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평소와 다를바없는 아침, 막내 한나가 이렇게 말합니다. "언니가,오늘은 아주 늦어." 그제서야 할 일 많은 리디아가 아직 내려오지 않은 걸 깨달은 엄마 메릴린은 딸을 깨우러가고 아이의 침대가 비어있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중국인 아빠와 미국인 엄마사이에서 엄마의 특징을 더 많이 물려받은 리디아는 부모의 사랑을 유난히 받는 아이였는데요. "할 수 있어,","응"이란 단어를 입에 붙이고 살다시피한 그 착한 아이가 사라진 겁니다.


처음엔 메릴린의 말처럼 누군가 방으로 들어와 아이를 납치한 끔찍한 사건인건가로  추리해보게 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건 곧 알게 됩니다. 리디아를 걱정하는 가족의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리디아의 요즘이 어땠는지 보게 되는데요. 그렇게 리디아가 어떤 아이였는지 우리가 구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갈 무렵  경찰들이 보는 냉정한 시선과  가족들의 뜨거운 시선사이의 거리가 아주 많이 멀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한 사람의 모든 면을 알 수는 없겠지만  가족마다 왜 다른 오해를  서로에게  하게 됐는지  들여다 보게되는데요. 외모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뜨거운 열망으로 알게 모르게 그들 가족들은 자기만의 비밀과 외로움을 더 크게 만들어가게 된 거 아니였을까 싶고,   또  밖에서 안에서 받은 상처를 유난히 서로를 챙기는 것으로  치유받던 아이들이 그 때도 그랬더라면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텐데... 하는 마음도 생기게 됩니다.


그 모든 게 원인이고 이유가 되어 맞물리며 생긴 일일겁니다. 그들이 서로에게 진실했다는 건 그 누구보다 우리가 더 잘 아니 말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가족의 사랑을 믿는만큼  자신이 원하는 걸 조금이라도 일찍 말했다면 이렇게까지 큰 일은 생기지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파오게 되는데요.     결국은 가족을 생각했기에    말하지 않고 꾹 참는 시간을 보냈는데, 그 사이 조금씩 가족이란 테두리가  무겁게 서로의 가슴을 짓눌렀던 건 아닐까 하게 됩니다.


사건보다는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속에서 우리는 처음 생각과 너무 다른 이유들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더 마음복잡하게 하는건지도 모릅니다. 기대와 바람, 그리고 자신이 했던 실패를 자식들만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을 넘어선 분노에, 그래도 가족의 사랑이라는 무게까지 말입니다.   데뷔작으로 문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는 셀레스트 응은  가족이 홍콩에서 미국으로 건너왔기에  이런 여러 감정들을  더 실감나게 그린 것일까 싶게 간결한 어투로  사건과 비극에 휘청이지만   함께 한 시간들을 힘으로 삼을 수 있는  가족들의 진짜 사랑이 뭔지를 잘 그려가고 있는데요.


리디아가 태어난 뒤로 줄곧 맡아온 냄새였다. 그 냄새를 맡을 때마다 리디아는 자신이 이 냄새들을 그리워한다는 걸 깨달았다. 리디아는 엄마의 허리를 끌어안고 엄마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빰에서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가 느껴질 때까지.

가족이 있어 좋은 건  순간의 아픔과 기쁨도 내 인생의 큰 일로   함께 기억하고 위로할 수 있기 때문아닐까 싶어지는데요.  위한다는 이유로  모르는 채 지나가는 소중한 순간은 없는지, 서로에게 오해하고 상처주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해서일까요.  가족의 진짜 행복이 뭘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지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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