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왕국의 성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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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들을 누구나 해볼 겁니다. 지금의 기억만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로또 번호를 외워가겠다 할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그 자리에 있거나 있지 않거나를 선택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사랑하던 사람과의 이별도 없을거고, 창피한 순간도 없을거고, 그래서 늘 아름다운 기억만 있을테니 말입니다.  물론 과거의 바뀐 기억이 현재를 더 아프게 바꿀수도 있지만 아픈 과거의 기억만 지울 수 있다면 모험해볼만한 일이 아닐까 하는데요. 

 

미미여사는  은행에 간 소년, 그리고 뭔가 달라보이는 그림이라는 조합으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평소 사건을 많이 보여주는 지라 은행에서 벌어진 강도 사건이 아닐까 했는데요.  그 소년이 슬쩍 그 그림을 가지고 나옴으로써 처음부터 예상이 빗나가게 됩니다. 물론 소년에게 사건이 생기긴 합니다만  소년의 현실과 그림이 만나게 되고 그 안에는 사건이 있다는, 기대한대로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는 역시나 미미여사의 이야기구나 싶은데요. 그림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의 기운을 빨아들이는  스케치안의 숲과 성, 그리고 그 안에 갇힌 어린 소녀라는 이야기는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의 심리, 화목한 가정과 서로 관심없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그리고 스스로 하게 되는 달라진 생각만이 지금의 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림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소년 신이는 학교의 왕따지만 그림 잘 그리기로는 유명한 시로타를 찾아가게 되고,그러다 유명 만화가의 어시스턴트 아저씨를 만나게도 됩니다.  십대라고 문제가 없는것도 아니고,  사십대라고 문제가 없는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게되고, 계속 만나다보면 싫은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는데요. 그렇게 엉성하게 모인 그들이지만  그림을 그린 사람의 비밀이 뭔지 찾기위해  힘을 합치게 됩니다. 그러다  성 안의 소녀가 사실은 오래전 현실세계에서  사라진 소녀라는 걸 알게되고, 그 소녀가 가진 사건의 진실속으로도  들어가게 됩니다.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기만 한다면 인생을 거슬러 올라가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자. 만약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는 이 이야기는  상응하는 대가가 뭐가 됐든 과거를 바꿔준다면 돌아가기를 선택할 인간들이 버리겠다고 하는게 뭐까지  있을지라는 두려움도 주지만, 매 순간 선택하고 후회하는게 인생이고 그래서 갈 수 없는 과거의 상처에 눈물 흘리게 되지만  많은 일들은 아직,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희망도 이야기해주는데요. 


절망속에 있다보면 절망만 보이지만 때로 희망은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라    평소 그녀의 이야기와는 다른 전개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미미여사의 지금이 괴롭다고 너무 그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것에 마음을 담다보면 어쩌면 그 시간이 지나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위로가  아닐까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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