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
오가와 사야카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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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알바를 시작한 아이가 핫도그를 가족수만큼 사오며 슬프다는 이야기를 한 게 생각납니다. 문득 생각해보니 그 금액이 자신의 한 시간 알바 금액과 얼추 비슷한데, 살 수 있는 게 이 정도라는 게 좀 슬펐기 때문이라는데요.  일해서 그 돈으로 뭔가를  살 수 있어 좋은거 아니냐는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긴 했지만  한 시간 일을 해서 배불리 먹을 걸 살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은 되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긴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이런 마음을 가져봤으니 좀 아끼면서 사는 법을 배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기도 했는데요.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는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다른 곳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우리의 빡빡한 마음을 조금은 풀어보라는 이야기인데요. 우리의 시각과는 꽤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짝퉁인걸 알면서도 최대한 본품과 비슷해보이는 걸로, 그리고 남들이 절대 알지 못하게 하려는 것과 달리 빈곤국가인 탄자니아에서는 차라리 짝퉁이기에 몇 번 쓰고 버려질 물건을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물론 그 값이 싸기때문이라는 겁니다. 평소 구멍뚫린 스니커즈를 신는다며 비올때 곤란한 건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이지 철자가 다르다는 점이 아니라는 ... 그들의 말은 놀랍기만 한데요.  예전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이유로 새마을 운동을 이 악물고 참아냈던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들은 그런 물건을 즐겨하면서도 중국인과의 짝퉁 거래에는 엄격한 자신들만의 상도덕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봐서는 누구나  자신들만의 관점,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거라는 걸  알게 됩니다.


나라면 그 곳에서 어땠을까 할만큼 지금의 우리와는 분명 다른 삶이지만 피다한족에게 뭔가를 알려주려다 자신이 그들화 됐다는 전도사 에버렛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건 자신들의 문화를 최고로 보고, 자신의 체험만 믿는다는 자신감이  우리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 부분이라서 일텐데요.   그들에게 있는 게 "괜찮다"라면 지금의 우리에게도  모자란것만 있는 게 아니라 충분히 "많이 괜찮다"라고 말할 부분이 있을텐데  찾지 못한 것뿐이기 때문일겁니다.


"흥미롭게도 각 시대를 상징하는 그 게으름쟁이상과 작품을 소비하는 것은 나태와 쾌락을 추구하는 근로주의자였다."-17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삶을 둘러싼 가치나 실천이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그것을 바탕으로 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인간관과 생활이 다를수밖에 없다는 걸, 행복이라는 건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다 다른 모양을 가진 거라는 걸 보여주는데요. 내 본성이 어떤지, 내 마음을 한번은 더 들여다봐도 되지않을까 싶고,  다른 이들과의 비교라는 게 기준이 다르다면 쓸데없다는 걸. 그렇기에 기준을  다르게 해놓는다면 내가 찾을 수 있는게 더 많아지기도 한다는 걸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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