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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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그리운, 그 사람을 만난다면 어떨까란 상상을 할때가 있습니다. 물론 이성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세월이라는 게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를  말이죠. 아름답던 그(녀) 얼굴엔  군데 군데 주름도 있을거고 뱃살도 두둑해졌을거라는거 ,그리고  예전과 달리 삶에 지친 모습을 보일때면  나의 오래된 환상이 깨질수도 있다는  것까지도   말입니다. 그 모든 걸 알면서도   재회의  순간엔  다들 그 얼굴에서 예전의 모습을 찾는다고들 하죠. 그렇게 반가워하다 햇살아래 달라보이는 모습에 실망들을 한다고들  합니다. 자신 모습이 어떻게 비칠까 하는 걱정은 잊고  말입니다.


그런데 20년이라는 세월동안 문득 문득 생각나서 괴롭기만 했던 그녀가 여전히 아름다워서... 그래서 더 괴로운 조지가 등장하게 됩니다. 어디서든 자신이 리아나를 찾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조지는  리아나로 보이는 여자를 우연히 바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그렇게 그리운 그녀라면 당장에라도 뛰어가 만나면 될꺼 아니냐고, 그게 뭐 어렵냐 하고 싶지만 그가 그녀를 당당하게 부를수 없는 사연이 있다는 걸 알게됩니다. 그가 아니라 그녀가 얽힌 사연으로 인해 말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다시 만난 그녀는  그를  예전처럼 사건속으로 끌고가게 됩니다.


"이렇게 위험해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 날 믿어줘, 난 오늘 죽어도 싸지만 넌 아냐."-298

당하는 것처럼만 보이는 조지, 뭔지 모르지만   고뇌가 있는 듯한   리아나, 보통 사이라면 그정도에서 거리를 뒀으련만 조지는 끝까지 리아나를 보호하기로 합니다.  어쩌면 같이 청춘을 보냈기에 조지는 그녀를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일겁니다.  마음이란 게 속고  속일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했던 그 때 사랑했던 그녀이니, 그녀도 당연히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 애써 믿으며 말이죠.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여주는 리아나와 얽힌 사건들은  그가 그녀를 믿을 수 있을까를 조지만큼이나 우리에게도  계속 묻게 합니다. '사실은 그게 아니였다고..." 다시 그에게 달려오지만  그녀의 속 마음이 과연 무엇일지 말입니다. 커지기만 하는 사건은 정말 이것이 그녀의 의도인지, 혹은 원래부터 꼬였던 그녀 인생이기에 여전히 그녀 주변사람들을 꼬이게 하는건지 헷갈리게 하는데요.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조지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됩니다.


끝까지 기대를 버릴수 없는 건 우리도 조지와 같은 사랑이 한번쯤은 있었기때문 아닐까 하는데요. 내가 그러했듯이 상대도 그러했기를,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서로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누구나 있을거라고 추측하기때문일겁니다. 피터 스완슨의 전작 '죽여 마땅한 사람들'처럼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결말이 되기를 바라게 될텐데요. 


흔하게 보던, 그럼에도 우리를 떨리게 하는 , 이제는 멈춘 줄 알았던 한 남자의  심장박동을 여전히 움직이게 하는 그녀와 그렇게  기다리던 그녀를 만난  그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라는, 반복되는 용서할수 없는 사건을 또  용서할 것만 같은 사람을 엮어낸 이야기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와 '그래도' 사이에서 헤매는 우리를 정신차리게 하는 무서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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