일이 생길때 후회없다 자신할 수 있는 이가 있을지, 나 역시  잘하기만 했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사랑한다."-245
라는 세 마디면  이제는 너무 멀어진 걸로 보이는 딸과도 화해할 수 있을거라고 아내의 편지가 알려주는데요. 딸이 이 말을 받아들이기에 너무 늦은건 아닌지, 아니면 우리의 희망사항처럼 가족사이에  너무 늦은 건 없는건지 궁금해집니다. 우리에게 이런 후회는 없었음 하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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