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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2월
평점 :
"아내가 죽었다
눈물 한 방울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유명 작가인 사치오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합니다.아버지 세대 유명 야구선수 이름과 같아 야구쪽으로는 절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거나 아내와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아내가 죽기 전 자신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아내가 죽고나서 달라진 자신은 무엇인지 말이죠.
그리고 아내가 갑자기 없어진 후 그제서야 아내의 소중함을 느끼며 후회한다는 다른 많은 드라마속 남편들과는 달리 그런대로 잘 지낸다는
것까지 말입니다. 뭔가 얄미운, 그러면서도 일생 자존심을 지키느라 자신을 진짜로 소중하게 여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거였을까 라는 마음에
안타깝게도 여겨지는 그는 아내와 같이 사고를 당한 아내 친구 유키의 남은 가족들과 친해지기까지 하는데요. 그렇게 아내와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살던 그가 그들 가족속으로 먼저 들어가, 그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남편으로서는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 그가 유키네 아이들에게 아저씨, 어쩌면 아버지같은 모습으로 제법 노력하는 티를 낼때, 우리는
궁금해지게 됩니다. 그와 나쓰코사이에 아이가 있었다면 뭐가 좀 달라졌을까 하구요. 하지만 그 때라면 사치오는 아내나 아이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알지 못했기에 아내와의 거리만큼 아이에게도 두지않았을까, 그래도 아이는 달랐을까.,,하게 되는데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게 되면서 자신이 충실하지 않았던 것만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그를 보면서 우리는 그와 나는 다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 세상 그녀가 웃고 있다가도 자신이 나타난 걸 보면 웃음을 싹 그칠거라고 상상하던 그가 문득 떠올리죠. 그보다 내가 죽으면, 누가
발견해줄까 라구요. 어쩌면 막연하게 그녀와 오래도록 함께 할꺼라 여겼으면서 잘 해주지 못한 걸 후회하는 대목일까, 혹은 혼자 남겨진 것에 대한
아쉬움일까 싶은데요. 아내가 평소 지인들에게 남긴 말이나 그가 다른 이들에게 꽤 잘할 수 있는 이라는 걸 보면서 그들 사이에 "나는.."이라는
솔직한 이야기가 오고갔다면 지금과는 다른 관계가 됐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도 됩니다.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사람은 후회하는 생물이라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을텐데,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건 어째서일까.
사랑해야 할 날들에 사랑하기를 게을리 한 대가가 작지 않군.
대신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 우리는 둘 다 살아 있는 시간을 너무 우습게
봤어."-323
잔잔하게지만 사치오의 이야기는 "나와 그 사람" 을 생각하게 합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있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도 있지만 내 안에
움크려있던 있는 시간을 같이 해준 사람을 우리는 누군가 한 사람쯤 가지고 있을텐데 잘해주게 되는 건 오히려 낯선 이일때가 많으니 말입니다.
내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걸 다들 알면서도 다들 가볍게 내일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어쨌든 내 곁에 그 자리에 있을거라고 무심코
생각하게 되구요.
"지금은 나도 알겠어. 그러니까 소중한 것은 꽉 잡는 거야.
너희들은, 꼭."-307
사치오와 같은 변명거리만 만들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살아있는 시간의 소중함과 무서움 가운데 있는 나를 보게되지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