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 - 법정이 우리의 가슴에 새긴 글씨
법정 지음, 현장 엮음 / 책읽는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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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한 해 갈수록 시작할때 그 마음갖기가 어려워진다는 걸 알게됩니다.분명 머리는 어떻게 해야한다는 걸 알고있는데, 마음이 제대로 따라오지 않으니까요. 나이가 들면 마음에서  집착이나 잡념들을 뿌리치기가 쉬워질거라 생각한 적도 많았는데,  그 나이는 먹어갈수록 내려놓기를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마음에서 버릴 것들을 조금씩이라도 매일 생각하지 않으면 어느 새 마음속에 갇혀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인데요. 그럴때 법정 스님의 말씀은 내가 지금 내뱉는  한숨이 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기가 쉽다는 걸, 그렇기에 한숨을 거둘 방법도 내가 알고 있다는 걸  가르쳐주게 됩니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자유로운가에 달려있습니다."

                                                      -1997년 12월 14일, 명동성당 강론에서


이 책에 적힌 법정 스님의 말씀, 편지글, 일화, 그리고 그림을 보며   알게 됩니다. 비어있게 할 수록 자신안에 채울 수 있는 게  많아질 수  있다는 걸 말입니다.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는 소음과 다름없다."는게 법정 스님의 생각이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눈을 감고 들으면 그 분이 스님일지, 카톨릭 수사님의  말씀일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누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말씀, 어느 종교를 믿는다고 하는 이도 아무 종교 없다고 하는 이도  반박할 수 없는  말씀이면서도 쉽게 우리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높은 곳에 살면 툭 터인 앞을 내다보는 대가로  비바람도 다 받아주어야 합니다. 일장일단이란  바로 이런 걸 가리킵니다. 이게 다 세상살아가는 도리이지요." 이런 말씀들이 다 다가오게 되는 건, 툭 터인 앞 전망만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을 내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기때문일겁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보고 멀리 보고만 싶고, 아래서 올라오는 소음 더 빨리 다가오는 심한 바람소리는 피하고 싶은 게 누구나의 소망이자 당연한 인간의 마음이라 여기면서도   우리가  법정 스님의 이야기를 찾고  읽어보려하는 건,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을 누군가는 했고 지키려 했다는 걸 다시 보고 싶기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가진게 많을수록 더 가지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라는 걸 너무 쉽게 인정하는 요즘에 그러지 못하는 내가 괴롭고, 그러려는 내가 괴로운 이들이 있다면 가지지 못함을 즐길 수 있는 이의 뒷자리가 남기는 향기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에 우리의 욕심을 한 번 더 흠칫하게 하지않나 합니다.


욕심은 부리는 게 아니라 버리는 거라고 하시네요. 자신의 질서안에서만 지내도 여럿 속에서 얻는 이해에 못지않은 덕을 지닐수 있다는 말씀은 내 주변의 여건이 아니라 내가 내 마음안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하고 있다는 걸, 타인도 나도 욕심도 너무  부리려고만 했다는 걸 알게 하는데요.  마음이 늘 무거운 우리에게   고민이란  어떤 방향으로 해야해야 그 짐이 덜어지는 것인지  법정 스님의 말씀과 삶이  보여주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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