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걸
메리 쿠비카 지음, 김효정 옮김 / 레디셋고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다만 여자가 나를 바라볼 때마다  내 마음에 뭔가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295

여자를 말과 다른 눈빛으로 바라보는 남자, 남자를 어색해하지만 한 걸음씩 다가오는 여자. 달달함을 풍길것같은  그들의 이야기는 첫 만남 후 점점 거리를 좁혀가는 남과 녀의 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닙니다.  총을 사이에 둔 납치범과 어쩔 수 없이 이 곳에 끌려 온 피해자간에 생긴 일이기 때문인데요.   


스톡홀름 신드롬이란 단어를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희생자가 납치범에게 의지하다 보니 애착을 갖게 되는 현상말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 나타나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하는데요.  피해자가 납치범을 두려워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소외감을 피해자가 느껴야 한다는 것,  자기 힘으로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없어야 한다 라는데,  이 모든 것이 납치된 미아에게 들어맞는 조건입니다.  상대가 피해자에게 보이는 최소한의 인간미,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밥을 주거나 입을 옷을 주는 것이라는 당연한 일조차  점점 의지가 되는 일이라 하는데 눈때문에 제약이 있는 곳에서 그와 단 둘이 몇 달을 지내게 되고 같이 숨어 살다보니 이성을  잃어갈 수 밖에 없는 미아에게는 점점 크게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하게 됩니다.  볼 수 있는 사람도, 혼자가 아니게 만들어주는 이도  오직 콜린이고,  콜린이  납치전 그녀 주위를 맴돌다 생긴 일들을 그녀에게 털어놓다보니  위험해 보이지 않는 콜린에게    미아가   사랑을 느끼게 되는 건  어쩌면 예상하고 있던 일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그녀를 찾기위해 시끄럽지만  그들이 있는 곳은 온통 적막과  추위, 미아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작은 고양이 한 마리 뿐인데요.  이렇게 사건은  뭔지 모를 그 날 이전과 그 날 이후로 나뉘어 납치범 콜린과 피해자 미아, 미아의 엄마인 이브와 사라진 이들을 찾아야 하는 경찰 게이브의 이야기로 보게 됩니다.


미아를 납치하라고 시킨 달마라는 이도 나오지만 우리의 눈에 그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이고, 그들이나 경찰이 어떻게 숨어있는 콜린과 미아를 찾을껀지가 아니라 그들만의 삶에 더 시선이 가게 되는 건  무뚝뚝해보이는 콜린의 마음에 뭐가 생기고 있는지, 그가 이제껏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너무 조심스럽게 꺼내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나 역시 처음과 달리 같이 도망가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는 그들의 계획이 그리 허황되게 느껴지지만은 않게 됩니다.


이런 사건을 다루고 있으면서  이 이야기의 제목이 왜 '굿 걸'인지, 그렇담 누가 굿 걸인지가 궁금했었는데요. 미아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가며 왜 누구를 굿 걸이라 불러야 할지는 읽는 이마다 조금씩 다른 이유로 다르게   정하지 않을까 합니다.  나눠 놓은 그 날이 뭔지는 알게 되지만 그 날의 진실이 과연 뭘까가 여전히 궁금해지는 건,  진짜 일어나는 일을 눈을 가리고 봤기 때문인데요.


마지막에 놓인 저자 메리 쿠비카와의 질문을 통한 독서 가이드까지, 그럴것이다 생각하고 정리한 우리 마음을 다시 '혹시'하게 만들게 됩니다.  이제껏 보여준 게 진실이 아니라면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더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저 깊은 곳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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