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내어 읽는 즐거움 - 삶을 바꾸는 우리말 낭독의 힘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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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끔 마음에 드는 글귀나 단어를 소리내어 작게 말해볼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말이 내 귀에 다시 들어오며  아까의 그 느낌과는 다르게 나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요. 정 여울님도  낭독을 한다는 것이 오감의 활성화에  외로운 마음 챙기기, 그리고 내 안의 또 다른 나와의 대화 느낌을 주게 되고 그것만으로도  우리를 바꿀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아야만 다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204

모르는 채로 '그냥','괜히' 좋아지는 것들이 있죠. 그래서  우리는 남과는 다른 노래에 내 감정을 싣고 눈물 흘리고 웃음짓는 걸겁니다.  또 그렇게 글도 읽어가구요.  가끔은  글들을 '그럴것이다.'라는 내 생각대로 읽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될때가 있습니다. 내가 기쁘면 기쁜걸로, 내가 슬프면 슬픈 채로 감정을 옮겨 읽어가다가  그것이 얼토당토않은 오로지 내 생각만이였음을   알게되는 대목을 발견하면 쓴 웃음짓게도 되지만 그러면 또 어떠한가 싶게도 됩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이해하고 같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지금의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느냐가 더 중요한 거 아닐까 싶고, 그래서 같은 글이라도 매번 읽을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건가 싶은데요.


정 여울님은 자신이 왜 이 부분을 좋아하는지의 이유와 글의  전 후 사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짧게 한 부분씩을   적어 놓았는데요.  처음 본 글도, 한번은 읽어보았던 글도  소리내어 말해본다는 것의 생각보다 강렬함에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의 글은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더 애절하게 되고 집 안에서의 일상들, 특히나  어머니의 흔하디 흔한 말은 큰 따스함으로 다가오게 되고, 뭣도 모르는 장난꾸러기 아이와  아이를 혼내는 할아버지의 짧은 글에서는 인생의 짧음과 반복을 느끼게도 되니 말입니다. 읽었음에도 몰랐던 감정을 살리는 것 그것이  소리내 읽어본다는 거 아닐까 하는데요.  읽는 것보다  더 쉽게 글속에  들어가게 하고 내 마음안을  내가 다시 들여다보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어주니 말입니다.  


 네 잎 클로버 한 이파리를 발견했으나 차마 못 따겠구나

지금 이 들녘에서 풀잎 하나라도 축을 낸다면

들의 수평이 기울어질 것이므로

-정 채봉 <들녘 중에서,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샘터-73

이렇게 아름다운 대목 대목이 많았구나 싶어집니다.  너무 쉽게 스르륵 넘겼다 싶게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이들의   감성과 인생이 우리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게 만드는데요.     나의 오래 묵은 감수성을 너무  들쑤시는 거 아닐까 싶게   낭독의 즐거움을 알게되지 않았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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