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파란 여름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살아오면서 모든 일이, 완전히 모든 일이 너한테 달려 있다고 깨닫는 순간이 있었니?"

...

"그건 끔찍한 일이야,그렇지?"-20

난 이런 생각을 언제 맨처음 해보게 되었을까 기억을 헤집어보게 됩니다. 아직 친하지도 않고, 나이도 어린  아이들이 할만한 이야깃거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인데요.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이런 여자 아이들 셋이  배턴 트월링(양끝에 고무를 붙인 금속 봉을 돌리거나 공중에 던지는 연기를 선보이는 일종의 스포츠)을 배우기 위해 만나게 됩니다. 레이미와 루이지애나는 배턴 대회 우승 타이틀인  '리틀 미스 센트럴 플로리다 타이어'가 되기위해 이 곳에 왔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베벌리는 그 경기를 망치기 위해 이 곳에 왔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자꾸 움츠러드는 것으로만 보이는 레이미는 우승으로 신문에 사진이 실리면  다른 여자와 집을 떠난 아빠가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루이지애나는  복지국에 가지도 않고 친구인 아치를 찾으려면   대회 우승 상금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우승의 기쁨이 목표가 아닌 두 아이처럼   삐딱해보이는 베벌리의 사정 역시 알고보면 아빠에 대한 그리움때문입니다.


세 명의 아이들은  상대의 의견이 말도 안 된다며  툴툴대면서도  그대로  들어주는 것으로 엉뚱한 일들을 해가기 시작합니다.  그 나이쯤이라면  딱 그렇게 해결하지 않았을까 싶은 걸 선택하기에   그녀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데요. 하지만 어찌되었든  하나씩 일을 해결해가며  그녀들은  알아가고  가까워지게 됩니다.    전혀 다른 성격이였지만  상대를 위해 혼자만의 세상에 있던 두려움을 조금씩  떼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까지도 알게 되는데요.   그건 누가 뭐라해도 친구가 주는 힘이지 않을까 싶지만, 어쩌면   혼자라는 부담이 얼마나 큰지를 벌써 알게 됐기에  친구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던 건 아닐까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생기게도 됩니다.    


커다란 사건은 아니지만  예전의 자신들이라면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게 됩니다. 늘 혼자였던 레이미 역시 그들에게 의지도 하지만 많은 도움이 되게도  되구요.  상처입은 아이들이 또 다른 상처를 친구가 받는게  싫어 용기를 내게 된다는 이야기는 우리를 쓸쓸하게도 만들지만 그러기에 삶은 살아가는 것이고, 그렇게 우리는 지금도 살고 있는 거 아닐까 하게 됩니다.


그건 그런 것이였다.-256

어떤 나이가 되도 내가 어쩔 수 없다는, 한 마디로 정의되어지는 그런  감정을 알게된다는 건  못할 일입니다. 그래도  친구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후라 다행이다 싶은데요. 우리에게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으로  사랑을 알려준 케이트 디카밀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커다란 상실이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  혼란스러웠던  어린 시절 기억과 나를 그 슬픔에서 벗어날수 있게 도와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짧고 간결한 문장이기에 내 안의 감정을 더 많이 실게 되는지도 모르는데요. 그녀의 다른 이야기들처럼  이번 이야기도 아이들과 함께 어른도 곰곰히 읽어보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되지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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