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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올린 제철밥상 - 구황작물로 만드는 윤혜신의 101 건강 레시피 ㅣ 행복한 삶을 위한 건강한 레시피북 시리즈 3
윤혜신 지음 / 영진미디어 / 2016년 5월
평점 :
요리책을 보면서 요리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예전 추억을 떠올리게도 된다는 걸 '자연을 올린 제철 밥상'책을 통해 볼 수 있는데요. 13년
전 나만의 시간에 맞추기 위해 시골에 내려오게 됐다는 돌모루댁 윤 혜신님의 음식과 그것에 관한 설명은 우리가 흔하게 먹었기에 이제는 별거
아니라 여기는 구황작물과 제철 음식들이 때로는 그리움이기도, 그리고 건강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이제는 가족들 밥을 챙겨주는 입장이 되었는데도, 가끔가다 친정 어머니와 시어머니의 음식이 먹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푸성귀에 소금과 장,
고춧가루로 대충 쓱쓱 만드시는구나 싶었던 음식들이 거리가 있어 아무때나 먹을 수 없게되니, 이제는 그 분들 손이 아니면 어디서고 그 맛이
안 난다는 게 너무 아쉬울정도로 생각날때가 있는데요. 내가 해서는 절대 안 나는 그 맛을 좋아하는 게 입이 아니라 소화가 잘 된다는 걸 느끼는
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모처럼 모임에도 집밥 비슷한 게 나오는 곳을 점점 좋아하는 나나 친구들을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이런 건가 싶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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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황작물이 무엇인지, 왜 구황 작물을 먹어야 하는지와 궁합이 좋은 음식들은 무엇인지에 관한 설명부터 제첩에 나오는 재료들이 뭐가
있는지 설명해주는 '구황작물 제철 달력'이 일년 내내 챙겨먹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걸 보여줍니다. "봄나물, 그 질긴 생명력"에서의
꽁보리밥에서부터 시작된 봄나물된장전,여러 무침들이 저절로 입가에 침이 고이게 만들게 되는데요. 겨울까지 철마다 나온 음식들중에는 송편안에
나물이나 김칫소를 넣었다는 노비송편이라던가 가을에 김장하고 남은 무에 고추씨와 소금을 넣어 짜게 담근 무절임인 짠지에 쌀뜨물을 넣어 만든다는
강짠지지짐, 상추전,좁쌀을 넣어 만든 좁쌀만두등 처음 보는 것들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은 많이 보았던 음식들이고 너무 소박해보이는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1~2개씩만 한 밥상에 먹으면 건강까지 챙길수 있겠다 하게 됩니다. 어떻게 만드는지의 설명 아래, 그 재료가 어떤 효능이
있는지의 설명이 왜 우리가 '밥이 보약' 이라고 하는지를 알 수있게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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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해보이지만 일일이 손을 거쳐야 만들어지는 집밥, 좋다는 걸 알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점점 소홀해지는 게 사실이였는데요. 매일 먹는
밥상이 지겹다며 밖에서 특별하게 먹자 했었는데, 알고보니 우리의 일상 밥상이 내 몸 특급 밥상이였다는 설명과 상다리 휘어지지 않게 먹어도
충분히 빛나 보인다는 걸 보여주는 사진이, 간단한 레시피임에도 '오늘은 뭘 하나 해서 먹을까?' 찾아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