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페터 슬로터다이크 지음, 이덕임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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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다 더 끓어오를때 분노란 말을 쓰게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분노"란 말은 우리에게 좋은 어감은 아닙니다.  "화"가 가볍고 넓게 퍼져 쉽게 사라질수 있다는 느낌이라면, "분노"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기에 더 그런데요.  화를 넘어선,  분노라는 감정이 끓기 시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 어떻게 하려고 했었나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 분노를 가감없이 보였는지, 혹은 조금 더 누르고 다듬어 중화된 느낌으로 표현했었는지  말이죠. 


한 개인의 작은 감정인줄 알았던  분노가   역사의 매순간마다 들어있었다고  저자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말하는데요. 일리아드의 첫머리부터 분노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영웅들도, 신들도 꽤나 제멋대로의  승질들을 부렸던 걸로 기억되는데요. 그런 이야기에서부터 중세로,  혁명과 전쟁으로 이루어진 국가와 지금으로까지의 많은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하는 동안  분노가  어떻게, 어떤 영향을 사람들에게 주고  시대를 만들어갔는지를  보여줍니다.   예전의 분노는 각각의 독자적인 길을 걸었고 신이라는 신성한 힘에 의지하려했다면 지금의 분노는 단체로, 그리고 인간들 스스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게 조금씩 달라져가는 건 아닐까 하는데요.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의 종말론이나 단테의 연옥에 관한 이야기, 생각지도 못했던 공산주의와 지금의  이슬람 세력이 가진 적대주의로까지 이야기는  다양한 방향으로 우리의 시선을 돌리며  어떻게 분노란 감정을  조절해야하는지, 그리고 '당하고 있다'는 누군가의 선동에 쉽게  휘둘리지 말아야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역사속에서 수많은 혁명이라는 이름이 분명히  뜨거운 분노로 이글거리는 가슴을 가진 많은 이들에 의해 생겼지만 생각대로  결코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던 걸, 그리고 이제껏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는  수많은 지도자들의 정책에 어이없게 당한 이들의 사건을  보면서 말이죠. 

 

그들의 과거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해주는데요. 어쩌면 지금의 우리들도 뜨거운 분노로 뜨거운 행동만 했었더라면     아무것도 못했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싶은 이야기들이   공동체안에서 감정들을 공유하고 비슷하게 따라가야만 하는 지금의 우리들이 앞으로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행동하면 안 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모든 뱀파이어는 언젠가는 자기보다 더 힘센 뱀파이어를 마주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332(몽테크리스토백작에게 당한 당글라르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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