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더 이상 새로운 미스터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권한다니, 눈길이 가지않을수 없는데요. 더군다나 제목이 "이와 손톱"인지라 그것의 비밀이 무엇일까 궁금해지게 됩니다. 얼마전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석조주택 살인사건'이란 영화도 만들어졌다고 해서 더 관심이 가게 됐는데요. 1955년에 나온 작품이라는 걸 알게되서일까요. 잃어버린 사랑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범인을 찾아 복수를 꾀한다는 시작부터    말로 보이는 달달함 대신   행동으로 무뚝뚝하게 보이는 예전 진한 사랑의 방식을 느끼게도  됩니다.


마술사인 그는 해리 후디니나 더스턴처럼 솜씨좋은 이였으면서도  일찍 죽은 탓에 다른 이들만큼의 명성을 얻지 못했다는 설명과 함께  그 사람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을 성취한 인물이라는 이야기를 보게 되는데요.   살인범에게 복수한, 그리고 살인을 실행한...여기까지는 그런가 하게 되는데, 그가 그 과정에서 살해당했다는 이야기에는 조금 더 놀라게됩니다. 결국 복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였기에 죽음으로 복수를 한 것이구나 하는 결론을 내면서  말이죠.


그렇기에  한 남자의 죽음으로 의심받은 또 다른 남자의 재판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요.  하지만  죽었다고 의심받는 남자의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고   그 동안의 일들로 미루어 그의 죽음이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는 재판 과정에 아리송해지게 됩니다.   죽었다 여겨지는  아이샴 레딕이라는 운전기사겸 비서를 죽였다 의심받는게 주인인 험프리스인데  우리가 아는 복수를 꾀하는 이는 레딕이 분명하니까 말입니다.  더군다나  험프리스는  우리도 알고있는  비밀은 감춘 채 그간의 사정을 설명하느라  그의 진실을 모르는 재판부나 배심원들에게 의심을 사게 되는데요.    그렇게 우리는 재판과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고백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어떻게 실의에 빠진 레딕이 험프리스를  범인으로  찾아내게 되는지도 흥미롭지만 중간중간 보게되는 변호사와 검사의 재판에서의 변론도 흥미롭게 느껴지는데요. '이것이 분명한 살인의 증거' 다 라고 내미는 변호사의 증인과 증거들을   피해가면서도 의뢰인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검사의 심리를 보면서 전체 그림은 알지만 결말을 모르는   우리도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을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수많은 반전과 트릭을 가진 이야기가 많지만 그 시대에서라면 범인을 어떻게 추리해내는지부터 그가 자신의 계획을 어떻게 변경했으며, 실행했는지도 아슬아슬함을 주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거기에    마지막까지 자신이 왜 이런 궁지에 몰렸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험프리스의 "그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미칠듯 보이는 궁금증은  많은 이들에게  시원함까지 주지 않았을까 하게 됩니다.  


남의 뒷통수만 치던 험프리스도   이유도 모른채 남에게 제대로 뒤통수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잔혹한 결말이긴 해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제대로 된 정의로 보는 이들에게는  사건과 제대로 된 추리,  어울리는 결말이라  대리 만족도 주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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