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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 로코 ㅣ 푸르른 숲
데보라 홉킨슨 지음, 김수현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의 절반의 사람들은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모른다."-261
나만 바라보던 아이가 세상을 어떻게 알아가게 되는지가 슬픔으로 다가오는 때가 있습니다. 로코의 이야기가 그런데요.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아빠, 엄마와 누나 동생들과 재미있게 살던 로코가 집을 떠나며 겪었던 일이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그려낸 거라니 마음이 짠해지게 됩니다. 아직
어린 로코가 가족들에게 오해를 받았음에도 말을 할 수 없던 걸 생각해보면 더 말입니다.
그렇게 집을 떠난 로코는 거리의 악사가 되게 됩니다. 하루에 1달러씩 벌지 못하면 그나마의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신세가 되는데요.
굶주림과 추위, 앞으로의 미래에 절망한 그에게 더 큰 유혹이 쉽게 다가오는 건 어쩔수 없는 일이기도 할 겁니다. 물론 어느 게 옳다, 그르다,
라는 걸 로코도 알고 있지만 집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돈과 당장의 어려움이 그의 눈을 가리게 되는데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없었기때문이기도
할겁니다.
'올리버 트위스트'의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는 로코의 이야기는 세상에 참견꾼이 왜 많아야 하는지를 알려주기도 하는데요. 저 아이가 왜
그런지, 이 일은 어떻게 해서 어떻게 진행되어가는지,,, 등등을 관심있게 보는 눈들이 많을수록 당연히 행복한 이들도 많아지는 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메리네 부녀와 친해지며 로코가 자신의 어려움만 생각하다가 다른 세상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걸 보면
말입니다.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며 세상에 대한 용기를 내는 로코를 보니 가족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도 새삼 생각해보게 되지않나 합니다. 이런 일들이
진짜 있는 일들이라면 로코가 낸 용기가 얼마나 큰일인지를 알 수 있으니 말이죠. 이런 책을 피카레스크 형식의 역사 소설이라고 한다는데요.
스페인어 피카로가 악당이라니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오래전 이야기구나 싶게 군데 군데 세월을 느낄 수 있는 대목들이 있지만 어떤
시대를 사는 아이이건 그 아이가, 그리고 로코가 제발 좋은 길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건, 우리에게도 참견꾼의 마음이 있기때문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대한 관심을(물론 호기심으로만 멈출 지나친 관심 말고요) 오지랖이라고 하면서 고개 돌려서는 안된다는 걸 이번 로코의 이야기에서도 알게되지않았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