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크로우 걸 01 크로우 걸 1
에리크 악슬 순드 지음, 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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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드라마나 영화에서 깜깜한 곳에 홀로 남은 사람에게 다가오는 차의 불빛이 보일때면  그것이  희망일까 또다른 절망일까 궁금해지게 되고, 그런 순간에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차창을 내리고 "어디까지 가세요? 태워줄까요?"라 물어보는 평범해 보이는 얼굴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그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악마를 경계하는 것이 맞는것일까 말입니다.


"뭐 하나라도 그냥 운에 맡겨 두지 않을 것이다. 운명이란 도무지 믿지 못할 위험한 공범이다. 때로는 편이 되어 주지만, 그만큼 자주 예측 못 할 원수가 되기도 한다."-7

아름답지만 표정없는 인형을 표지로 하고 있는 '크로우 걸'은 믿어야 할 사람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을 가장 사랑해줘야 하는 부모에게 받은 배신과 악행은  어린 아이의 영혼을 빼앗을 수 밖에 없고,  영혼을 빼앗긴 채로 살아가야 하는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내면에 그가 받은 상처가 독이 되어 내내 그를 괴롭히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잠식시켜나가게 한다는 걸 보여 주는데요. 아무것도 믿지 못하고 살아가다  아무때고 찾아오는  예전의 상처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되는 인간의 운명과 그렇게   만들어 놓고도 정신차리지 않는 인간들의 뻔뻔함은  슬픔을 넘어선 소름을 느끼게 됩니다.


이상한 모습으로 죽은 소년들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형사반장 예아네테 킬베리는 바빠지게 됩니다. 생활을 꾸려나가는데 관심없는 오케와 한참 사춘기라  어색해진 요한과의 관계로 머리가 복잡한 그녀에게  사건 해결에 조금도 도움이 안되는  경찰  윗선들의 태클은 여자라서 받게 되는 걸까 싶은 차별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고,  제대로 된 용의자도 추리지 못한 가운데   연이어 발견되는 소년들의  사건은 그녀를  더 힘들게 만들게 하는데요.   그사이 나타난  용의자들의 증언은 그녀를 기가 막히게 만들게 되지만 결정적 증거가 없어 사건 해결은 앞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됩니다.


심리 상담가인 소피아의 환자인 빅토리아와 사무엘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기에   그녀들이 자신들이 공통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 뭔지 우연히라도  알게 되면,  그것이  제대로 된 사건의  해결고리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게 되는데요. 생활에 찌들다 시피하던 예아네테에게 새롭게 등장한 어려운 일들,  지적인 소피아에게는 늘 어려운 사랑, 빅토리아에게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고 그랬기에 지금 그녀가 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상황들을  각자의 눈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보여주기에  그녀들을 누구라도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전세계에  북유럽 스릴러 열풍을 일으킨 스티그 라르손의 책이 이 이야기속에도 등장하지만    페니미즘적 성격이 강하게 보여지는데다 사건의 인물들이  촘촘하게 얽혀간다는  이야기의 흐름, 인간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보여지는 이중성, 그래서 끔찍하지만 파헤칠수 밖 없는 사건을 그려간다는 점이 스티그 라르손과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1권 마지막으로 갈수록 이 상황에 놀라운 반전이 있다는 게 밝혀지며 그녀들이 조만간 다 만나게 될꺼라는 걸 알게 됩니다. 비극인만큼 서로에게 충격이지 않을까, 그리고 예아네테는 그녀에게 닥친 위기를 벗어나  범인들을  다 잡아낼수 있을지... 그 다음 이야기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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