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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놓지 마
미셸 뷔시 지음, 김도연 옮김 / 달콤한책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아빠. 내 손 놓지 않을꺼지?" 라고 구덩이 앞의 어린 소녀가 물어봅니다. 아빠는 이미 몇 건의 혐의로 경찰들에게 쫓기는 중이고, 그
중의 한 건은 그녀의 엄마이기도 하고 그의 아내이기도 한 리안에 대한 건데 말입니다. 그녀의 실종, 혹은 죽음에 관한 것이기에 그리고 소녀는
아빠가 종종 자신을 놓고 알렉스라는 소년을 떠올린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를 믿을 수 있을지 의심하게 됩니다.
마샬이라는 멋진 남자, 리안이라는 아름다운 여자와 그들의 아름다운 아이 소파는 레위니옹이라는 아름다운 섬에 여행을 오게 됩니다. 그렇게
며칠 쉬다 행복하게 떠날 줄 알았던 이들에게 문제가 생긴건 잠깐 방으로 들어간 아내 리안이 사라졌기때문인데요. 그녀를 찾으러 방으로 들어간
마샬과 호텔 직원은 방이 이미 점점이 뿌려진 핏방울로 엉망이 된 상태라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아내의 실종에 남편을 의심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마샬에게는 조금 더 혐의가 짙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가 경찰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고 그가 딸을 데리고 도망쳤기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가 가는 곳마다 생기는 시체들은 어린 소녀의 눈을 피한 잔혹한 아빠의 짓인건지,
그렇지 않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긴건지를 그를 따라가는 우리에게, 그리고 그를 쫓는 경찰들에게 의문이 생기게 하는데요.
"과거를 떠올리면 위험해진다."
이 섬에 사는 이들 모두에게 과거가 있다는 게 드러나며 누가 왜 이 일을 꾸민건지 더 궁금해지게 됩니다. 마샬이 떠올리는 알렉스는
누구인지, 그가 후회하는 과거속 알로에는 누구인지 말입니다. 이 모든 일이 과거로부터 왔다면 상황을 바꿀 수 없는 지금, 마샬이 이 상황을 바꿀
수 있기는 한건지도 궁금해지게 되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거를 잊고싶은 인간들때문에 일어난 일이기에, 그리고 과거에 매달려 살아가는
인간들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어려움을 맞게 된 이를 불쌍하다 할 수 있을지, 그럴 순 없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건과 함께 이 아름다운 섬, 레위니옹이 가진 매력과 그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생활에서의 어려움과 인종간의 보이지 않는
차별이 주는 부딪힘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과거에 대한 진정한 사과없이 서로를 용서한다는 게 시간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게 이 사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수 있겠다 하게 됩니다. 사건이 끌고가는 긴박감보다는 섬에서의 여러 도피 길이 더 눈에 들어와서인지 자꾸 섬 이야기에
관심이 가게 되는데요.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인간사의 흔하고 당연한 일이라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을때는 자신 역시도 어떻게든
두려움에 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막힌 아름다운 섬이기에 그리고 현재 행복한 커플에게 일어난 일이기에 끝이 더 궁금해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