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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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서 뭔가를 계속 찾는 기분.

처음에는 사소한 걸 잃어버리다 나중에는 

큰 걸 잃어버리지.

열쇠로 시작해서 사람들로 끝나는 거야"-104

건망증이 좋은 게 아픈 느낌도, 아픈 것도 깜박하는 거라는 할아버지께 그가 너무 사랑하는 손자 노아가 어떤 기분인지를 물어보자 이렇게 알려줍니다. 노아를 제일 늦게까지 기억하고 싶어 아프다 싶게 손을 꼭 잡은 채로 말입니다.


할아버지와 손자 노아, 그리고 그의 아들 테드의 이야기는 길지않게 담담함으로  사랑에 대해, 인생 끝에 관한 두려움에 대해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할아버지가 젊은 날 아빠로 테드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걸 후회하듯, 그걸 원망했을 테드도  노아의  커버린 듯한 모습에 놀라는 걸로,  사람이 걷는 인생이란 길은  알든 모르든    어느정도는 같은 길이라는 것까지도  말이죠. 그 길에서  제일 필요한 건 가는 동안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고 후회할 일을 덜 만들면 된다는 걸 알게하는데요. 말로 채우기보다 말로 다할수 없는 마음을 보여주려 하기에  더 생각해 보게 됩니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보고 슬퍼하던 내가,  뭔가를 자꾸 잊어간다는 걸 느끼게 될때, 그리고 내 옆에 아직 슬픔이 뭔지  알지 못하게 지켜주고 싶은 아이가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를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제대로 된 이별까지  알려주는게 그들을 사랑하는  어른이 해야 할 일인것일까 하게도 되지만, 난 그럴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들게 됩니다.


 할아버지를 보면서 다들  부모님이나 친척 어른들 중 누군가를 떠올리게 될테고, 이별이 다가온다 싶을수록  마음을 다하지   못한 순간 순간이 아쉬워 화를 내는 아들 테드를 보면서는 자신을, 그리고 할아버지께 너무 잘 배워 사랑이 넘치는 손자 노아를 보면서는 우리 아이들이 저렇게 자신의 뜻을 잘 지켜낼수 있는 사람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텐데요.


"같이 길을 걸어드리면 되지.

  같이 있어드리면 되지."-151

이 모든 과정을 대충은  알고 있지만 막상 나에게 닥치면 너무 낯선 일이 되는 것을 알기에 가슴이 아프지만 또 따뜻해지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배웠기때문인데요. "오베라는 남자","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서 이별을 유머와 함께 섞어낸 프레드릭 베크만의 이야기는 예전 방식과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이별은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전해줍니다. 


"화를 내기에는 너무 넓은 세상이지만, 함께하기에는 긴 인생이다."(162) 라는데요.오랜 시간을 같이하면서도    미루던 속깊은 대화를 왜 미루기만 하면 안되는지 보면서 내   주변도 돌아보게 되지않을까 합니다.  테드는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가  자신을 "테드테드"라 부른 진짜 의미를 알고 있었을까요. 돌아보면 아쉬울 이미 많이 지나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순간들,  "돌아보다"라는 게 이렇게 깊은 의미구나를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가  인생을 즐기고 사랑 많이 해야하는 이유를 또 알려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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