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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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는게 아무렇지 않다가  너무 싫은 날이 있습니다.  이상하게   먼저  전화걸기는 싫고  누가 되었건 나에게 먼저 '밥은 먹었는지', 아니면 '나랑 밥 먹을래?' 라고 물어보기를 기다리게 되는데요. 전화기를 만지막 만지작...  기다리면서도 이게 무슨 쓸데없는 고집인가 하며  내 스스로에게 어이없다 하게 됩니다. 생각나는 이에게 전화거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날이면 막연히 맛있는 걸 먹고 싶다 하다가 그냥 따뜻한 밥에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를 넣어 만든 된장국과 계란찜, 엄마 김치가 먹고 싶다로 생각이 번지게 되고, 점점  생각이  저 멀리로 가게 됩니다. 외로울 때 꺼내 먹는 한 끼 에세이 '외로운 미식가'는 이런 날의 날 보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없어지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미련은 언젠가는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진짜 좋아하는 건, 영원히 싫어지는 일이 없다 --28

만나고 헤어지고 잘했나 잘못한건가 하는 여러 일들을  몇 십번씩 몇 십번을 하고  지금에 오니  안 해서 후회되는 게 많지, 해서 후회되는 게 많은 게 아니라는 걸 알게됩니다. 사랑도, 싸움도, 행동도, 생각도 더 많이 할 껄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시는  관련된 어떤 거든 기억조차 하지 않겠다던 쓰고 아픈 기억이  어느 날은 그랬기에  다음에는 내가 먼저  용기내도  괜찮다는 걸 알게  하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기억으로  변했다는 걸  알고나니   좋아하는 건,  잠깐은 그럴 수 있지만 영원히 싫어할 수는 없는 거라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과의 다이어트도, 감정 다이어트도 못하는걸 겁니다. 좋아하는 것에 약한 우리를  우리들이 알기에 서로 위로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기도 하구요.


'괜찮다, 괜찮다' 하다가  ' 나 진짜 괜찮나?' 하는 기분이 들 때를   18년동안 예능 작가로 활약하고 있다는  그녀답게 짧지만 귀엽고,  통통 튀다가  진지하고, 그러다    슬프고    달달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쓰고 짜고 달달하고 맵고 시고 감칠맛까지 합해져있는 인생의  맛이 나에게는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맛있는 삶을 살고 싶어하는 우리 모두에게  요리의 완성은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거라는 이야기가,  지금은 허접해보이고  싱겁더라도 어딘가에 있는 짭잘함이 그 부분을 채워줄것이고, 어딘가에는 달달함도 매콤함도 숨어있으니 괜찮다는 위로가  되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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