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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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180

미안하다는 말에 눈물이 그렇게 쏟아질지 몰랐습니다. 유가족이 건넨 빵을 받은 잠수사가 건넨 첫 마디라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말이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나와서 더 슬픈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이야기가 소설이길, 그래서 거짓말이길 바라며 읽어가는 내내 눈물이 그치질 않게 됩니다.  너무나 쉽게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믿었다는 죄책감때문이기도 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는 시간속에 잊혀져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미안함때문이기도 할텐데요.


고 김관홍 잠수사의 눈으로 써 간 이야기는  너무 암담하기에 눈을 오히려 돌리고 싶었던 시간들을 보여줍니다. 어리석게도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는게 당연한 그 커다란 배가 그렇게 어이없게 엎어졌지만  그 안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다 나올것으로 믿었던 그 시간후에 들어있는 진짜 이야기들을 말입니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군.경에서   백방으로 움직이고 있다니  쉽게  무사하겠지라  믿었던 시간부터 지금까지  내가  들은 이야기와 사실속에 맞는 게 뭐가 있는지 찾아보게 되지만  보이는 게 다 보는 게 아니고, 들은 게 다 들은 게 아니라는 것만 알게 됩니다.

 

두 가지 시선으로 되어있는 이야기는 하나는 산업 잠수사는 입이 없지만 이제 입이 있는 잠수사가 되려고 한다는 나 경수, 즉 고 김관홍 민간 잠수사의 시선으로, 또 하나는 작가의 시선이 아닐까 싶은  '그렇다더라'라는 것의 사실을 알려주는 르포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 경수 잠수사외 여러 잠수사가 계약도 제대로 하지않고    왜 그 곳에 가게 됐는지부터   60이라는 고령의 류창대 잠수사는  왜 업무상과실치사라는  죄목을 받게 됐는지, 나 경수 잠수사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잠수사라는 일을 왜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는지를 보여주며 여지껏 '왜' 라고 남아있는 일들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기위해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과 일들을 보여주고, 그렇게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우리는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것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명심했으면 해. 가만히 있으면 흠도 없지만, 가만히 있다간 다 죽을 수도 있어.-327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머리속이 하얘져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기다리라니 기다린게 잘못인건지, 들어가라니 물속에  들어간 잠수사들이 잘못인건지,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른채 그냥 놔둘 수 없다고 울부짖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잘못인건지,  그게 아니라니 그런가 하고 믿기만 한 우리의  잘못인건지 말입니다. 


삶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지만 한 사람이 중요하다. 세월호 유가족이 내내 강조하듯이, 해경이든 선원이든, 한 사람만 선내로 들어가서 가만있지 말고 빨리 다 나오라고 했다면 304명이나 목숨을 잃진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 살아서 탈출했을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아침엔 그 한 사람이 없었다. -370

대구 지하철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청년의 이야기도 나오지만  '있을 수 없는' 이란 이름의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우리에겐 있었는데 다 잊어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상처입은 사람들에게만 남아있는 상처인건지 생각해봐야 하는 건, 여전히 우리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일어나고 그 때마다  다른 이름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는  것때문인데요. 그건 처음부터 끝까지의 진실을 제대로 본 적이 없기때문아닐까 하게 됩니다.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하라'는 저자의 당부도 있지만  더 이상 거짓말때문에 힘든 분들이 없으려면, 위기의 순간에 누구나 진실을 말하는 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다면, 그리고 이미  상처받은 분들이 알고 싶은 것만이라도  알 수 있으려면     알려하고 잊지않으려 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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