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1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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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초기작을 특히 좋아하는데요.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등,  사건과 사람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추리소설에서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나 쫓는 사람 모두의 시선으로  자꾸 눈이 가게  하는 매력이 있기때문입니다. 범인들의 입장으로 본다면 사건을 벌일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연에 마음 약해질때가 있고, 또 그들을 쫓는 탐정이나 경찰 입장으로 보자면 사소한 것에서 단서를 찾아내는 그들의 치밀함에 놀라고, 냉동 인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차갑다 싶지만  범인을 알게된 후에는  연민에 휩싸이게 되는 감정을 보여주기에  누구의 시선으로 사건을 봐야 할지 고민스럽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치밀한 범인만큼이나 치밀하게 범인을 찾아내는 탐정, 사건이 일어나면  하나의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게 되는 이유가 생기고 그 안에는 늘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쉽지 않게 하고  단순 재미로만 끝나지 않게  하는데요. 그래서, 그 때 그 때 내 심정에 따라 다른 이를 응원하게 될만큼 옳고 그름이 늘 정해져있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백야행도 그런 이야기이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입니다. 그것에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상처와 슬픔, 기쁨이라는 감정으로   범인이라기보다는 슬픈 운명을 지닌 사람들이라 부르고 싶은 이들이 있어 그들에게  다른 길은 없었을까를 여전히 생각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한 남자의 죽음으로 사건이 시작되게 됩니다.  사건이 일어나자 현장에 도착하기전에   현장 주변에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현장이 어떤 느낌이였는지를 슬쩍 떠보는,  제대로 된 경찰 사사가키를 먼저 보여주는데요. 사건을 잘 풀어갈 것같은 그였지만  그날 기리하라의  행적을 시간별로 맞춰보았음에도  범인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사가키 눈에 들어온 건 역시나 기리하라의 가족들이고, 그가 그날  마지막으로 들른 곳인데요.  뭔가 의심스러운 전당포 직원 마쓰우라와 그의 아내 야에코와 초등학생 아들 료는 서로의 알리바이가 되어 주고,  마지막으로 들른 곳에서는 엄마 후미요와 역시 초등생인 딸 유키호뿐이니 건장한 남자의 죽음에 연관시키기가 어려워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떨어져 있는 것을 줍는 것과 그냥 놓고 간 것을 가지는 게 뭐가 다르지? 돈이 든 가방을 멍청하게 놓고 가는 인간이 나쁜거지. 안 그래? 이 세상은 빈틈을 보이는 쪽이 지게 돼 있어."-414

사건 후 마음 자체가 달라진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그 안에서 범인이 누구일까를 추측하게 하는데요.  '백야행'은 사건으로 달라진 주변 사람들 시선때문인지  사람을 골라 사귀는 듯한  용의자들의 좁은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사소해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사람의 마음속에 의혹을 불러일으킬만한 일들로 조금씩 드러나기에    '사람은 어디까지, 얼마만큼의 속 모를 마음'이 있는 것일까 생각해 보게 합니다. 


"도망치지 않고 모든 것을 흐름에 맡겼다면 다시 태어났을지도 몰라."--451

살면서 어떤 일에 도망쳐보지 않은 사람이,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지만 다른 이가 말할때는 다릅니다. 내가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을 가진 이가 이런 비슷한 말을 할때는 '그러니까...'라는 비난을 알면서도 하기 쉽기때문입니다.   그렇지 못하니까 인간인건데, 그래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서로가 있다는 게 충분한 위로가 되기도 하는 건데... 평범한 말조차 서로라 부를 수 있는 이에게 하지 못하는 범인의 아픔을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끝까지 가야  범인을 제대로 볼 수 있을거라는  긴장감과 어떤 이유로 사건이 생기게 되든,  주변에 남은 이들에게 보이게 되는  적막과 외로움은  사건은 어찌됐든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아픔을 주게 됩니다.  하얀 어둠속을 걷는 이야기, 내 기억과 다른 결말이였음 하는 마음으로 그 다음 이야기를 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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