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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
규영 글.그림 / 사물을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올 한해 어땠나?"를 강제로 생각해보게 하는 12월이 되자 날짜가 하루하루 나를 밀어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러다 12월 마지막
달력도 한 일없이 그냥 넘기게 되는건 아닐까 하게 되는데요. 뭘 했는지, 뭐가 좋았는지 한 해 한 해 지나갈수록 희미해지는건 이
일상에 오래도록 익숙해졌기때문일겁니다. 하지만 "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 에 나오는 10인 ( 물론 나이 엄청 먹은 개와 오래된
도서관, 바람도 나오지만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니 또 하나의 친구로 여기고 명수에 채울 수 있다면 말입니다.) 의 이야기는 그
누구에게도 평범한 일년이 아니라 저마다의 다른 일년이였다는 이야기를 해주게 됩니다.
어느 계절 어느 요일에 이 책을
펼치시든
지금부터 당신에게 좋은 열두 달이 시작되길
바랍니다...
라는 문구로 기분좋게 시작하게 되는데요.
후폭풍녀부터 만나게 됩니다. 20대중반의 아리따운 아가씨인데 연애할 땐 행복에 겨워 뭘 먹어도 맛있고 연애가 끝나면 방황하며 식음을
전폐하는... 연애할때 완전 불리한 타입이랍니다.그런데, 1월 마지막 날부터 그녀가 마르게 됩니다. 아쉽게도 말이죠. 그런 그녀가 몰랐던 남자
친구 후후폭풍남의 열두 달 이야기로 그들의 관계가 왜 그랬으며 어떻게 됐는지 알게되는데요. 그렇게 하나씩 이야기를 들여다보니 주인공
모두가 어디선가 만나고 있다는 걸 숨은 그림처럼 찾게 됩니다. 왼쪽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오른쪽의 짧은 글에 웃으며 친구가
되어가는 아기와 개, 직장을 찾아가는 스팀녀, 멋진 나를 꿈꾸는 야근남에서 다른 것이 되고 싶다는 도서관,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를 원하는
고3, 가족들을 위해 몰래 일을 시작한 엄마인 야구르트 아줌마, 여기저기로 떠다니는 바람 히후의 열두 달을 들여다 보게 되는데요.
아기를 보면서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던 조카가 많이 컸겠구나 싶고, 도서관에 들어와 깜박 조는 학생들을 귀엽게 바라보는 도서관은 내
마음이기도 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대학에 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고3에게는 "할수 있다!"며 손을 꼭 잡아주고픈, 그리고 그렇게 됐나
싶어 반가워지는데, 그 중에서도 역시나 야구르트 아줌마의 열두 달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약간이라도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계속 움직여야만
하는 엄마의 일상을 보여주기 때문일텐데요. 그렇게 야식 준비로 못난이 김밥을 싸려다 김을 한 장 먹으며 6월의 밤 하늘을 삼킨 셈 쳤다...
라고 하는데, 그 말에 피식 웃음나더라구요. "..한 셈쳤다."라는 말을 잘 하는데, 한번도 그런 낭만적인 말은 생각지도 못
해봤기때문인데요.
이렇게 저마다의 기쁨과 슬픔이 섞인 열두 달 이야기들이 나와 비슷한 부분을 찾아보게 할텐데요. 나말고 열두 달이 어땠을까
궁금해지는 누군가를 떠올릴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기분좋아지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