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속의 죽음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3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범인이라는 생각은 언제 그만두신 겁니까?"

...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범인입니다."-336

 

오로지 추리로만,  "사실 이번 사건은 이렇게 진행된것이다. 그래서 범인은 당신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탐정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세계 3대 탐정중 하나인 푸아로이기에 이렇게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걸 겁니다. 그러고보니  명탐정 푸아로가 있는 곳에서 살인을 벌이다니, 그 사람은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싶은데요. 유난히 현장에 등장하길 좋아하는 푸아로가  이번에는  여객기 프로메테우스호에 올라타 비행기 멀미로 정신이 혼미해진 사이에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더군다나  살인도구로 쓰였을 대통이 그가 앉은 좌석뒤에서 발견되며,  물론 범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작은 회색 뇌세포로 범인의 모든 것을 추리해낼 수 있다는 푸아로의 자존심에 상처가 나지않았을까 하게 되는데요.


살해된 여인은 과거의 사연을 뒤로 한채 지금은 지독하다고 소문난  사채업자 마담지젤입니다. 돈을 빌리고  잘 갚는 이에게는  거래가 깨끗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돈갚기를 미루는 이들에게는  채무자에 대한 비밀을 다른 이들에게 흘리기로 유명한지라  원한을 가진 이가 많았다는 걸 알게되는데요.  보통의 사건들처럼 이번 사건 역시 악의나 돈에 대한 유혹이 동기로 추측되지만 노련한 사채업자인 그녀의 과거와 거래내역은  비밀인지라 과연 누가 채무로 원한이 있을지, 그리고 그녀의 재산을 받을 딸이  누구일지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경찰과 푸아로가 증인들에게서 단서를 얻어내는 데 차이점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질문에 따라 다른 답을 얻어내기에 쫓아가는 인물들의 방향이 달라질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유명탐정의 수사에 놀라게 되는 이유를 볼 수 있게 하는데요. 이번에는 절친이자 왓슨이기도 한 헤이스팅스 대신  비행기 탑승자였던 제인을 비서로 두어 사건에 참여시키게 되는데,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려주며 속깊은, 그리고 처음부터 사건을 꿰뚫어 본 푸아로의 능력을 새삼 알게됩니다.1935년이라는 년도와 시속 65키로의 빠른 택시라는 문장이 놀랍게 느껴질 정도로, 여객기라는 밀실과 한 곳에 모이도록 한 누군가의 의도, 사람은 길게 봐야한다는   이야기가 지금 벌어지는  사건들과 다르지 않기에 시간을 넘어서는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작가의 힘을 느낄수 있게됩니다.


유난히 동승한 사람들의 사연과 그들의 소지품에 뭐가 있었는지,  몇몇 용의자들의 속마음까지 보여주기에 누가 범인일지  추리해보라는 도전같은 느낌도 받게 되는데요.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하는 단서들도 있지만 그리 복잡한 구조가 아닌지라, 처음부터 뭔가가 안맞는다는 푸아로의 말을 따라가다보면 누군가가 눈에 거슬린다는 걸 알게될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가혹한 것이라면서도 끝까지 신사의 태도를 놓지않는 푸아로 탐정은 알면 알수록 정든다 싶은데요. 다시 보아도 '범인이 누구였더라' 하며 모두를 의심하게 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푸아로 이야기가 추리소설이란 뭔지 알려주지않나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