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 1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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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육림"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은나라의 주왕이,여기서는 상나라의 주왕이라고 나옵니다,  달기에 빠져... 라며 시작하는 이야기인데, 봉신연의 1편에서는  그가 잘못해서 시작된 것이긴 하지만   이미 그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였다는 걸 보여주게 됩니다.   정해진 운명대로 그의 대에서 상나라는 없어지고 새로  나라를 세울 인물과 그를 도와줄 인물까지  신들이 배치해 놓게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신의 장난에 인간은 그냥 끌려가는 것인가 싶어 약간 씁쓸해지기도 하지만, 그런 운명론에   우리가 중국 영화에서 기대하는  신의 도움을 받는   인간들의 전투와 현란한 도술이 쏟아져나오는  신들의 전쟁까지  합쳐져 재미를 더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혼돈이 나뉘기 전에 반고가 있었고".. 라고, 시조처럼  중국의 문화가 생기기 전부터 주왕에 오기까지의 역사를 대략 읊어주게 됩니다.  반고라는 부분에 있는 조그마한 표식을  뒤에서 찾아보면  오랜 옛날 암흑 속에 떠도는 커다란 알에서 살던 거인으로 자신 스스로 알껍데기를 깨고 나온데다, 손으로 떠받친 하늘이라는 대목을 보여줌으로써 중국내 신화 역시 그리스 로마신화만큼이나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주는데요.  그 시는 그러다  말희라는 여인에게 빠져 주나라를 망하게 한 무도한 걸왕에서 그 세상을 바꿔버린 성탕으로 왕의 자리가 움직이고, 그가 만들어낸 상나라가 31대 주왕에게 가서 어떻게 위태롭게 됐는지를 보여줍니다. 매 장마다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마다 이렇게 시로 전해진다며 보여주는 내용들은 앞 날을 점칠수 있게 하는 미래 예언이 되기도 하고, 또 모르는 단어와 인물들의 주석은 다른  재미있는 사건과 인물들의 연결이 어떻게 될지를 보여주는 좋은 키워드가 되어주기도 하기에 앞 뒤로 페이지를 넘겨가며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예상해보게 되는 재미를 가지게 됩니다.


어찌되었든 1편의 주요인물인, 그래도 현명했던 주왕은 충신인 상용의 뜻에 따라 여와낭랑의 탄신일을 기리기위해 여와궁에 행사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 때부터 만승천자라고 신앞에 자신을 먼저 내세우는 그는 이미 신들의 미움을 샀는지도 모르는데요. 하늘을 보수할정도로 능력있는 상고 시대의 여신 여와낭랑의 신상을 보게되면서 사달이 벌어지게 된 겁니다. 그런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에게 있었음 하는 마음이 생겨 하필이면   신전인 여와궁 벽에  "그런 여인이 살아 움직인다면 궁에 데려가...'란 뜻의 시를 남긴 겁니다.겁도 없이...


 당연 분노가 치솟은 여와는 주왕에게 벌을 내리려 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왕에게 아직 28년의 운수가 남아있다는 걸 알고 대신 그의 운명을 야금야금 갉아먹을 요괴를 부르게 된다는 겁니다. 여기서 등장한 요괴 중 하나인 천년 묵은 여우 정령이 달기의 몸에 들어가 상나라의 마지막을 더 처참하게 만든다는 건데요. 아마 주왕과 달기가 사람이라면 어찌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을까 싶어  중국인들은 달기를 여우 정령으로, 그리고 주왕은 보통 여자가 아닌 요괴기에 그 훌륭했던 왕이 홀려  결단력과 판단력을 잃은 무능력해진 사람이 된 것으로  묘사해  놓은 거 아닐까 하는데요.


충신은 물론이고 가족도 몰라보게된 주왕의 이야기가 마무리가 되는 건가 싶을 즈음, 그의 장수들이 보이는 도술외에 장차를 대비해 태을진인이 보낸 나타가  어떤 잔혹한 일을 벌이는지가 나오게 됩니다. 서유기 손오공은 약과다 싶게 뭘 몰라서 그런건지 사고만 치는 나타가 과연 태을진인의  뜻에 따라 큰 일을 할지 우리의 호기심을 자아내게 되는데요. 2편에서는 마침내 큰 일을 할 강상과 희창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니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게 됩니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상나라의 마지막. 달기는 요괴이기에 뭔가 일을 더 저지르지 않을까, 미래를 점치는 자의  미래는 그의 점괘대로 될지, 주왕의 마지막은 돌아온 태사 문중과 어떻게 될지, 신들은 과연 누구와 누구로 나뉘어 싸움을 하게 될지  궁금한 게 많아져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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