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대화 - 아리스토텔레스의 "변론술"에서 찾은 설득의 기술
다카하시 겐타로 지음, 양혜윤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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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중요해진 세상이라고들 합니다. 소통하기 위해선 우선 상대와 어떤 주제로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일상에서건, 일적인 부분에서건 자신의 주장을 상대에게 해나갈수 밖에 없게 되는데요. 대부분의 경우 내 주장을 밀고갈  것인가, 혹은 상대의 주장을 들을 것인가를 이야기 도중에  결정하게 됩니다. 결정되는 순간이   길지 않기에  대화중에도 상대의 설득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 방법은 뭔지, 내 생각을 더 잘 말할 수 있는 방법은 뭔지  고민하게 되는데요. 이런 같은 고민을 수천년 전 사람들도 했었고, 그들을 위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변론술'에서   설득의 기술을    정리해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흐른 지금의 우리에게도 그 상황이 들어맞는다니.... '사람의 여전한 마음이란 참으로 놀랍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라니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변론술의 등장 이유부터, 어떻게 하면 우리가 보다 나은 설득의 기술을 가질 수 있는지,   상대의 말에서  유념해 봐야하는 부분은 어느 곳인지를 저자 다카하시 겐타로가 학술서가 아닌 실용서로 쓸 수 있도록  쉽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의 변론술(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화술)은  우선 상황만 모면하는 번드르르한 기술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피스트들의 변론술이 가짜라면, 내가 진짜를 만들어주겠다!" 며  책을 남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가 자신하는 '진짜'라니,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데요.


설득하기 위해선  말하는 사람의 인품, 듣는 사람의 기분, 내용의 올바름이란  3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  며칠전에도 옳고 그름이 뭔지 충분히 알만한 나이가 된 아이와 이야기하다  '내가 지금 몇 살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나?'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됐다는 친구와 설득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아마 이 3가지 중에서 내용은 당연히 맞는 것이였고 말하는 사람의 인품이 조금 의심스럽긴 했지만(?) 제일 안 좋았던 건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말한 것이 아니였을까 하게 됩니다. 다른 집 아이와 이야기는 잘 통하는데 정작 전후 사정을 더  많이 알고 있는 우리 집 아이와 이야기가 통하지 않게 되는 건, 듣는 사람의 기분을 존중하지 않았기때문일텐데요.(물론 양쪽 다 말입니다.) 우리 집에서 같은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도 그런  이유겠구나 하고 객관적으로 보니 눈에 더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소소한 일도 설득으로 하는 것이겠지만   설득의 진짜 큰 힘은  개인이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가진 대중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인데요.  4장 "듣는 사람의 기분 유도하기"중 타인의 감정을 유도할 수 있을까? 의,  청중의 미움이나 호감을 약간의 말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보면 미묘한 차이를 가진 어휘 사용의 중요성을 알게 됩니다. 두려움으로 설득하기 쉬운 상황을 조성한다는 부분 역시  갑자기 정치인들의 공약을 떠올리게 되면서 어떤 인물을 호감으로,  별로 라고 생각한 것이 내 생각이 아니라  그들의 말에 교묘하게 매번 설득당한 건 아닌지 씁쓸한 생각도 들게 되는데요.


6장의 궤변 전략, 스스로를 지키는 법은 저같이 귀가 얇고 팔랑거리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나도 모르게  상대의 '따라서 그렇습니다' 라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기다란 이야기를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  생각하게 되는 이들에게 근거와 결론이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지, 같은 말의 다양한 의미를  보여줌으로써 내가 이런 부분을 짚어봤었나 하는 걸 알려주기때문인데요.  


설득이란  내용의 옳고 그름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에게 2500년전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왜 그들의, 그리고 나의  설득력이 힘을 얻지 못했는지 알려줍니다. 모두를 다 설득하는 능력까지는 아니더래도 그의  이야기에서 상대의 이야기에서 자신이 생각해봐야 할 점, 내가 말할땐 어느 부분을 더 조심하고 강하게 나가야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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