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크로우 걸 03 크로우 걸 3
에리크 악슬 순드 지음, 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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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케이크나 마찬가지다. 갖고 있기도 하고 먹기도 할 수는 없다. 일단 복수를 수행하고 나면, 그것 말고는 의미가 없는 삶에 새로운 의미를 찾아야만 한다는 무참한 자각 속에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다.-72

크로우 걸 3편은 사건의 내막이 벗겨지느라 끔찍한 과거 이야기가 다 쏟아집니다. 누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그들 각자는 또 무슨 짓을 했는지까지 보게 되는데요. 그 사이를 예아네테와 후르티그는 열심히도 파고듭니다. 다들 다른 사건을 맡으라고 해도 그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소년들에서  나중에 발생한 이들의 죽음까지의 공통점을 찾게   되는데요. 연결된 사람과 사건의 양상이 드러날때마다   예아네테는 심리 상담사인 소피아의 프로파일링 솜씨에 놀라게 됩니다.


혼자서라도 가겠다며 느리게라도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는 예아네테지만  마냥 응원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녀가 새로 시작된 사랑과 사건이  연결되어 있다는 건 놓쳤기 때문인데요. 어쩌면 그게 사람이지 싶으면서도 아쉬운 건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그 사건에 매달렸는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경찰이라는 직장내에서도 촉 좋기로 유명한 그녀이기에   그리고 그녀의 사랑이 뭔가가 이상하다는 걸 자주 느꼈기에, 그랬다면 한 사람을 일찍 구해내지 않았을까 싶어서인데요.


 3편에서는  사건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들의 생활과 생각을  더 자세히 보여줍니다. 복수를 쫓는 자와 이제 마무리가 되었다는 자, 그리고  사건을 쫓는 이까지도 사건에 가까이 있는 이들의 삶에는   쓸쓸함이 크게 자리잡는다는 걸 보게 되는데요.  예아네테도  사람인건지 괴물이 일으킨 일인지  알수 없는 사건을   들여다봐야하는  자신의 직업에 진빠지며 일상 생활이 잘 굴러가지 않기에,  상처를 묻어두고 묻어두었다  처음으로 사랑하고 지켜주고 싶었던 마르틴과의 사건으로 '자신도 모르는 나'가 생긴  빅토리아는 그런 기억만 갖고 살아가다 이제는 오래도록 잊지 못했던 이에게서 추격을 받는 신세가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을 만든 사람도 사실은 나 역시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말로 우리에게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습니다. 그 사람의 상처 역시 우리 모두 알만한 사건으로 누구라도 잊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데요. 이제껏과 같이 3편 역시나  개개인의 입장을 말하는  이야기때문이였는지 그들이 말하는 모두가 진실이라고 여겼는데,  이 사건에 관계된 거의 모든 인물이   진실과 거짓을  섞어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게 반전일까 싶지만  진짜 놀라야 할 건,    어떻게 그렇게 살았을까 싶은 이들의 복수  계획전이나 계획 후  꿈꾸는 삶이   평범한  삶이라는 걸 겁니다.


복수를 쫓아가는 이가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는지와  그런 인간들을 잡기위해 모든 걸 내려놓고 뛰는 경찰이라는 수사물적인 흥미와 인간 내면에 어떤 마음이 숨어있고, 상처가 어떤 일들을 만들어내는지에 관한 정신학적인 분석에 의한 인물들의 배치,  복수를 한 이들 모두의 뒷모습이 어땠는지로 왜 법이 정해놓은 대로의 정의가 필요한건지와  '페미니즘'과 '성적 소수자'의  문제의식와 사람이라는 관계의 드라마적인  결론까지 많은 걸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 이야기가   북유럽 스릴러 열풍을 일으킨 스티그 라르손이나 요 네스뵈의 아성을 잇는다 하고,   북유럽 범죄 소설 흐름의 가장 최신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는 거 아닐까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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