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브리타 뢰스트룬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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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인줄도 모르고 살다가 갑자기 내 삶이 참 단순했구나 ...라는 걸 알게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지는데요. 아이들을 위해 이민이란 걸 와서 온종일 가게 정리와 물건만 바라보고 살던 만체보씨와 자유기고가로 살던 나에게 우연히 가슴떨리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아주 우연히. 생각지도 못하게 말입니다.


귀찮게 문을 두드리던 한 여인이 만체보에게 말합니다. "제 남편을 감시해주세요."라고요. 어안이 벙벙한 만체보씨는 자신은 가게를 지키는 사람일뿐이라고 말하는데요. 그러기에 감시자 역할이 딱인거라고,  자신을 캣이라 불러달라는 여인은 말합니다. 자신들이 사는 곳은 만체보씨네 가게 건너편이고 그가 멍하니 의자를 놓고 하루종일 있는 곳에서 자신과 남편이 사용하는 공간이 잘 보인다고 말입니다. 그런 일상을 이미 보내고 있기에 그 자리에서 감시를 하더라도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을거라고 하는데요.'나'라는 여인에게는 어떤 이가 다가와 벨리비에씨를 기다리고 있냐는 말을 하고 장난처럼 그렇다고 하자 의문스런 일이 생기게 됩니다. 마치 스파이처럼 누군가에게 이메일만 전해주면 되는 간단하지만 우리 머릿속에 이상한 상상을 충분히 하게 할 만한 일을요...


장난처럼, 갑작스럽게 임무를 맡게 된 나와 만체보씨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되면서 그 후에 오히려 사건을 겪게 됩니다.  그 일들은   그들이  너무 많이 봐서  익숙하다고 여겼던 세상이, 알던것과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그 전에도 보았겠지만 그 때는 미처 알지 못해서 넘겨버렸던 일들이 사실 의미가 있다는 걸 알려준 겁니다. 가족을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정작 가족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던 만체보씨나 이상한 일들을 찾아 멀리 헤매던 '나'에게 생긴 일들은  들여다보면 누구나 조금은 이상스런 사연이나 특징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걸, 그건 나에게 가까운 이에게도 해당된다는 걸  잔잔한 웃음으로, 그러면서도  '설마' 뭔 일이야 있겠어 라는 살짝의 긴장감으로 보게 하는데요.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건 아주 간단한 일만으로도 된다는 걸 그들을 보면서 알게되는데요. 익숙한 삶이 지겹다는 생각이 드는 이들에게는  세상을 '관찰의 눈'으로 본다는 게 어떤 재미가 있는지 보게 합니다. 내가 사는 이 익숙한 곳에서도 비밀이 그렇게 많을 수 있을까 새삼 궁금해지는데요. 씁쓸한 작은 성공으로  평생을 눈치없이 살던 만체보씨가 자신있게 탐정 일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웃음을, 세월로 다져놓은 줄 알았던 가족간 끈끈한 의리와 배신은  내 주변 사람들을 평소 많이 바라보라는 이야기를 주는데요.


누군가가 의도한다면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작은 일들의 변화가 오히려 웃기게 다가오는거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알게모르게 미스터리한 일상을 마주하고 있다는 뜻은 아닌지, 평범과 두근거림의 차이가 별게 아니라는 걸 알게하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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