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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은 과자로 주세요 ㅣ 낭만픽션 5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세상 뇌물이 과자였다면 ... 이런 시끄러운 일들이 벌어졌을까 싶어 흥미를 가지게 된
이야기입니다. 어떤 일에 과자가 필요했을지, 어떤 과자여야하는지 등등이 절로 궁금해지는데요. 과자랑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무사 마노
신노스케의 사연부터 등장합니다. 형을 그리워하는 마노는 다타라기 번의 루스이야쿠로 임명되는데요. 번의 외교부터 자잘한 일까지, 다방면에
걸친다는 일은 다 그의 손을 거쳐야 하는 것들이라 번주나 가로보다 많은 걸로 보입니다. 그가 일을 다 해놓으면 가루가 번주에게 통보하는
정도의 절차만 거치기때문인데요.
형의 의문의 죽음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직책을 맡은 그지만 의문의 사건에 다가가기도 전에
마노는 자신의 번이 맡게 된 일들을 처리하며 다른 번의 루스이야쿠들과 친목을 도모해야하는게 먼저 일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각자 자신의 번을 먼저 챙기면서 속을 보이지않는 그들은 이미 사람다루기의 고수인지라 그들사이에서 우정과 신뢰를
쌓아가기란 신입인 마노에게는 쉬운 일일수가 없는데요. 모든 일에 완벽했던 형과 비교를 하며 일을 해가는 마노는 자신의 실수에 늘 스스로
구박을 하지만 솔직한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가게 됩니다.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이 이야기를 왜 낭만 픽션이라 하는지 알듯한 이야기입니다. 마노가 이제껏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일들을 무모하게 벌이기
때문인데요. 큰 사고가 될만한 일을, 이런 어리버리한 그가 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건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많은 이들의 마음이 맞아야
한다는 걸 알기때문일겁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하는 게 당연한 이들이 상대를 위해 과자 8개를 다 모을 수 있을지, 자신의 번이 손해보게
생긴 상황인데도 모두를 위한다는 계획대로 일을 처리할지 , 이제껏 보여준 그의 마음에 다들 어떤 반응을 할지, 선택과 결과가 궁금하지
않을수 없는데요.
사람들이 원하는 건 다 제각각이라는 걸 알수 있지 않나 합니다. 마노가 만나는 사람들이 제각각 원하는 걸 조건으로 걸기때문인데요. 돈도
물론 있지만 결혼에, 양자에, 생각지도 못한 과자까지.... 여기에 원하는 걸 미리 해주는 이들은 상대에게 마음의 빚을 지우기 위해서라는
걸, 그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결국 빚이 되고 다음에는 자신이 갚아야한다는 것까지 보여주며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뭔지
확실하게 알게 하는데요.
신입임에도, 그리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관료가 가져야하는 마음이 뭔지를 보여주는 그가 다음에는 어떤 일을 하게 될지가 더
궁금해지는 이야기 아닐까 합니다. 관료가 가져야하는 건 능력이기도 하지만 책임감이 먼저라는 걸 보여주는 그가 다음에는 신입이 아닐텐데 어떻게
변할까가 궁금해지기때문인데요. 사람복 많은만큼 일복도 많았는데, 여전히 꼿꼿하게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갈지, 상대에 맞춰 그가 원하는 걸
미리 준비하고 요구하는 여우같은 관리가 되어있을지... 에도 시대 신입도 상황이 지금과 비슷했다는 걸 알려주는 어딘가 안쓰러운 마노가
다음에도 일하느라 어느 정도는 고군분투하기를 기대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