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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친구들 2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첫 번째의 상황 이야기때보다도 해리엇과 대니형제의 이야기로 집중하면서 불안감이 더 커지게 됩니다. 엄마보다 의지했던 아이다의 해고는
해리엇을 더 절망하게 하고, 기댈 곳 없는 해리엇은 그만큼 대니형제에게 집중하게 하는데요. 세상에 두려운 게 없어보이는, 정신까지
없어보이는 대니형제에게 해리엇이 얻어낼 건 없어보입니다. 해리엇은 그걸 모르지만 말이죠. 오히려 사건만 생기는건 아닐지 걱정되기만
하는데요. 그런데다 그녀가 자신만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로빈과의 추억을 대니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대니가 보여주면서 상실의 범위라는게 꽤 크다는
걸 새삼 알게됩니다. 해리엇이 기억도 못하는 로빈을 지금 너무 악당으로만 보이는 대니는 기억하고 있었고, 그 사건이 해리엇에게보다 대니에게 더
큰 충격이였기때문인데요.
"난 그저 네가 나와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것뿐이야."-174
이런 말을 건네는 엄마보다, 이미 충분히 실망했음에도 엄마에게 여전히 기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해리엇이 더 크게보이는건 리비할머니의
어이없는 사고에도, 어른들의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에도, 심지어는 생각못했던 힐리의 작은 배신에도 그 많은 상처를 가지고도 세상 속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건 오직 해리엇뿐이기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가면 모든 게 잊혀져 간다는 걸 다들 알고 인정했음에도 단 하나 놓지못했던 사건과 그 후로 꼬여버린 시간은 그 다음
사람들의 시간도 배배 꼬아놓는다는 걸 보게 되는데요. 그런 일이 없어도 살다보면 후회스러운 일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데, 그 전 사건에
매여 후회하느라 그 다음에 오는 좋은 것들도 놓치는 걸 보니 우리 생이 조금 더 현명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생기게 됩니다. 그랬더라면 그
작은 아이들이 인생에 어두운 부분도 있지만 돌아서면 밝은 부분도 있다는 걸 더 많이 알았을테니 말입니다.
분명히 생기게 되는 상실감, 그래서 당연히 달라졌을 삶의 이야기는 사건의 진실을 이제라도 찾아서가 아니라 그 모든 상처와 분노를
가지고도 살아가는 해리엇을 통해 계속되는데요. 그게 삶의 불합리, 생각대로 안되는게 삶이라는 걸 통해서라는게 많이 아쉽게 됩니다. 각자가
가진 슬픔을 서로 다르게 표현하는게 사람인데 그걸 서로 이해못하는게 가족이기도 하고, 친구이기도 하다는 걸 보면서 인간의 나약함과
외로움이 우리에게 슬픔으로 다가오기도 할텐데요.
"원하는 게 처음부터 불가능했다고 해도, 해리엇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도 나서서 노력했다는 사실에 쓸쓸한 위안이 있었다."-362
그 일이 왜 생겼는지의 명확한 이유라는게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지않나합니다. 이유를 이제와서 알아낸다고 해서 바꿀수 있는
일도 없구요, 해리엇이라는 작은 아이를 통해 중요한 건 스스로 위안을 줘가며 살아가는 삶이라는 걸 조금은 알게되지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