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Z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4
로버트 C. 오브라이언 지음, 이진 옮김 / 비룡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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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의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저기 어떤 남자가 걸어오고 있다.
길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1주일, 그 1주일만에 전쟁은 끝났지만 그것은   앤의 모든 걸 빼앗아 갑니다. 남아있던 가족마저 말입니다. 그녀가 살던 곳은 '기상고립지역'이라고 할만하다는데요. 세상 다른 곳과 달리, 자신만의  날씨를 유지하던 그 곳이 핵의 공격으로부터도  앤 가족과 마을의 몇 몇 가족의 목숨을 살려준 겁니다. 그러나  그 마을 어른들과 가족들은  잠시 밖의 세상을 보고  오겠다고 다른 지역으로 나가게 되고  연락이 끊어지게 됩니다. 밖으로 그들을 찾으러 나갈 수 없는  앤은  기특하게 밭을 갈고 채소를 기르고 가축을 돌보며 다른 사람을 기다리며 홀로 살아가게 되구요.  그러던 중   낯선 이가 나타난 겁니다.   그녀는 그를 맞이해야 할지 경계해야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대부분 무방비 상태로 반기지 않을까 하는 것과 달리 그녀는 멀리서 그를 지켜봅니다. 혼자 살고 있었지만 엄마, 아빠게 배운 지혜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녀는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기계로 그녀가 사는 곳곳을 들여다보는 그를 조심스레 바라만 보는데요. 그러다 그녀는  전쟁후로 아무것도 살지 않게 되어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  이상해진 시냇물에 그가  몸을 담그는 걸 보게 됩니다.  


결국 앤은 위험해진 그를 도와주게 되고,  사라졌던 개 파로가 돌아왔듯이 이렇게  한 명씩 다른 이들이 나타나지 않을까란 추측과는 달리 이 이야기는 앤과 갑작스레 나타난 루미스, 그리고 파로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끝을 도저히 알 수 없게 말입니다.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던 루미스로부터 앤이 도망쳐야하는 일이 생기고,  착하게만 살아오던 앤이 총을 바라보며  루미스와 파로를 공격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일이 생길때 우리는 인간의 이기심과 자신이 위험에 빠졌을때도  정의를  지킬수 있을까라는 걸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사람 인(人)자를 배울 때, 혼자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라서 서로 기대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진 글자라는 걸 배웠는데 루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이란  홀로 남을 외로움을  이겨낼만큼 강한 것인지 궁금하게 만들기때문입니다. 그가 가진 옷의 위력을 알기에 지키고 싶은 마음은 백 번 이해할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루미스는 무조건 앤의 의견에 맞춰 잘 살아보려고 했어야 하는 것이 맞을텐데.  죽을뻔한 자신을 도와준 앤에게 하는 그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앤이 자신보다 강한 사람으로 보였더라도  그렇게 했을지, 아니면 그가 앤이 복종하길 바라듯 강한 누군가에게 무조건 복종했을지 궁금해지기 때문인데요.


16살이 이제 되는 소녀에게 다가오는 한 사람, 그가 그녀와 함께 다른 사람을 기다리며 평화롭게  잘 살아갈 수 있을지, 혹은 그녀를 공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일지에 관한 이야기는 1974년도에 발표된 작품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지금 우리의 두려움을 담고 있습니다.핵,원자력 발전소란 이름이 나오면서 생기게 되는 인류 멸망에 대한 두려움, 홀로 남겨진다는 외로움,  몇 남아있지 않은  인간들끼리 잘 살아갈 수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가 이제껏 많이 있었지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곳에 사는  소녀와 드디어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을 한 남자라는 이야기는  의외의 반전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을 보게 하는데요. 나라도 루미스와 같을지, 혹은 앤이 했을 행동을 했을지...  지구의 마지막 생존자가 가져야할 것은 먹거리나 그 다음 시간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인간이 잃어서는 안 되는 마음이라는 걸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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