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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 싫은 날
홍화정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5년 12월
평점 :
일러스트레이터 홍화정님의 그림 에세이가 사람 마음이란 뭘까를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짧고 간단하게지만 언젠가 했었던,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는 내 생각을 들여다보고 적어놓은 것같은 이야기들이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주기도 하고, 그렇게 우리는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괜한 동지의식을 주기때문이다.
"혼자서도 잘 지낸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뻤던 건
그런 모습들이 내 로망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나 역시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지낸다는 말이 참 좋다. 하지만 그렇게 보내는 줄 알았는데 문득 누군가가 연락하지 않을까 기다리는 내
모습을 보거나 핸드폰으로 쓸데없는 눈요기를 하고 있는 나를 볼때면 실망하게도 된다. 아직은 생각했던 것보다 혼자가 좋다면서 썩 잘 즐기지는
못하는구나 라는 커다란 아쉬움이 생겨서일것이다.
이래도 돠는 걸까 란 고민을 하다가도 작은 가을햇살이 얼굴에 내려쬐거나 어딘가를 비추고 있는 세상을 보면서 괜히 행복해지는 그녀를
이해하게도 되고, 혼자 퍽퍽한 삶을 보내고 있는 시간에 아빠가 한 전화에 '무조건 잘 지낸다'며 거짓말하는 큰 딸의 마음이란 것도 알고,
씩씩하게 있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혼자가 너무 싫어 소리지르고 싶은 그녀의 마음도 알것 같은게, 이렇게 넘기는 매 장마다 다 나인거
같아진다. 거기에 어린 후배에게 남기고 싶은 "마 그냥 다 해삐라"가 마음에 확 와 닿는건 왜인지, 이게 여자 공감이 되는 것 일수도 있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다 그런거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제주 바다를 보며 그녀의 조근 조근 이야기를 듣는 느낌을 주는 이야기가 어른이 된다는 것의 어려움을, 꽉 채우지않아 한가로움을
주는 그림과 글로 토닥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건 혼자서도 넉넉하게 지낼수 있는 마음을 갖는다는 걸 줄 알았는데 지금도 가끔은
절실하게 나만 봐주고, '잘 했다' 위로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을 때 맥이 풀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
건가보다 라는 이야기와 '우리 조금은 외롭게 행복합시다' 라는 그녀 말이, 채울 부분을 남겨놓은 채 살아가는 나라면 또 어떠랴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