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리스트
리처드 폴 에반스 지음, 허지은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어느 새 12월이 눈앞이다.  12월하면 크리스마스가 떠오르게 되고, 그 생각만으로도  가족들이나 가까운 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하나 벌써 고민이 시작된다.  이렇게 보통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리스트란 누구에게 무얼 주어야하나, 그리고 난 뭘 살까란 선물 목록이 되지만  '크리스마스 리스트'에 나오는 제임스 키어에게는 자신이 상처를 준 사람들은 누구이며 그들에게 뭘  어떻게 사과해야할까 라는 더 특별한 목록이 되게 된다.


부동산 업계의 거물인  제임스 키어는 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아내와의 이혼도 주저하지않는  차가운 심장의 소유자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아들 지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면서도 신경쓰지 않는 그에게 자신의 부고를 신문에서 보는 일이 생기게 된다.  동명이인 제임스 키어의 죽음이 자신의 죽음으로 신문에 나면서  버스기사였던 제임스 키어에게는 수많은 조문객이 슬픔으로 그들 가족을 위로하지만, 많은 걸 이룬듯한 자신의 죽음에는  죽음이라는 커다란 일앞에도 그의 삶을 조롱하는 악플들이 계속 달린다는 것에 충격받은 그는 비로소  자신의 삶에 없었던 걸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많은 이야기들이 그렇듯  자신의 행동이 어떤 여파를 몰고다니는지  몰랐다가 우연히  알게되자  진정한 사과로 모든 걸 원상태로 돌리게 된다... 이렇게 되지않을까 싶지만, 한번 실수가 한번 사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제임스가 찾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보게된다. 그에게서 상처받았던 사람들은 그에 대한 원망으로 삶 전체가 무너졌거나    그를 용서한채로 살아가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차갑게 변한채 살아가고 있는데,  제임스를 제일 힘들게 한 건 그를 원망하는 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용서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사과하고 싶을 때 받아줄 사람이 있다는 게 다행이란 걸 알게 된 제임스지만  지금의 사과가  변한 그들의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에  절망하게 된다.


"그래. 내일은 언제나 돌아올 테니까."-176

때로는 희망을 주기도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사과할 일을 만들며 사는 것 역시, 내일이 당연히  올거라는 너무 자신만만한 하지만 근거없는 확신때문이기도 할것이다.  뉴스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 그리고 일상에서도 불의의 사고로  생각지도 못하게 내일이 더 이상 없는 이들의 일들을 너무 많이 보았고 이미 알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그것이 아니라도 며칠이면 되겠지 싶어 미루다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이가 되버린 사람들이 있다면( 설마 나만 있는 건 아니겠지...)   제임스 키어의 이야기가  내가 지금  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할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스크루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기의 감정, 입장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현대판 감정  스크루지들에게도   지금 나의 뒷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제일 필요하고 소중한 게 뭔지를  제임스 키어와 그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나오는  가족  영화 한편 본 따뜻한  느낌의 '크리스마스 리스트'가   이번 크리스마스에  당신은  보내고 싶은 사람들과 다 같이  있는지, 그리고  당신은 누구에게  어떤 마음을 전할수 있을지 물어보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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