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선 Oslo 1970 Series 2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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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이후의 삶은 믿지 않았지만, 삶 이후의 죽음은 믿었다.-235

요 네스뵈가 보이는 인물들의 공통점일지도 모릅니다. 삶 이후의 죽음만 믿는다는 사내들. 그래서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외로움, 그것도 지독한 외로움만 남긴다는 거 말입니다. 그 외로움을 지켜보는 일이 안에 있던 외로움까지  올라오게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는 건  누굴 위해 뭔가를 건다는 게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건없이 그가 가진 모든 것, 목숨도 걸기때문입니다.  누구나 그렇게 하고 싶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게 되는 그런 일, 홀가분하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일을 밀고가는 그 힘을 보는 것이 우리를 묘하게 안심시켜 주는지도 모릅니다.  


오슬로 1970 시리즈라는 미드나잇 선은 엄청난 사연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남자를 보여줍니다. '뱃사람'에게서 쫓긴다는 그는 버스에서 무작정 내린 곳에서  몸을 숨길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 그를 보면서 옛날 서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불에 탄 흔적과 제대로 지어지지 않은 곳에 사는 몇 안되는 사람들,  먼지 폴폴 날리는 그 안에서도 서로 종교와 생각차이로, 채워지지 않는 애정과 새로 생기는 사랑으로  다투는 사람들이 사는 그런 곳에 나타난 낯선 남자(물론 영화에서는 지친 말에서 내렸지만, 이 곳에서는 버스라는 점이 다르지만 말입니다.) 라는  그런 장면 말입니다.


 이제껏의 요 네스뵈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쓸쓸한 남자의 사연과 뱃사람이란 그를 찾으라는 일을 시킨 이보다 더 지독해보이는 요니 모에라는 그를 찾는 침착한  악당, 그리고 한 소년과 사는 아름다운 엄마와의 사연까지 말입니다. 트럼프 카드 속 조커가 아닐까 싶은 마티스와의 만남에서 결론까지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대충 짐작하게 할 수 있어  평소보다는 가볍게 느껴지는 이 이야기가 그래도  매력적인 건     킬러, 해결사라는 이름이 붙기까지의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사연과 쫓기고 있는 지금도 킬러이기보다는 여전히  욘, 한 사람으로 남기는 바라는 모습, 많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가지는 서로 다른 매력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고 그것이  평생 지고 살지 못할꺼라는 생각이 들만큼 무겁다는 생각에 짓눌리기도 하지만   그걸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나간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삶이 주는 낭만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요?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다는 백야의 땅에서의  '또 도망칠 것인가'와 '구원받을 것인가' 와 '구원할 것인가'의 선택만 있는 줄 알았던 남자에게  다가온 새 운명의 시작은 요 네스뵈라는 이름이 줄거라 생각지 못한   낭만을 꿈꾸게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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